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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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 이상민
  • 승인 2010.11.04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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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인터뷰]


인천의 저승사자’ Kim, Lee-sub
GK.1 / 1974.04.27 /185cm , 78kg


2010시즌 마지막 블루맨 포커스의 주인공은 '인천의 저승사자' 이섭신 김이섭이다. 온몸에 멍이 든다한들 자신의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든든하게 인천의 골문을 지키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숨겨진 조연 최고참 김이섭 선수를 다함께 만나보자.

다음은 김이섭 선수와이 일문일답 전문.

- 6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남은 경기에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텐데?
= 비록 6강 진출을 좌절되었지만 선수로서는 내년 시즌을 생각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마무리를 잘 해야 내년에 또 새 출발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올 시즌 팀이 전반기에 한번, 후반기에 한번 총 2차례의 5연패의 늪에 빠졌다. 당시 팀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회상해본다면?
= 프로 생활을 하면서 올 시즌이 가장 힘든 한해였던 것 같아요. 중용이나 재호 등 고참 들끼리 모여서 서로 머리를 싸매면서 여러차례 회의를 했을 정도였습니다. (웃음)

- 선수단이 급격히 어린 선수 위주로 구성되었다. 이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되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경기 경험이 많은 고참 선수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린 선수들은 물론 기량면에서는 훌륭하지만 아직 경기 경험이 적기 때문에 경기의 맥을 읽기 보다는 무조건 열심히 하려고만 하는 선수가 많아요. 각 포지션 별로 전체적인 컨트롤을 해줄 수 있는 고참이 필요한데 그 부분이 아쉽죠.

-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후배는 누구인가?
= 정 혁 선수입니다. 정 혁 선수는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기 감각을 조금 더 살리고 게임의 맥을 짚는 연습을 더 한다면 정말 큰 선수로 성장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 팀이 점차적으로 안정세로 돌아왔다. 본인은 어떤 부분에 있어서 이전과 다른 변화를 느꼈는지 궁금하다.
= 일단 감독님은 패배를 정말 싫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때문에 선수들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대로 따르기 위해 한 발씩 더 뛰고 있습니다.

- 새로운 감독님이 온 만큼 내년을 위한 선수단 정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든 선수들과의 헤어짐이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 너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재능 있는 선수들도 많은데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다는 게 마음이 아픕니다. 여기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 팀 내 최고 고참 선수이다. 선수 생활은 언제까지 이어가고 싶은가?
= 후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어요. 제가 부족하고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느껴지면 그 때 은퇴를 할 생각이에요. 은퇴를 하는 그 날까지 제 자신에게 후회 없이 정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2012시즌부터 숭의전용구장으로 홈 경기장을 옮긴다. 그곳에서 뛰고 싶은 생각도 들 것 같은데?
=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전부터 ‘숭의에서 멋지게 은퇴를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아닐까요? (웃음)

- 지난 해 인터뷰에서 지도자의 길에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고민 중인가?
= 예, 아직 고민 중입니다. 막연하게 아직까지는 선수 생활을 더 이어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웃음)

- 지도자가 된다면 혹시 닮고 싶은 지도자는 있나?
= 프로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았습니다. 각각의 선생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른데요, 감독이나 코치로서 선수를 장악하는 능력이나 선수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이 부분은 배우면 좋겠다고 느낀 점들을 예전부터 따로 일지에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도자가 된다면 이 일지를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 김학철, 우성용 등 먼저 은퇴한 동료들은 지도자로 활약 중이다. 혹시 그들이 따로 말해준 것은 없나?
= 지도자의 길로 나오면 ‘선수 생활을 더할 껄’ 하는 생각이 가끔씩 든다고 기왕이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라는 말씀을 해주세요.(웃음) 요즘에는 고참으로써 팀을 끌고 갈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해주는 편입니다.

- 조카뻘인 후배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세대 차이를 느낀 적은 없나?
= 후배들이 대화하는 것을 들으면 모르는 단어가 이리저리 막 튀어나오더군요.(웃음) 애들은 저가 불편하겠지만 저는 세대 차이를 그래도 크게 못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세대 차이에 대해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는 없나?
= 작년에 (정)혁이가 저한테 선생님이라고 불렀어요. 제 대학 동기가 전주대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웃음) 한 6개월가량 계속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적응되었는지 이섭이형이라고 부릅니다.(웃음)



- 아들이 있는데 축구를 가르칠 생각이 있는가?
= 본인이 원한다면 시킬 생각입니다. 현재 인천 유나이티드 아카데미에서 운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가끔 운동장에 나가서 축구 좀 가르쳐준다고 하면 ‘아빠한테는 안 배운다. 선생님한테 배울 거다.’라는 말만 들어요.(웃음)

-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수많은 선수들과 함께 해봤을 텐데, 이 선수 정말 노력파구나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
= 고정운 선배입니다. 제가 포항으로 프로에 갓 입문했을 때 자기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후배들에 큰 귀감이 되는 선배였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 올해 가장 아쉬웠던 경기와 그 이유는?
= 지난 대전과의 홈경기요.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봤는데 너무 어이가 없던 경기였어요. 수비 라인을 공격적으로 올렸어야 했는데 계속 뒤로 쳐져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생각해요. 순간적인 실수 하나하나가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게 야속할 따름이었죠.

-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 체력과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달고 사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보디빌더도 아니고 매일하는 것은 아니고요, 2일에 한번 꼴로 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정말 아쉬웠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아쉬운데 팬들은 얼마나 더 아쉽겠습니까. 올해 저희가 6강에 올라가지 못해서 TV로 다른 팀들 챔피언십 경기를 보면 많이 속상하리라 생각이 드네요. 감독님 말씀대로 앞으로 2-3년 후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해주시고 우리도 우승하는 그날이 분명 오리라 믿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도 저희 선수들 위해서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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