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는 빨간 불, 인천광역시의회는 파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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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는 빨간 불, 인천광역시의회는 파란 불
  • 박인규
  • 승인 2018.11.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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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박인규 / (사)시민과대안연구소 소장
 

민선 7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에는 기대와 더불어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자치단체장은 물론 의회까지 광역과 기초에 걸쳐 싹쓸이에 가까운 승리를 거두다 보니 자치단체장의 취임과 의회 개원 직후에는 당장이라도 시정과 구정을 혁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과 기대가 지역 정치권 안팎과 시민들 사이에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기대에 대한 균열의 조짐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10월 직무수행지지도 평가에서 인천광역시장은 15위의 성적을 받아들었다. 3개월 연속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어서 시청 관계자들은 물론 여당은 바짝 긴장해 있다. 늘상 수도권 단체장들에 대한 지지도가 낮았을 뿐만 아니라 아직은 임기 초반이고 지난 9월의 평가에 비해 2계단 오른 것이 그마나 그들에게는 위안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받은 지지율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게 만든다.


한편 인천광역시의회 의원들에 대한 세간의 평은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다. 선거 직후 여당 출신 당선자들의 면면에서 보면 그 자질과 능력이 지난 민선 5,6기의 의원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특히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하고 있는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여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들을 무리하게 공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출범 초기의 우려가 조금씩 희망 섞인 기대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초선의원들이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참신하고도 의욕적인 활동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분주히 정책현장을 누비며 현안을 챙기는 모습들이 자주 언론에 등장하기도 하고, 의회 상임위원회 주최의 정책토론회나 간담회를 전문가 및 시민단체들과 활발히 벌여나가면서 시민들이 바라는 발로 뛰고 공부하는 지역 정치일꾼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지역 정치인들이 자기 지역구 유권자들을 소중히 여기고 늘 챙기는 일이야 결코 나무랄 일은 못되지만 의원 본연의 임무는 팽개치고 지역구 경조사나 각종 행사 참석에만 몰두하는 과거 의원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고 임기 내내 대표 발의한 조례가 한 건도 없는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었던 점을 보더라도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인천광역시의회에는 의원들의 활발한 의정활동을 뒷받침 해주는 의원연구활동을 위한 제도가 있다. 대표 의원의 주도 아래 동의하는 의원들이 회원으로 참여하여 연구회나 연구모임을 구성할 수 있다. 활동내용은 전문가 초청 강연회, 정책토론회, 워크숍, 실태조사, 현장방문 및 정책관련 유관기관 방문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공부나 연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들과 함께 연구회를 사실상 공동 운영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구활동에 대해 의회에서 연간 500만원의 연구경비를 지원한다.  


민선 7기 출범 후 인천광역시의회에는 현재 ‘정책개발연구회’, ‘도시재생사업상생연구회’ 그리고 ‘도시재생 뉴딜정책 연구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정책분석틀에 대한 학습과 정책연구 및 실행방안 제시를 위한 연구활동은 시의적절하고 또한 인천 최대의 현안인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도 바람직하다. 이러한 활동에는 인천광역시의원 16명이 참여하고 있다. 37명의 의원총수에 절반도 안되는 의원들만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임기 초반이라 이 제도에 대한 의원들의 인식과 이해가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역대 의원연구단체 현황을 보면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2013년 5개, 2014~2016년 각각 1개, 2017년 4개이며, 특히 민선 6기는 매년 1개씩에 불과할 정도로 활동이 미약했다. 임기 말기에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오히려 현재의 상황은 칭찬하고 격려해 주어야 할 것도 같다.

 

여기에 이러한 의원들의 열의와 의회의 분위기를 더욱 북돋워 줄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는 연구경비를 인상해주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의원연구활동에 대한 지원은 현재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있는 기초의회의원 의정비 담합 인상 시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명분 있는 사안이다. 또한 의원 1인당 2개로 참여가 제한되어 있는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 물론 이름만 걸치는 활동은 자제되어야 하지만 적극적인 활동 의사를 가로막는 장벽은 철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질 좋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요구가 커지고 다양해지며 시민참여가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의원연구활동에 필요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시민들로부터 제안을 받고 또 관심있는 시민들을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의원들의 열성과 시민들의 관심이 결합되어 내년에는 전체 의원이 최소한 1개 연구단체의 대표가 되는 꿈같은 현실이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발로 뛰고 공부하는 의원상이야 말로 진정으로 시민들의 바라는 모습이기에 모처럼 형성된 임기 초반의 긍정적인 평가들이 임기 내내 지속되고 강화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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