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느릿느릿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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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느릿느릿 천천히
  • 강영희
  • 승인 2018.11.15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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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송림초교 뉴스테이와 관통도로 해결 위한 민관협




블루Blue, 배다리


지난 6일 화요일에는 문화사우나(옛 문화극장, 피카디리 극장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건물이라 빌딩 이름과 상관없이 주민들은 문화사우나 건물로 부른다) 옆에 있는 모델하우스에 <중•동구 관통도로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회>(이하 ‘민관협’) 두 번째 회의가 있어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이 모델하우스는 2017년 2월 중순경 짓기 시작해 며칠 만에 수도국산까지 펼쳐진 시선을 가로막고 세워진 것으로 송림초교 뉴스테이(기업형 주택임대) 사업지구에 세워질 아파트 모형이었다.
 
박근혜 정권이 무리하게 진행했던 이 사업이 주민들의 반대로 미뤄지다가 올해 박남춘 인천시장으로 바뀌면서 인천시 소통담당관이 갈등조정관 제도를 활용해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서 적절한 보상과 분양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에따라 남아있던 주민들이 11월까지 집을 비우기로 했는데 다들 멀리 떠나지 않고 인근 송림동과 송현동, 금창동과 숭의동 등에 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우각로를 산책하던 송림초교 뉴스테이 비대위 김영자 위원장이 배다리에 전셋집을 얻어 살다가 4-5년 후 아파트가 지어지면 이사할 예정이라며 들려준 상황이다.

 



10월에 들어서며 갑작스레 추워져 올해도 가을은 빠르게 지나가고 겨울이 오나부다 했는데 생각보다 푸근한 11월이다. 지난 10일 토요일 금창동 부녀회와 로터리클럽에서 진행하는 김장나눔 행사에 들러서 사진도 찍어드리고 이야기도 나눴는데 작년 이맘때는 너무 추워서 고생했는데 올해는 비슷한 시기인데도 날이 참 따뜻하고 좋다며 웃으셨다.
 
‘생활문화공단 달이네’에서 진행하는 ‘손맛 나는 프로그램’도 마을 곳곳에서 한창이고, 시민문화대학이 지역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배다리 Book·복덕방 : 이색 동네책방을 소개합니다>라는 멋진 자리가 어제(13일)로 벌써 5번째라는데 한 번도 들러보지 못했다.
 
핸드폰을 열고 SNS를 접속하면 알 수 있는 지역과 지인들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하는 일이 쉽지 않다.
 




고단한 노동을 하고 살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지역사회를 생각하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을 접하고 누리며, 운동을 하며 건강도 챙기고, 집안일도 잘하며, 가족들도 잘 챙기며 사는 일이란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6개월째의 활동 속에서 절절히 느끼고 있다. 그런 생활이 1년이 되고 3년이 되고 6년, 10년이 되면 어떻게 될까?

내가 선택한 가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중이다. 적게 소비하고 적게 일하며 원하는 것을 해보면서 사는 것을 택했고 그렇게 짧지 않은 시간을 지내왔다. 누구의 말처럼 결혼도 안했고, 챙겨야할 가족도 없으니 가능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모든 선택은 어떤 것을 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일이다. 난 조금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 여유로움’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하며 산다. 그 때문에 또 적지않은, 아니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외면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자본은 매번 그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면서도 ‘경제적 여유’는 한 번도 준 적이 없다. 그것은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언제나 그래왔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노동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주 3-4일은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3-4일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일상을 다시 그려본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도리를 하며 살 수 있는 사회는 어떤 바탕에서 가능할지도 생각해본다.
 
2018년 나의 목표는 하루 6시간 4일 출근이었는데 10-12시간에 6일을 일하고 있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닌데 그렇게 살고 있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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