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인간’, ‘부족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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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인간’, ‘부족한 인간’
  • 이스트체
  • 승인 2018.12.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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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학』 2, 3장 -‘대상’과 ‘방식’에 대해



〔인천in〕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서유당’과 함께 어렵게만 느껴지던 동·서양의 고전 읽기에 도전합니다. 고전을 읽고 함께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그 문턱을 넘습니다.
‘서유당’의 고전읽기모임인 ‘하이델베르그모임’에는 김경선(한국교육복지문화진흥재단인천지부장), 김일형(번역가), 김현(사회복지사), 최윤지(도서편집자)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스트체’ 효모의 일종으로 ‘고전을 대중에게 부풀린다’는 의미와 동시에 만나고 싶은 학자들의 글자를 따 왔습니다. (김현은 프로이드의 ‘이’, 최윤지는 마르크스의 ‘스’, 김일형은 칸트의 ‘트’, 김경선은 니체의 ‘체’)



『시학』 2장과 3장은 ‘대상’과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2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문예 일반을 ‘미메스시’의 대상에 따라 분류하고 있는데요, 그 대상은 ‘행동하는 인간’입니다. ‘행동하는 인간’은 ‘탁월한 인간’과 ‘능력이 부족한 인간’ 으로 나뉩니다. ‘비극’과 ‘희극’을 나누는 기준이 여기에 있습니다. ‘탁월한 인간’을 ‘미메시스’ 하는 것이 ‘비극’이고 ‘능력이 부족한 인간’을 ‘미메시스’하는 것은 ‘희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동하는 인간

트 : 천병희 선생의 번역에서 ‘행동하는 인간’에 대한 각주를 보면 ‘프라테인prattein’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이 무엇을 한다는 뜻이라기보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동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체 : 모방의 대상인 ‘인간’의 행동에는 ‘목적의식’이 있다는 뜻인가요?
손명현 선생의 책에는 ‘선인’과 ‘악인’이라고 표현하였지만, 그보다는 ‘탁월한 인간’과 ‘능력이 부족한 인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탁월한 인간 ‘아레테’와 능력이 부족한 인간 ‘카키아’

트 : 그래서 찾아보았더니, ‘아레테’는 사물이 각 기능을 잘 발휘하는 상태, ‘카키아’는 그렇지 못한 상태라고 되어있네요. 예를 들면, 경주용 말의 ‘아레테’는 스피드, 짐 싣는 말의 ‘아레테’는 힘이라고 보는 것처럼, 일반적 인간에게 적용할 때는 모든 도덕적, 지적, 육체적, 실제적 면에서 탁월한 ‘만능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체 : 그런데 이 ‘만능인’을 이 당시에는 도덕적, 지적, 육제적, 실제적 면을 지금처럼 분화하여 말한 것은 아니었답니다.

스 : ‘아트’의 어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레테’가 기능적, 기술적인 것이었으니까요.

체 : 여기서 나오는 ‘선인’과 ‘악인’, ‘덕’과 ‘부덕’을 나누는 이유를 각주에서 보면,  우수한 인간이 선인이고, 고유한 성능을 잘 드러내는 것이 덕이라는 것이죠.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적 개념으로서 선과 악이 아니라는 것이죠.

트 : 작가마다, 시대마다 아레테가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본래 있는 것, 있었으면 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아레테’죠.

스 : 이 말이 와 닿네요.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

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것을 가진 것이 바로 ‘아레테’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쿠로스와 이집트 인물상의신체비율, 양정무 저, 「난생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2, p.178.


3장 모방 양식

체: 3장에서는 대상을 모방하는 양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양식은 ‘서사시’와 ‘극(드라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얘기한 큰 틀이 세 가지가 있는데 수단, 대상, 양식, 그리고 전복 양식. 경양식 ㅋㅋ
인천에는 역사가 깊은 경양식 집이 세 군대 있죠.
국제경양식, 등대경양식, 잉글랜드왕돈까스.

이: 아재 개그는 이제 그만~


드라마의 원조

스: 도리에이스족은 자기들이 비극과 희극을 창안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스 본토의 메가라인들은 메가라에서 희극이 생겨났다고 주장하구요. 펠로폰네소스의 도리에이스족 중에는 비극도 자기들이 창안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체: 시초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중요하지요. 우리도 홍길동 축제나 심청이축제의 원조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단어의 어원을 통해서 자기 민족이 희극과 비극의 시초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훨씬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스 : 솔직히 이 뒷부분은 우리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시에는 희극과 비극이 인기가 있어서 서로 자기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체: 그래도 이 사람들이 근거를 가지고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보면 뛰어난 사람들 같네요. 자신의 주장에 논거를 논문처럼 확실히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 : 그렇습니다.
펠로폰네소스의 도리스 사람들은 ‘행위한다’라는 것을 ‘드란dran’이라고 하는데, 아테나이 사람들은 ‘프라테인prattein’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볼 때 ‘드라마drama’의 원조가 도리스 사람들의 ‘드란dran’인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모방의 차이점의 수와 성질에 관해서는 이쯤 해두자’며 3장을 마무리 했는데요, 우리도 이쯤에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오늘도 어려운 개념과의 사투를 끝내려고 합니다. 어려운 시학 시작은 여기서 그만.
“걱정은 저희가 할께요.”

글 정리: ‘이’


참고문헌:
아리스토텔레스, 손명현역(2009), 시학, 고려대학교출판부.
아리스토텔레스, 천병희역(2017), 수사학/시학, 도서출판 숲.
Aristoteles, Manfred Fuhrmann(1982), Poetik, Griechisch/Deutsch, Philipp Reclam jun. Stuttgart.
S.H.Butcher(1951), Theory of Poetry and Fine Art, Dover Publications, Inc.,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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