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이익을 내던지는 정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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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이익을 내던지는 정직함
  • 최원영
  • 승인 2019.03.1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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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진정한 용기




풍경 #105. 덫에 걸린 호랑이


「리더의 칼」이란 책에 덫에 걸린 호랑이가 살아나는 지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냥꾼이 숲속에 함정을 파놓고 그곳에 덫을 설치했습니다. 사냥꾼의 예측대로 호랑이 한 마리가 그곳을 지나다가 다리 하나가 덫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몸부림쳐 봐도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호랑이는 어떻게 해야 살아날 수 있을까요?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덫에 걸린 다리에 난 상처 때문에 통증은 더 심해지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통증은 덜하겠지만 잠시 후에는 사냥꾼에게 잡혀 목숨을 잃을 텐데 말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덫에 걸린 다리를 포기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비록 그곳에서 살아난다고 해도 다리 하나가 없어서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는 결국 모진 아픔을 무릅쓰고 덫에 걸린 다리 하나를 끊어버리고는 자유를 찾습니다.
 
진정한 용기를 내려면 극심한 아픔이 따를 겁니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것을 버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아무나 용기를 낼 수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야만 새로운 삶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용기 중에서도 실천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도 ‘정직함’일 겁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내던지고 정직함을 선택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나 그 정직함이 미래의 삶을 영광스럽게 만들어줍니다.
 
한 청년이 청주의 어느 장터에서 삼백 냥이 든 주머니를 주웠습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삼백 냥이라는 돈은 실로 큰돈이었습니다. 청년은 주운 그 자리에서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지나 허겁지겁 달려오는 아저씨가 있었고, 그가 돈의 주인이었습니다. 아저씨는 무척 고마워하면서 삼백 냥의 절반인 150냥을 사례비로 주겠다고 했지만, 청년은 거절하며 말했습니다.
“제가 욕심이 났다면 통째로 가졌을 거예요. 그러니 귀한 곳에 쓰세요.”
이 청년이 훗날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던 손병희 선생으로 거듭났습니다.
 
먼 옛날, 극동지방의 어느 왕이 후계자를 지명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신에게는 아들은 없었고 오직 딸만 하나 있었습니다. 왕은 자신의 후계자를 고르겠다면서 젊은이들을 모은 뒤 말했습니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특별한 씨앗을 하나씩 줄 것이다. 이 씨앗으로 아름다운 꽃을 가꾸어라. 일 년이 지난 오늘, 여러분들이 키운 꽃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키운 사람을 내 사위로 삼고 왕좌까지도 물려주리라.”
그 자리에 있던 ‘링’이라는 청년도 씨앗을 화분에 심고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싹이 돋아나질 않았습니다. 친구들의 화분에는 새싹이 났고 무럭무럭 자라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습니다. 모두들 자신이 키운 아름다운 꽃 화분을 들고 궁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링의 화분은 흙만 가득했습니다. 모두들 그를 가리키며 비웃었습니다.
드디어 왕이 나타나 화분을 하나하나 살피며 그 아름다움에 탄성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링의 화분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모든 청년들은 자신의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여겼기 때문에 왕이 내릴 결정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왕이 말했습니다.
“주목하라. 나를 이어 이 땅을 다스릴 새 황제는 바로 링이다. 사실 내가 너희들에게 준 씨앗은 삶은 씨앗이었다.”
 
그랬습니다. 삶은 씨앗은 생명이 없는 씨앗이라 싹을 틔울 수가 없었던 겁니다. 링과 달리 다른 청년들은 싹이 돋지 않자 다른 씨앗을 심었습니다. 정직하지 않았던 겁니다.
친구들이 한 것처럼 링도 그렇게 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고, 왕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링의 가슴 깊은 곳에는 그것보다 더 강렬한 것이 있었을 겁니다.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신념이었습니다. 비록 권력과 아름다운 여인을 얻는 기회를 잃는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그의 용기가 결국은 권력과 여인을 얻는 마법의 열쇠가 되었다는 것이 혼탁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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