"사회적기업 이윤 있어야 나눔 더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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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이윤 있어야 나눔 더 커질 것"
  • 어깨나눔
  • 승인 2018.04.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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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성 <주>씨드 대표

 
“사회적기업도 기업입니다. 기업활동을 통한 이윤이 있어야죠. 최소한 자립의 틀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초보 기업인입니다.”
 
박태성 <주>씨드 대표가 이 회사를 설립한 때가 지난 2013년 10월. 올해로 창업 5년을 맞는다. 2015년에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2016년에는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그런 그가 자신을 초보기업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경력을 빼고 말하더라도 그는 초보기업인은 아니다.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무역회사에 입사해 일을 하다가 30대에 무역회사를 창업한 사람이다. 세계를 무대를 뛰며 유수의 회사를 만들어나가는 꿈을 꾸었다.
 
한창 왕성한 나이에 무역현장을 동분서주하던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맞는다.
 
“아이가 병원에 있으면서 위급한 상황도 있다 보니 아이 일이 우선이었죠. 아이 보살피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 체제를 공동대표제로 바꾸고 운영을 직원들에게 맡겼습니다. 고맙게도 아이는 고비를 잘 넘겼지만, 앞으로 아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라는 더 큰 문제가 다가오더군요.”
 
그는 미련없이 지분을 넘겨 회사 일을 정리했고,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다가 2007년부터 장애인부모회중앙회의 일을 맡아 하면서 발달장애인법, 장애아동지원법 제정 및 셩년후견인제 도입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도 장애인부모회 인천지부장과 서구지회장을 맡고 있을 만큼 그는 늘 장애인 인권운동 현장에 있어 왔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씨드를 설립한 것도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에서가 아니었습니다. 장애인부모회에서 알게된 한 분이 장애인 일자리를 위해 시작했던 일을 그만두게 됐다는 말을 듣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일을 정리하면 일하던 장애인들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에 제가 해보겠다고 덥썩 나섰습니다. 그 분이 하시던 일이 카페와 바리스타 교육입니다. 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시켜 카페에 취업시켜주는 일이죠. 그게 내 일이 됐습니다.”
 
 
그는 <주>씨드를 설립한 후 2014년부터 인천교육청, 한국외식음료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업 영역을 바리스타 자격 검정까지 넓혔고 2016년 부터는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강사 양성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사업장을 두 번 옮겼다.남동구에서 시작해 남구를 거쳐 지금 사업장은 서구 서곶로 화성빌딩에 위치해 있다. 사업장을 옮긴 이유는 장애인 교육생들에게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 그가 사업 구상을 가다듬고 사업가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견과류 사업이 그것으로 ‘너찌’(NUTg)라는 상표를 만들어 상표등록을 앞두고 있고, 최근 ‘해피씨드’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seedsmile.modoo.at)도 새로 구축했다.
 
“지난해 매출이 1억원 가량입니다. 직원 4명이 일하는데 이익을 내기 불가능한 매출입니다. 그렇다고 교육생 대부분이 장애학생들인 터라 수강료를 올리기도, 수강생을 더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카페 매출도 크게 느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이구요. 매출이 늘어 이윤도 있어야 장애학생 교육사업도 더 잘할 수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고심하다가 찿은 아이템이 견과류입니다. 우선 OEM 방식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후에 제조공장을 짓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업인으로서 지금까지는 공익을 우선해 일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매출도 늘리고 이윤도 내는 일을 해보겠다고 그는 말했다. 또, 그래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위해서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하는 그의 어조는 차분했지만 단단하게 느껴졌다.
 
“나도 그랬지만 주변의 사회적기업인들을 보면 비영리 분야에서 일하다 기업을 창업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만큼 경영 마인드나 기업인 마인드보다 공익을 우선하는 마인드가 큰 것 같습니다. 물론 공익은 기업인에게도 필수 덕목입니다. 하지만 기업활동의 성과가 있을 때 나눔이 더 커진다는 점을 놓쳐서도 안됩니다.”
 
그는 올해 50세다. 젊어서 인생의 큰 변곡점을 맞았고, 장애인들의 삶이 더 나아지게 하려는 활동에 몸을 던졌고,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5년째를 맞고 있다. 그는 이제 더 넓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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