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초교 아이들이 2년째 승합차로 학교 가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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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초교 아이들이 2년째 승합차로 학교 가는 사연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3.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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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미추홀구청 맞서는 동안 피해는 몽땅 아이들 몫
 


인천시교육청과 미추홀구청이 주안초등학교 학생들의 통학버스 운행에 소요되는 예산을 두고 맞서고 있다.

13일 시교육청과 미추홀구청에 따르면, 미추홀구 주안4동에서 주안2동에 있는 주안초교로 다니는 150여명은 매일 승합차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있다. 작년 3월에 시작한 승합차 등·하교는 올해로 2년째다.

주안초교는 미추홀구 주안2·4동 일대에 예정된 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주안4동 대로에서 주안2동 주민센터 인근으로 2018년 3월 이전 재배치됐다.

학교가 멀어지면서 주안4동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승합차를 이용하기 전까지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는 이면도로를 1.5㎞ 가량 걸어 등·하교해야 했다.

시교육청은 미추홀구청과 맺은 협약서를 근거로 주안초교 학생 등·하교에 소요되는 45인승 버스 3대 또는 25인승 승합차 5대를 운행하는데 소요되는 경비 3억원 가량을 지원하라고 미추홀구청에 요구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재정비촉진사업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14년 미추홀구청과 협약을 맺었다. 미추홀구청이 통학차량을 5대 이상 운행하고, 인건비와 운영비를 주안초교에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추홀구는 학생들의 통학을 위해 연간 3억원 이상 예산이 소요되는 비효율성이 있어 시교육청이 요구하는 지원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추홀구청 관계자는 “구도 재정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협약 당시에는 버스 크기 등 구체적인 조건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기관이 다투는 동안 피해는 학생·학부모와 이 학교 교사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시교육청은 11일부터 25인승 승합차 5대를 긴급 투입해 오전·오후 7차례씩 학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오는 4월까지 한달동안 유효한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다.

지난 4일 개학하고 일주일동안 주안초 등·하교 문제는 전쟁이었다. 교사들이 매일 등·하교길 통학로까지 나가서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로 왔다. 보다 일찍 출근하는 맞벌이 학부모들은 오전 8시부터 주안초 교장실에 아이들을 맡기고 출근해야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미추홀구와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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