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접근성 높이는 GTX, 인천의 자족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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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접근성 높이는 GTX, 인천의 자족성은?
  • 윤현위
  • 승인 2019.01.0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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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필자는 부평에 있는 아파트에 산다. 해가 바뀌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엘리베이터에 위에 사진과 같은 유인물이 붙어 있다. 유인물 옆에는 서명을 받는 종이가 같이 붙어 있다. GTX는 부평역으로도 지나가는데 이러한 사업에 ‘예타’라고 불리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달라는 서명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부평구뿐만 아니라 박남춘 시장도 1월 8일 인천항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GTX 인천노선의 예타 면제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부평역은 인천에서도 중심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평역 일대가 노후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평역에 GTX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부평역을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GTX는 요술방망이가 아니다. 수도권에 광역급행열차가 모두 완공된다고 해도 수도권 전체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 봐야한다.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 광고들은 모두 서울을 몇 분 안에 갈 수 있는가를 강조한다. 급행열차, 광역버스 모두 결국은 서울과의 접근성을 염두해 만들진 것이다. 필자는 인천만을 위한 정책이나 서울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은 독자성을 강조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인천은 서울과의 접근성은 중요하고 인천의 역할은 사실 서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게 전부는 아니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중요한 만큼 인천 자체의 자족성도 중요하다. 그런데 접근성을 고민하는 만큼 인천의 자족성을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인천은 입만 열면 인구 300만을 외치지만 이 300만 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건강하지 않았다. 출근 시간에 주안과 부평역에 나가보라 오늘도 우린 서울로 서울로 가고 있다. 반대로 송도신도시에 있는 인천 1호선의 역들은 그에 비해서 그렇게 혼잡하지 않다. 아직도 많은 인천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나가고 밤이 늦으면 수많은 노선을 자랑하는 광역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자족성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많은 일자리와 문화시설이 만들어져야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인천은 계속 아파트단지만을 만들어왔다. 재개발하는 것도 모자라 공장이었던 자리에 아파트를 만든지 이제 꽤 되었다. 필자는 가끔 부평GM공장을 보면서 여기에도 언젠간 아파트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괜한 걱정을 할 때가 있다. 사람들을 오게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어쩜 그건 욕심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을 인천 안에서 할 수 없다. 그러나 일자리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 시민들이 조금만 덜 나가게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위로는 청와대부터 아래로는 구청까지 공공부분에서 일자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사실 공공부분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건 본연의 의무도 아닐 뿐더러 한계점도 많다. 다만 그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규제도 있고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정책을 세우기 힘든 상황임을 필자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아파트를 만들고 공단의 일부를 상업시설로 바꾸는 게 정답은 아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면 어떨까. 인천에는 공단이 11개쯤 된다. 이 공단들은 서로 어떤 가치사슬로 연결되었는지 한번 조사를 해봤으면 좋겠다. 남동공단의 공장들은 필요한 부품과 재료를 주로 어디에서 구매하는가? 이 연결상태를 알면 서로 부족한게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렇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추가적으로 채워 넣으면 된다. 앞에서 특별히 따로 설명을 안했는데 자족성이 높으면 지역 안에서 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많이 처리할 수 있다.

지역발전과 균형발전은 거창할 필요도 없고 거창해서도 안 된다.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정말 필요한 시설이면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별 문제가 없어야 하는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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