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늦깎이 교사’ 인천전교조 지부장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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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 늦깎이 교사’ 인천전교조 지부장이 되다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1.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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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협(고잔중 교사) 신임 인천전교조 지부장
 
             @하동협 신임 인천전교조 지부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인천전교조)는 지난 달 치러진 지부장·수석부지부장 선거에서 하동협(55·사진) 인천전교조 중등 동부지회장을 지부장에, 이현복(51·해송초 교사) 초등 동부지회장을 수석부지장으로 선출했다.

인천전교조 조합원 2500여명은 지난 달 단독 출마한 이들 후보에게 97.46%의 찬성으로 몰표를 주며 하동협·이현복 후보의 당선을 확정했다.

하동협 신임 인천전교조 지부장은 늦깍이 교사다. 하 지부장은 2003년 9월 동인천여자중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마흔살 때였다. 그는 올해로 16년차 과학교사다.

서울사대 생물교육과 82학번인 하 지부장은 1985년 5월부터 1987년 3월까지 2년여 동안 옥고를 치뤘다. 하 지부장은 1985년 광주학살진상규명투쟁위원회 활동을 했고, 집시법과 국보법 위반으로 수감됐다가 1987년 3·1절 특사로 풀려났다.

2003년엔 시국사건임용제외자특별제정법의 효력으로 꿈에도 그리던 교단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 지부장을 11일 오후 인천시청 앞에 있는 인천전교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은?
중등지회장이었지만, 막상 지부활동을 별로 하지 않은 새내기 지부활동가다. 전교조 인천지부가 침체돼 위기의식이 있었다. 참신한 시각으로 전교조 문제를 바라보겠다는 각오를 했다. 전교조는 올해 30년을 맞았다. 지난 30년이 투쟁의 역사였다. 앞으로 다가올 30년은 교육개혁의 대안을 제시하는 교육주체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 임기 2년 동안 가장 힘을 쏟을 역점사업이 있다면?
민주적 학교문화를 학교 현장에 정착시키고, 전문적 교사 학습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교장이 학교 주요 현안을 부장교사 몇 명과 부장회의를 열어 결정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 교무회의를 월 1회 이상 열어 함께 의논해야 한다. 교장도 한 사람의 교사로서 의견 발표를 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학교운영의 주체가 된다. 교육개혁은 교사들을 수동적인 대상으로 볼 때 반드시 실패한다. 교사들에게 동기부여를 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민주적 학교문화를 법제화하는 게 중요하다. 혁신학교를 일반학교로 확산하는 일에도 힘을 보탤 것이다.

-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성과금 등 교육운동의 이슈와 과제는 어떨 것으로 전망하나?
법외노조는 올해 상반기 대법원 판결로 ILO(국제노동기구) 기준에 맞게 판결날 것으로 믿는다. 전교조 해직자 문제가 남아있고, 이것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문재인정부의 경제개혁은 후퇴하고, 적폐청산은 안 되고 있는 것은 지난 노무현정부의 전철을 밟고 있는 듯 싶어 안타깝다.

- 지부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투쟁을 하겠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는 무엇인가?
지난 보수정권의 공격이기도 했지만. 많은 국민들은 전교조를 ‘이념 이데올로기’와 좌편향 집단으로 바라봤다. 프레임이 ‘이념’이었다. 하지만, 이젠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인천은 평화교육과 통일교육이 가능한 자리에 있다. 강화만 해도 평화교육과 생태교육이 가능한 곳이다. 전교조 인천지부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 지부장은 정파색깔이 옅은 ‘무당파’ 지부장으로 평가된다. 부담스럽지 않은가?
모르고 있고, 알고 싶지도 않다. 구시대 프레임엔 관심도 없다. 지난 10년동안 NL이요 PD요에 지겹게 들었다. 다양한 의견그룹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정엔 승복해야 한다. 하나의 조직안에서는 ‘원팀’이어야 한다. 의사결정구조에 승복해야 한다.

- 도성훈 교육감 취임 6개월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부장에 당선되고 최근 상견례를 했다. 도 교육감이 추진하는 교육개혁 방향에 많이 공감한다. 단체협약 체결과 혁신교육 확대, 열린소통 구조 등은 잘하고 있는 정책으로 손에 꼽을 수 있다.
하지만 100점을 줄 수는 없다. 교육청 내에서 집행력이 떨어지고, 학교현장에서 반발도 있을 수 있다. 교육개혁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성급하게 추진하면 부실해지고, 왜곡될 수 있다. ‘4년 임기동안 다 마치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 드렸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 교육감에게는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에는 협력할 거다.

- 앞으로 각오는?
이번 선거에서 ‘선생님을 웃게 하는 인천지부를 만들겠습니다’를 선거 슬로건으로 했다. 또 법외노조 철회와 함께 업무경감, 민주적 학교문화 세우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드시 지킬 것이다. 전교조가 선생님들에게 웃음을 돌려주고, 시대의 교육에 대안을 내놓는 친구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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