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일곱색깔이 아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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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일곱색깔이 아니라구요!!
  • 강영희
  • 승인 2018.08.23 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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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배다리 마을에 색을 더하는 사람들~




114년만의 더위, 6년만의 태풍-한반도 관통 


바람은 거칠고, 태양도 거칠다. 구름은 시시때때로 바뀐다. 태풍이 멀리 제주를 지나고 있다. 그리고 몇 개의 태풍이 마구 생기고 있다. 114년만의 더위에 이어진 바람이 많은 마른 태풍이 지나간다고 한다.
 
8월 15일이라면 –필자는 ‘배다리_밭캉스’ 기간으로 꽤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7말8초 휴가를 끝내고 한두 주 쯤 지나면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더위 속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와 빗방울에 곧 이어진 태풍을 만났던 거 같다. 114년만의 더위라고 했지만, 확실히 예년보다 견디기 힘들긴 했지만 그 바람도, 비도 그리고 곧 이어진 태풍도 익숙한 모습니다.

 

 
<2013-2015 배다리 밭캉스 관련 인천in 기사>
 http://www.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m_no=1&sq=29841&thread=001003000&sec=4#
http://www.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m_no=1&sq=29776&thread=001003000&sec=4#


예년엔 고추말리기가 두세 번째 - 한번 말리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 진행되면서 ‘태풍이 언제 오려나?’ 하며 마무리할 시점을 가늠할 시기다. 헌데 너무 혹독한 더위 탓이 거의 볼 수 없었던 고추말리기가 뒤늦게 시작되었다. 강화쌀집 할머니는 딱 나흘 만에 말렸다며 좋아하셨다.
 
“힘들어서 말리지 않을라고 했는데 볕이 좋아서 ...” 한점갤러리 앞에 널어놓는 걸 미안해하시며 하신 말씀이다. ‘다행’ 마을사진관과 ‘한.점’ 갤러리카페 앞은 볕이 너무 좋아 어르신들이 종종 고추 말리는 자리로 삼으신다. 너무 더울 때는 카페도 개점 휴업 상태라 싫지는 않은데 보행로가 있어 보행자들이 가끔 항의를 하기도 하지만 빨간 고추말리는 모습이 좋아서 한사람 지나갈 통로만 비워두도록 말씀드린다.
 
아니나 다를까 다들 열심히 말리는 참에 태풍소식이다. 고추말리기를 끝내라고 태풍이 오는 걸까 싶기도 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두꺼운 벽을 친 ‘한.점’은 문 하나를 두고 있는 바로 옆 ‘다행’보다 시원했다. 물론 외부보다 몇 도는 온도가 낮아 에어컨 바람을 싫어했던(?) 나로서는 충분히 견딜 만 했고, 손님들도 적잖이 여름을 즐길 수 있었는데 ...... 올해는 나도 견디기 힘들었다.

 
그 더위에 마을 한바퀴~


@철로변 석판화 - 아직 남아있는 여름~


@도로 공사중이예요. 헌책방거리 정리는 끝났구요, 우각로 방향으로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아스팔트를 드러냈어요 .. 그래도 차량통과는 가능하네요 ..  조심조심 천천히 운전하세요~



@말끔하게 정리됐는데 보도블럭을 깔 곳에 콘크리트를 덮어버렸어요. 빗물이 빠져야 할텐데 .. 다 생각하고 만들었기를바랍니다.













   



색의 맛과 멋
 

그 더위가 시작할 즈음인 6월 중순부터 배다리는 천연염색을 진행하고 있다. 볕이 좋아 잘 마를 것이라며 강사는 흔쾌히 진행했다. 염색 이론을 배우고, 녹차, 메리골드를 염색하고 너무 더워 한 번 쉬고 나니 한 달 만에 만나 쪽 염색을 했다. 이번 주는 감물염색을 할 참이었는데 태풍 속에는 어려운 염색이라고 했다. 또 한 주 미루거나 태풍 속에서(?) 진행할 수 있는 염색을 고민하고 있단다.





수업은 두 시간이지만 염료를 만드는 일은 2시간 전부터 진행된다. 각종 염료재료를 1~2시간 끓여 망으로 걸러두고 60-80도로 식힌다.
널찍한 스테인리스 볼과 뜨거운 물속에서 조몰락거릴 수 있는 면장갑과 고무장갑, 염색용 천(대부분의 천은 다양한 방식으로 코팅이 되어있어 천연직물이라도 빨아서 사용해야 한다. 빨아도 안 되는 것도 있다.)과 매염제를 준비한다.
 




매염제는 염료물이 천에서 덜 빠지도록 돕는데 매염제의 성질에 따라 색의 변화가 놀랍다. 우리의 경우 백반(명반)과 철장액을 준비했는데 백반의 경우 원래의 염료색을 조금 더 진하게 고착해주고, 철장액의 경우 녹차는 놀랍게도 승려옷색의 대명사인 멋진 회색이, 메리골드는 국방색이라고 불리는 올리브그린이 나왔다.
 
광목과 삼베를 중심으로 염색을 했는데 천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약간 다른 염색을 해 놓은 실크천도 쪽 염색을 해봤는데 기존의 색과 은근히 섞여 독특한 매력의 결과를 내 놓았다.



@녹차-광목 / 철매염-백반매염-염색안함
 

 
@메리골드- 광목 -삼베 / 철장액 - 백반매염


@대청염색- 실크,광목,삼베 - 화원염색이라 산화제(매염제)동일


 쪽 염색이 가장 어려운 염색 중 하나라 초가을에 진행하려고 했는데 염료를 끓이지 않는 환원염색이라 미리 염색을 했다. 대청가루를 따뜻한 물에 녹여 선매염 없이 바로 염색하고, 산화제로 발색을 한다.
 
염료재료 상태에 따라, 염색방법과 천의 종류에 따라, 사람의 손길에 따라, 시간과 온도, 습도, 빛과 바람, 계절에 따라 같은 염료라도 다양한 색과 느낌이 생겼다. 일곱 색깔 무지개가 아니라 수천수만의 색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새삼 떠올리기도 했다.



@태풍대비 - 농성텐트 정비중인 주민들_사진_배다리위원회


불안한? 의 자유와 편안한? 통제
 
행정기관과 협력하여 하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 그곳 사람들은 스스로 인지하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똑같은 색, 똑같은 모양, 딱딱 떨어지는 각과 형태 – 일반적인 사무실이나 관공서, 학교나 아파트, 고속도로 등을 보면 알 수 있는, 인위적인 느낌이 드는 –를 지향하고 있다. 효율을 위해서 선택했겠지 짐작은 하지만 그게 다양한 시선에서 보면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은, 자연은, 사람은 유사점이 있지만 절대 같지 않다. 일곱 색깔이 아니라 수천수만 수억의 색깔. 모양. 성질처럼 다양하다. 그래서 예술작품이 자연이 사람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멋지고 아름답다. 그것에 대한 지향은 인간의 다양함을 인위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끝없이 통제하려는 것은 어떤 제도나 시스템의 마련이나 유지를 위한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불안한?-변화의? 자유를 바라는 마음과 편안한? 일방적인? 굳은? ...  통제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느 비율이 더 큰가에 따라 역사가 만들어져 왔다. 변화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과 안정을 바라는 그것에 차이나 흐름이 국가나 지역사회, 마을과 가정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배다리의 근대문화로 조성사업, 도시재생-뉴딜재생사업, 관광지 조성사업 등 다양한 국가나 기업의 태도에 반대하는 이유는 태생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의 삶과 일상을 그들의 생과 관련없이, 동의도 없이 흩어놓고 재구성하기 때문이다. 때론 그것이 유효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바라지 않을 때 반대한다. 아니 다른 방식을 바라게 된다. 일상의 지속이라는 안정과 발전이나 개발이라는 변화의 충돌이다.
 
도시는 좀 지루하고 뻔하게 변해왔고, 심지어 그것이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이르렀고, 이른 자각한 이들이 “(지금과)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며 새로운 삶에 태도를 고민하고 생각한다. 우린 어떤 선택을 하고 있고,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마을사진신문 - 우각로신보 다시 나옵니다.~


@통통모임 함께해요~


@전통주 강좌 - 수강생 모집중입니다~ @스페이스 빔


@요일가게에서는 <마을로 가는 교실_손맛나는 교실>이 한장이구요, 9월부터는 <일상이 축제가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마을사진관 다행에서 진행하는 천연염색은 신청하셨던 분들이 참여하지 못하면서 체험 수업도 가능합니다. 010-7389-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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