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본 우리네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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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으로 본 우리네 비극
  • 김현
  • 승인 2019.04.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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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비극의 양적부분



〔인천in〕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서유당’과 함께 어렵게만 느껴지던 동·서양의 고전 읽기에 도전합니다. 고전을 읽고 함께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그 문턱을 넘습니다.
‘서유당’의 고전읽기모임인 ‘하이델베르크모임’에는 김경선(한국교육복지문화진흥재단인천지부장), 김일형(번역가), 김현(사회복지사), 최윤지(도서편집자), 김영애(생활소품작가), 서정혜(의류디자이너)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전읽기 연재는 대화체로 서술하였는데요, ‘이스트체’ 효모의 일종으로 ‘고전을 대중에게 부풀린다’는 의미와 동시에 만나고 싶은 학자들의 이름을 따 왔습니다. 김현은 프로이드의 ‘이’, 최윤지는 마르크스의 ‘스’, 김일형은 칸트의 ‘트’, 김경선은 니체의 ‘체’, 김영애는 헤르만헤서의 ‘르’, 서정혜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베’라는 별칭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시학 12장
 
양적 관념에서 본다면 비극은 다음과 같은 부분으로 구분된다. 그것은 서사, 삽화, 결미, 가무단의 가요인데 이 가요는 등장가와 간가의 둘로 나누어진다... 서사는 가무단의 등장가에 앞서는 전체 부분이고 삽화는 가무단의 전체 가요와 가요 사이에 있는 비극의 전체 부분이다. 결미는 가무단의 최후의 가요 다음에 오는 비극의 전체 부분이다. 가무단의 가요의 일부분인 등장가는 가무단의 최초의 전체 발언이고 간가는 단단장격 운각 혹은 장단격 운각을 포함하지 않는 가무단의 가요이며 애도가는 가무단과 배우가 합창으로 부르는 비탄의 노래다.” 73~74

 
트: 비극의 양적요소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음악에 대한 큰 언급이 없는데 음악 즉 합창이 이 당시에는 연극의 중심이었다는 자료를 봤어요.
 
스: 서사부분을 제외하고 삽화 합창 삽화 합창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결미가 나오는 구조라고 보면 음악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체: 지금의 연극의 형태와는 다른 음악적 요소가 중요한 구조였군요.
 
베: 비극의 형태나 무대 모습이 궁금한데요.
 
트: 처음에는 우리네 마당극처럼 관객과 합창단원들이 평지에 함께 있었는데 점차 지휘자와 합칭단원들을 위한 단(단상)이 생기게 되면서 구분된 무대가 생겨났다고 하네요.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비극의 원형은 제사지내는 모습과 비슷해요.
 
이: 국립국악원에서 봤던 종묘제례악과 좀 비슷한 것 같네요. 짧은 서사와 지루하리만큼 긴 음악의 구조였어요.
 
체: 그 동안 질적요소를 보다가 실제 영상을 통해 양적요소를 보니 이제야 전체 비극의 구조를 확인하는 것 같아요.
 
베: 단단장격 운각이나 장단격 운각을 실제 영상으로 들어보니 비극 한편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 같아요.
 
이: 비극을 공연하기 위해 질적·양적 요소를 다 고려해야만 하는 작가는 분명 천재였을 것 같아요.
 
체: 곁가지이지만 영재 발굴단에 나오는 아이들은 분명 일반인과 다른 천재성을 볼 수 있었는데 실제 각자 아이들은 어때요? 예전에 김웅용박사의 다큐를 TV에서 봤었는데요. 글이면 글, 수면 수 놀라운 따름이었어요.
 
 
1980년 기네스에 오른 4세 천재 한국인 IQ210 김웅용박사


스: 천재아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 ㅎㅎ
 
트: 제 아이는 약간 비범한 듯 하지만 일반 아이들과 잘 어울리도록 평범하게 키우려 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베: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 교회에 똑똑한 아이가 있는데 부모님의 형편때문에 결국은 평범한 아이로 자라는 걸을 봤어요. 그래도 가끔은 음악분야에서 천재적인 모습을 보곤해요.
 
트: 애가 무엇인가에 몰입하면서 사회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다보니 지금은 오히려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키워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체: 학부모님들이라 아이 얘기가 나오니 ‘천재’라는 단어 하나에도 할 얘기가 많으신 것 같아요.
베: 완벽한 비극의 구조를 설명하는 완벽하신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우리도 이상적이고 완벽한 천재아이를 소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트: 나에게 부족한 그 무엇을 아이가 극복해 주길 바라면서 좀더 완전한 인간형으로 자라길 바라는 바람이 커가는 것 같아요.
 
베: 오류투성이인 우리가 무결점에 대한 동경이 보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근본원리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을 보면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완전한 진리를 찾아내려는 그들의 모습이 그런 같아요.
 
체: 오늘도 비극의 구조를 얘기하다 종묘제례악, 천재, 아이들, 물리학자까지 나왔네요. 시학은 많은 얘기를 샘솟게 하는 샘 같아요. 다음 시간에도 무엇이든 넘쳐나길 기대합니다.
 
정리: 이
 
참고문헌:
아리스토텔레스, 손명현역(2009), 시학, 고려대학교출판부.
아리스토텔레스, 천병희역(2017), 수사학/시학, 도서출판 숲.
Aristoteles, Manfred Fuhrmann(1982), Poetik, Griechisch/Deutsch, Philipp Rec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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