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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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다
  • 심형진
  • 승인 2018.10.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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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심형진 /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재앙

얼마 전 인천 송도에서는 기후변화대응국가간협의회(IPCC)가 열려 지구 평균온도를 1.5도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의 평균온도에서 2도 상승 이내로 억제하기’로 한 결정조차 지키기 힘든 상황에서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그것은 지구가 2도 상승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결론은 내렸기 때문이다. 생명과 생태는 온도에 기하급수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1도 상승할 때 1만큼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두 배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다시 1도가 증가하면 또 두 배의 영향을 받으니 처음과 비교하면 2x2=4배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 만약 1도가 또 오른다면 다시 두 배이니 8배의 영향을 받는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는데 박테리아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박테리아는 하나가 둘로 분열하여 두 개가 된다. 두 개가 다시 분열하면 4개가 된다. 이렇게 분열하여 지구를 꽉 채운다고 가정해 보자. 지구에 꽉 차는 시간이 12시 정각이라면 지구의 반을 채우는 시간을 얼마일까? 답은 6시가 아니라 11시59분인 것이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태가 이미 해결할 수 없는 상태,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상태가 이와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1.5도 이내로 억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이다. 이산화탄소는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화석 에너지 사용에서 유래되었다. 『스케일』이란 책에서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 농경사회를 시작했을 때, 인간이 사회경제적으로 생활하는데 필요한 열량을 전기로 환산하면 대략 400W정도로 추정한다.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연명을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대략 1,600~2,000cal이고 이를 전기로 환원할 때 90~100W다. 그런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에 인간의 사회경제적 열량은 대략 600W였으니 만년 동안 겨우 200W의 증가만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현재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지구 평균 3,000W이고, 미국의 경우에는 11,000W를 사용한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7,000W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생태용량초과일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현 세대가 미래 세대가 사용할 에너지를 당겨쓰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날이다. 한국은 8월1일이 이 날이었는데 이 날 이후에 쓰는 모든 에너지는 미래 세대 즉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쓸 에너지를 당겨쓰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충족시키려면 지구가 한 개 하고도 반개가 더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은 왜 필요할까?
 
지금 시대는 모든 일이 전기 아니면 안 돌아간다. 화석연료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이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일어난다고 앞에서 말했는데, 우리가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부분 화석연료를 때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집에서 밥을 할 때도 가스 불에 하는 경우보다는 전기밥솥을 사용하고, 가스레인지보다는 인덕션을 쓰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를 운행할 때 가솔린이나 경유를 사용하지만 갈수록 전기차 보급이 많아질 것이다. 깨끗한 에너지라고 하는 전기는 정말 깨끗할까? 전기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을까? 아마 아실 분은 다 아시겠지만 전기는 깨끗하지만 전기를 만드는 연료는 깨끗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연료의 63%를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모두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특히 이들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면 100원 치의 연료를 들여 사용할 수 있는 전기는 많아야 40%밖에 되지 않는다. 에너지의 낭비가 전기를 생산하면서 일어난다. 에너지도 낭비하고 이산화탄소도 발생시키니 어찌 보면 전기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랄 수 있다.

그렇다면 전기를 생산하는데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화석연료에 더해 우라늄 등 지하에서 캐내는 연료를 ‘어떤 학자는 지옥에서 온 연료’라고 한다. 인류를 지옥으로 인도할 연료라는 뜻이다. 이를 제외하면 어떤 연료가 있을까? 바로 하늘에서 오는 에너지인 태양광과 태양열이다. 태양에 의해 해류가 발생하고, 바람이 발생하니, 이들 에너지 역시 태양에서 파생한 에너지다. 한 시간 동안 태양이 지구에 보내는 에너지의 양은 일 년 간 인간이 쓰는 에너지의 총량과 맞먹는다. 지구에 묻힌 에너지 모두를 다 태워도 6개월간 지구로 보내는 태양에너지의 총량과 맞먹을 뿐이다. 정말 무궁무진한 에너지가 태양에너지이다. 이러한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 전환이다.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 태양 에너지와 풍력 조력 등으로 전기를 만들어 쓴다면 지구온난화는 없어질 것이다.

 
마을이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다.
 
태양을 이용한 전기 생산은 태양 빛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마을에는 지붕이 있고 주차장이 있고, 볕이 드는 많은 곳이 있다. 이 곳을 전기 생산지로 만든다면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미추홀구 학익동에는 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만든 태양광발전소가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주차장은 도심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구에서 조성하였다. 마을에 빈 공터가 생겼는데 이를 어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다, 이곳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때부터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공부도 하고, 돈을 모으는 방법도 연구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남구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이다. 이 곳이 만들어지자 구도 힘을 보태 함께 발전소를 지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마을에 돌려준다. 집집마다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데 쓴다. 한 번에 모든 집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을 수는 없지만 한 집 두 집, 해나가다 보면 마을 전체가 화석연료로 만드는 전기가 필요 없을 때도 있다.

전기도 만들고 마을사람들과도 만나고, 그래서 지구온난화도 막는 돌 하나로 세 마리 새를 잡는 멋진 방법이 마을에 있다.
여기저기서 도심재생뉴딜정책을 시행하면서 마을을 되살린다고 야단이다. 이 야단법석에 지구온난화를 생각하고, 그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으로 햇빛발전소를 건설하는 협동조합을 만들자. 이로부터 공동체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새롭게 만들어낸 공동체는 지구를 살릴 수 있다. 내 이웃의 안부를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살기 좋은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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