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광장, 시민이 ‘함께’ 모이는 공공의 상징적 ‘장소’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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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광장, 시민이 ‘함께’ 모이는 공공의 상징적 ‘장소’ 로
  • 이범훈
  • 승인 2018.10.16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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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이범훈 / 청운대학교 건축공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인천시청 앞 광장은 지금 변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변하였다.

지방선거 이후, 기존의 미래광장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고 시청사를 개방하여 연계하는 방향의 아이디어가 실행 중이기 때문이다. 광장은 도시설계를 전공한 필자에게 친숙하고 중요한 이슈이다. 도시의 광장이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적인 공간이며, ‘함께’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공의 ‘장소’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천시장의 공약 사업인 광장 조성을 응원한다. 다만 세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

첫째, 인천시청 앞 광장은 1981년부터 진행된 구월토지구획정리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조성 초기인 1986년 항공사진을 살펴보면, 인천시청, 교육청을 중심으로 남측 방향으로 위치하고 직사각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광장 주변으로 구획된 대규모 필지들과 시청 정문과 부속건물, 로터리가 주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위치나 형태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원형 요소들은 광장 조성 사업 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점이며, 철거할 경우, 시민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선별해야 한다.

 

 

둘째, 광장에 대한 필자의 기억은 초등학생 시절이다. 당시 음악 방송(1995년 11월 17일)이 시청에서 진행한다는 소식이 퍼졌고 친구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보러갔다. 또한 1992년 대통령 선거와도 관계가 있다. 당시 후보들이 연설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던 장소이다. 2002년 이후 분수대, 인공하천, 나무 등 광장을 공원화하는 미래광장의 조성을 계기로 시민들에게는 친근한 장소가 되었지만 시위나 영결식, 행사 등 이전의 파급력은 없었다. 오히려 부평역 광장이나 로데오거리 광장에게 시민의 신문고 역할을 내준 모양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광장 조성의 방향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공유 할 수 있는 장소로 돌아가야 한다. 

셋째,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거리응원은 하나의 문화이자 4년의 약속이다. 이는 서울시 정책에도 반영되어 결국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 광장이 조성되었다. 15년이 지난 이 장소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광장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매년 계절이 바뀌면 광화문 분수대 수영장에서 스노우보드나 스케이트장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1인 릴레이 시위나 추모, 집회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일 자정에도 사람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고 약속이나 한 듯 당선자와 함께 광화문에서 만났다. 결국, 광장의 완성은 물리적인 조성과 함께 사회·문화적 인식과 움직임을 정착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2018년 인천에도 새로운 광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광장 조성 사업은 인천시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나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주민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주인이 되며, 권리를 행사할 장소를 만드는 기회이다. 계획 초기 과정부터 투명해야 하며, 사업 실행 시 인천시민들이 ‘함께’ 모여 집회나 오락 등 ‘활동’을 하는 공공의 상징적인 ‘장소’가 되어야 한다. 요지는 원형 요소에 대한 고려, 시민 신문고의 역할, 광장 문화의 정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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