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花)에 깃든 아픈 역사, 그리고 노동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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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花)에 깃든 아픈 역사, 그리고 노동자의 삶
  • 고제민
  • 승인 2019.02.0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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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화도, 화수, 화평 골목길 걷다
화도진- 봄을 기다리며 42×31(cm) pen, watercolor on paper 2019



 
 처음에는 동네 이름에 꽃(花)이 다 들어있어 예쁜 동네일 거 같았는데 그 사연은 다 절절합니다.
화도(花島), 화수(花水), 화평(花平)의 ‘꽃’은 ‘곶(串)’에서 유래한 지명이랍니다. 지금은 공장지대와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지만 원래는 바닷가 땅 끝이었는데 일제강점기에 갯벌이 매립되어 많은 공장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화도진(花島鎭)은 서양 배의 침략에 맞서 해안 방위를 위해 인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곶섬(花島)에 세운 방어진지였다고 합니다. 화도진을 둘러보니 아직도 개항기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하네요.
 
화수동(花水洞)은 바닷물이 넘나들어 ‘무네미’로 불렸답니다. 일제강점기에 많은 군수 공장이 들어서면서 수도권의 대표적인 어항으로 번창했지만 지금은 삭막한 공장지대로 남아있습니다.
여전히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키는 분들로 인해 인천 포구의 맥이 이어져 가는 듯 해 마음 한쪽이 뭉클해지고 숙연해집니다.
 
 화평동(花平洞)은 화도 언덕 남쪽 아래 평지에 부두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 살면서 이루어진 마을이랍니다. 그 당시 노동자들이 해장도 하고 배도 채워준 세숫대야 냉면은 화평동을 유명한 냉면 마을로 만들었습니다.
 
 화평동 냉면골목길 입구에 들어서면 평안수채화집 간판이 있는 건물이 눈에 띱니다. 한쪽 벽면에 1950년대 평안의원의 모습과 의사 가운을 입은 유영호 박사님, 수채화할머니의 젊은 시절이 그려져 있습니다. 수채화 할머니는 뒤늦게 그림을 시작했지만 돌아가실 때까지 주위 사람들을 가르치며 [평안수채화의집]을 일구시었습니다. 맑고 고운 생전 모습의 기억으로 걷는 발걸음이 애잔해져 따뜻한 봄이 기다려지는 하루입니다.
 
                                                                                             2019. 2. 7 글 그림 고제민





화수포구- 마을  26×36(㎝) watercolor on paper 2016






화평동 냉면골목 42×31(cm) pen, watercolor on paper 2019







평안수채화집 31×23(cm) pen, watercolor on pap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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