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민주주의 싹을 자르며, 대화와 숙의의 공론화 근간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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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민주주의 싹을 자르며, 대화와 숙의의 공론화 근간을 흔들다
  • 김미경
  • 승인 2019.01.02 10: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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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김미경 / 한국갈등조정가협의회 공공갈등분과 회장


<2018.10.3. 2차 숙의 종합토론, 제주도 인재개발원>

- 제주의 국제영리병원 허가 결정

제주도민의 공론화 결과인 제주국제영리병원 ‘개설반대’의 결정을 뒤집고, ‘외국자본의 영리병원을 허용한’ 원희룡 지사의 결정은 민주주의 기본을 흔들고, 공론화를 통해 합리적인 토론과 논의에 의한 민주절차의 싹을 자르며, 제주도민과 국민을 우롱한 처사이다.
 
 
지난해 10월 4일 결정되었던 제주국제영리병원공론화의 ‘개설반대 결정’은 6개월 동안 제주 도민들이 노력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제주도민들은 공론화의 과정이 공정(80.3%)하고 결과에 대해 존중(76.7%)한다고 하였으며, 개설반대가 무려 58.9%로 나오기도 했다. 다음 공론화를 진행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의견도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반년에 가까운 이러한 노력을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 도정에 반영하겠다던 약속을 뒤로하고, ‘외국자본의 영리병원 허용’ 이라는 결과를 두 달 후 내놓았다. 필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론화 위원으로 참여하여 누구보다 어렵게 진행되었던 공론화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던 터라 충격이 더 컸다.
 
원희룡 지사가 ‘조건부 허용’한다는 기자회견의 내용은 큰 실망을 주었다. 재선 당시 ‘제주도민당 임을 자처하며 무소속으로 제주도민의 문제를 제주도민의 시각에서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으며, 더 겸손하게 도민 속으로 들어가 귀를 기울이겠다. 도민과 화합하고 도민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했던 내용을 무색하게 한 것이다. 심지어 ‘조건부허용’ 전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도 시정연설을 통해 ‘녹지국제병원 불허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되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자, 도의회 그리고 정부와 합리적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까지 했었다.
 
그리고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원지사는 ‘도민들이 영리병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파악하고 전문가의 의견과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론조사를 받아들인 것이다.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위원회의 결정사항이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이유를 도민들이 듣거나 알기 위해 공론화의 과정을 진행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정말 어이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정도의 이유라면 행정에서 충분히 절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이 있다. 예를 들어 도민들에게 충분한 정보제공을 위해 정보공개, 통보, 홍보, 알려주기 등을 공개, 공람, 정책홍보, 설명회 등의 방식으로 알려 줄 수도 있고 여론, 의견청취, 반영, 비공식 자문 등을 공청회, 진정, 민원, 여론조사 등으로도 할 수 있다. 공론조사는 제도적 참여, 공식협의, 권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문이기는 하나 주민참여와 주민결정을 추동해 내는 민주적 절차를 수용하고 녹여내는 과정이기에 구속력이 없다고, 권고에 대해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필자는 공론조사위원회가 구성되기 이전인 지난해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제주특별자치도 숙의형 정책개발청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제주영리병원 공론화와 관련된 의제를 심의할 때 분명하게 발언했던 기억을 하고 있다. “실제 이번사안의 경우 공론화를 해야 하는 충분한 사유는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자본에 의한 영리병원’이라는 주제 자체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공공의료의 공익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행정 절차의 마지막 단계에 있지만 공론화 실행의 의미를 갖게 할 수 있다”고 발언했었다.
 
이어 공론화를 하겠다는 제주도정의 의지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공론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법적, 정치적, 도의적 과정에 책임을 져야 하며, 특히 공론화 이후 제기되는 법적인 문제제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몰비용’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당시 위원장에게 질문’했었다. 당시 위원장은 도지사였으나 선거출마로 사퇴하고 부도지사가 위원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정이 공론화 결과에 대해 수용하려는 의지로서 위와 같은 절차가 점검되어 진다면 정책결정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파장을 감안한 공론화 진행에 대한 진정성을 이해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새로운 정책입안 과정의 자문형식 보다는 이미 실행된 행정절차의 마지막 단계에서의 공론화이기 때문에 단순한 자문형식 보다는 ‘사회적합의’를 통한 참여방식의 과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주의 국제영리병원 허용과 관련한 공론화의 과정은 처음 출발부터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지방선거가 일 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2017년 7월 말 최종 허가 결정을 미루고, 결국 2018년 선거를 앞두고 공론화를 하겠다고 했으니, 당연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것이다. 공론화가 진행되는 사이 원희룡 지사는 재선을 하고, 지난해 10월 4일 공론화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까지 한 마당에 다시 ‘조건부 허용’으로 지난달 5일 본인의 말을 뒤집은 것이다. 시간의 긴 흐름으로 보면, 어떻게 보아도 선거를 위한 꼼수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과정이다. 제주도민이 아니어도 여러모로 실망감이 크다.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책임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도 분명하게 져야 한다.
 
지난해 초 제주에서 공론화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회자될 때, 갈등을 다루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심의 눈을 거두지 못했었다. 공론화의 과정은 참여자에게 정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그 정보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발생된 의견변화를 측정하여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시기적으로 정책완료 단계에 있는 제주영리병원의 공론화가 의미 있는가? 라는 것이었다. 행정이 결정해야 하는 것을, 여러 이유로 인해 공론화라는 과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문이었다. 도지사가 행정절차인 허가를 미뤄 왔다는 것에 대해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외국자본’에 의한 ‘영리병원’ 개설과 관련하여 반대인지, 찬성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점이니, 충분이 허가를 미룰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은 잘 짜여진 예견된 과정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또한 원지사의 진정성이 의심 받는 지점 이기도하다.
 
특히 지난 공론화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안종범 실장이 수첩에 받아 적은 내용은 ‘제주도의 국제녹지병원을 빨리 허가해주라는 내용이 소상히 적혀 있었다.’ 2016년 겨울 촛불이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진행됐더라면 2018년 2월 24일이 임기 종료일 이었으니, 2017년 7월 일사천리로 박 정권 하에서 쉽게 허가가 나갔을까?..... 공론화의 결과가 뒤집히다 보니 생각은 꼬리를 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부질없는 추축을 해볼 수밖에..... 그러나 예기치 않게 촛불로 인해 박 정권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원지사의 스텝이 꼬인 것일까? 공론화는 그의 꼬인 스텝을 풀어주는 해결책 이었을까? 여기까지 생각하니 원 지사와 박 정부의 큰 그림이(?) 어렴풋이 그려지는데 나만의 공상일까? 촛불집회 당시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가 머리를 맴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

 

김미경
한국갈등조정가협의회 공공갈등분과 회장
인천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전 부평구 공공갈등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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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2019-01-03 12:18:15
나는 원지사와 일면식도 없슴니다, 다만 인천에서 3대째 살다가 최근 제주에 내려온 사람으로 공론화 과정도 중요하지만 도정을 이끄는 도백의 입장도 있지않을까 생각하고 또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큰 그림? 공상이라면서 뭔가 있는 듯한 뉘앙스를 주는 것은 갈등을 조정하는 입장에서는 옳지않다고 봅니다. 당시 중앙일간지 9개중 6곳이 원지사의 결정을 찬성하고 3곳만이 다른 의견을 낸것을 참고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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