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도시재생과 손혜원 그리고 SBS
상태바
목포의 도시재생과 손혜원 그리고 SBS
  • 윤현위
  • 승인 2019.01.31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며칠 동안 언론에 손혜원 의원과 목포시가 계속 언급된다. SBS에서는 한 뉴스에서 너무 많은 뉴스 꼭지가 나와서 처음에는 정말로 투기를 하기 위함인지 알았다. 현재의 영부인과 손혜원 의원이 고교동창인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보수언론에서는 아주 호기로운 공격기회를 잡은 듯 연일 공격했고 종편에서는 패널들이 목포 시내 화면을 보면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선거도 아닌데 한나라당 계열의 국회의원들이 단체로 호남에 내려가는 일도 흔하진 않다. 아무튼 정말로 투기를 하려고 했던 걸까? 아직 모든 게 정리된건 아니지만 투기를 하려고 건물을 산 건 같지는 않다. 손혜원 의원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목포의 나전칠기에 대해서 여러번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투기를 하는데 사람들 많은데서 떠들고 다니겠는가?

  목포는 인천-군산과 함께 짝을 이루는 도시이다. 개항하면서 도시의 형태가 만들어진 도시이기 때문에 일제강점기에 많은 건물들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인천과 군산은 2000년 이후에 그 동안 방치했었던 근대건축물들을 도시재생 차원에서 활용했지만 목포는 다소 늦었다. 최근에서야 도시재생에 대한 작업이 들어갔다. 목포에서 원도심 전반에 예전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는 보전이 잘된 것이 아니라 그 만큼 이 지역이 그 동안 침체되었음을 반증한다.
 


목포의 근대역사관(구 일본영사관)



<지도1> 목포시 인구 중심점의 변천
출처: 2002 목포시 역사문화의 조성기본계획


<지도2 > 목포시 동별 쇠퇴 순위
출처: 한국은행, 목포 원도심 쇠퇴실태와 도시재생 방안(2015)


 위에 두 개의 지도를 봐주시기 바란다. 왼쪽이 서해바다다. 왼쪽으로 갈수록 목포항 쪽에 가까워진다. <지도2>을 보면 붉은 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쇠퇴도가 높은 지역들이다. 반대로 쇠퇴도가 낮은 오른편의 지역들은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신시가지 일대이다. 해안과 인접해 있는 원도심이 쇠퇴했다는 점에서 인천과 유사하다.목포의 근대건축물들은 대부분 이 지역에 몰려있다. 현재 목포시에서는 이러한 건축물들을 활용하여 관광을 중심으로 원도심을 활성화하려는 작업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근대건축물군과 같은 명확한 장소 자산은 활용 계획을 세우기도 편하고 스토리텔링을 하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목포시와 전남도의 예산이 아니더라도 국토부 공모에 지원해 선정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지역에 있는 대학과 지방정부 산하 연구원들이 용역을 맡아서 사업을 진행한다.

  필자가 언급한 이러한 과정은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일반적인 구조이다. 이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중간중간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세력들이 계속 등장하고 이익을 관철하고 싶어한다. 토지용도를 바꾸고 지방의회를 움직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반대로 지방의회를 통해서 지방정부를 압박하는 모습들도 종종 연출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손혜원 의원 이름은 중간에 거론되었는가? 토지용도를 바꾸기 위해서 혹은 자신이 매입한 건물을 재생구역에 포함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는가? 사실 국회의원이면서 이렇게 시끄럽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일정 부분 맞는 부분도 있다. 위법성의 여부는 따져보면 된다. 이것이 얼마나 자신의 이해에 부합하였는지는 추후에 따져보도록 하자.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이해를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는 않았다는게 필자의 의견이다. 참고로 목포를 방문했었던 나경원 의원은 신문지면에 보도된 바와 같이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 내에 건물을 매입해 많은 시세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제 공은 SBS로 넘어갔다. 정말로 많은 보도가 나갔고 이로 인해서 다른 방송에서도 후속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모든 방송사들이 자신들이 발굴한 기사들은 비중있게 내보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엔 정도가 좀 지나친 듯하다. 이 사안이 정말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보도할 사안인가 싶다. 현재 매입한 건물들이 목포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서 얼마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 한번 따져보는 후속보도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

  SBS도 이제 곧 개국 30년이 된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니 필자는 SBS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허나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성숙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기쁨 주고 사랑받는 SBS 서울방송’은 SBS가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였다. 방송을 하다보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고 무리수를 둘 때도 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

 다시 목포 이야기도 돌아가보자 목포는 호남의 No.2 도시였다(순천에 사시는 분들은 다소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6.25 이후 한 동안 중국은 교류의 대상이 아닌 거대한 벽으로 작용했고 큰 개발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인구 20만 초입의 작은 도시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도 목포 도시 외곽에는 새로운 신도시가 개발되고 목포 원도심은 노후한 시설에 고령자들이 모여 사는 전형적인 쇠퇴지역이 되었다. 이런 지역은 도시재생을 한다고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토지주라고 해도 큰 이익을 얻기 힘들 만큼 많이 쇠퇴해 있다. 그걸 먼저 이야기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권력형 비리를 운운하는 사람들도 꽤 많던데 그게 목포 원도심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한편으로 인천에는 오래된 건물을 저렇게 지켜줄 사람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여담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필자는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 목포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중간중간 오래된 건물들이 이채로웠다. 아래 사진은 일본 불교가 세운 동원본사 목포별원이다. 이 건물은 오른쪽에 목포의 자랑 코롬빵집이 있다. 여행 가시는 분들은 한번 들려보시기 권한다.


 
 
목포 오거리 시민문화센터(구, 동원본사 목포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