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업계에 떠오르는 '무서운 청년들'
상태바
문화기획업계에 떠오르는 '무서운 청년들'
  • 어깨나눔
  • 승인 2018.07.29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몬스터 레코드-상반기에만 행사 100회, 매출 3억 올려


‘몬스터 레코드’
 
이름 만으로는 어떤 회사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올 상반기 중에 100회가 넘는 문화행사를 기획, 진행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궁금증은 더 커진다.
 
인천 계양구 인천지하철 1호선 임학역 인근 이면도로변에 위치해 있는 이 회사는 청년 4명이 의기투합해 운영하고 있는 문화행사 전문 기획사다. 사무공간 1칸과 작은 칸막이 방 몇 개로 이루어진 사무실은 얼핏 녹음실이나 공동 예술작업장 같이 보인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중에만 100건이 넘는 문화행사를 기획해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사무실을 다시 한번 둘러보게 된다. 사업 시작 이후 지난 4년 간의 매출을 보면 조금 더 놀란다. 지난 2014년 2천만원이었던 매출이 2015년 1억원, 2016년 2억원, 2017년 3억원으로 늘었고 2018년 상반기 6개월 만에 지난해 매출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이익도 크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40%에 이른다. 매출 3억원에 이익이 1억2천만원이다. 이 회사가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4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고, 올 안에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를 모두 마칠 예정이다. 보통 2~3년 소요되는 사회적기업 인증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를 만들어 이끌고 있는 이가 이강민 대표(34)다. 계양구 토박이인 그는 대학에서 보컬트레이너를 꿈꾸며 성악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1년을 프리렌서 보컬트레이너로 일하다 2010년 ‘몬스터 레코드’라는 상호로 음악연습실 대관사업을 시작했다. 녹음실, 안무실, 합주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가다가 2014년 우연찮게 문화기획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문화기획사를 하려는 친구와 후배 2명이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고심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사무실 한쪽을 쓰도록 제공했습니다. 자연스레 문화기획사업에 대해 알게 됐고, 서로의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시너지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께 사업을 하기로 뜻이 모아졌습니다.”
 


 
이들이 지향한 것은 기획자들로만 구성된 문화기획 전문회사다. 또 고객과 관객들에게 무엇보다 즐거움을 줘야한다는 생각에서 회사의 경영철학을 ‘즐거움을 만드는 회사’로 내세웠다.
 
“행사를 의뢰한 고객과 행사에 참여하는 관객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특정 분야의 예술인이 기획에 참여하면 지칫 자기 분야로 경도될 수있죠. 고객과 관객이 요구하는 것을 채워주고 또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행사가 크건 작건 두가지 원칙에 충실하자 관객들이 몰렸고 좋은 평가가 따라왔다. 기획한 공연이 다음해, 또 다음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기면서 일감이 꾸준히 늘었고 특히 저예산으로도 많은 관객을 모은다는 평판을 얻었다.

지난해 2천5백만원의 예산으로 아시아드경기장에서 개최한 인디음악 페스티벌 ‘날 것’에는 6천여명의 관객이 모였고, 1천2백만원의 예산으로 연 계양구 ‘호러축제‘는 3천여명의 관객이 모이는 성황을 이뤘다. 이같은 평판으로 인디음악 페스티벌 ’날 것‘은 올 9월에 열리는 미추홀구 주안미디어축제에 초빙되기도 했다. 일이 늘면서 협업 공연팀 수가 500여 팀에 이를 정도로 협업 네트워크도 탄탄해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일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이 회사 구성원 4명은 모두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만해도 4명이 100회가 넘는 행사를 치르기에 벅찼다. 그래서 오는 9월에는 직원 4명을 증원하기로 해 직원 수가 2배로 늘어난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남다를 철학도 갖고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제도를 진작알고 있었지만 정작 사회적기업 지정 신청은 자생력을 갖춘 이후로 늦췃다.
 
“문화기획사업을 시작할 당시에 사회적기업 지정 신청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논의 결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채 지원에 의존하면 비젼이 없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회적기업을 지향하지만 지정 신청은 자생력을 갖춘 이후에 하기로 한거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지난해 회사형태를 개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올해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지난 4년 간 매출을 급성장시키며 자생력을 키운 ‘몬스터 레코드’가 사회적기업으로는 또 어떤 모습을 기획하고, 연출해낼지 주목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