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가 전하는 장봉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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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소리가 전하는 장봉의 봄
  • 문미정, 송석영
  • 승인 2019.05.0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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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자연의 섭리에 놀라다 - 글 문미정, 사진 송석영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젊은 부부가 인천 앞바다 장봉도로 이사하여 두 아이를 키웁니다. 이들 가족이 작은 섬에서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인천in]에 솔직하게 풀어 놓습니다. 섬마을 이야기와 섬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일상을 이야기로 만들어 갑니다. 아내 문미정은 장봉도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가끔 글을 쓰고, 남편 송석영은 사진을 찍습니다.


 
3월부터 4월 내내 남편은 ‘장봉도의 봄이 오는 소리’라는 주제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처음엔 꽃이었지만 차츰 새와 곤충도 찍으며 봄을 즐겼다. 생각해보니 장봉도 봄은 눈이 아니라 소리가 먼저 알아차리는 듯하다. 도시에서는 봄소식을 뉴스로 듣지만 여기 장봉도에서는 자연의 소리로 듣는다.



 

겨우내 장봉도와 신도를 오가며 먹이를 먹던 기러기가 끼룩거리며 북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장봉의 봄은 시작된다.



 

작은 맷새와 박새, 딱새, 직박구리 등이 아침 일찍부터 지저귀다가 낮에는 딱따구리가 나무를 두드린다. 까치도 깍깍거리며 새집을 짓거나 영역싸움을 하느라 시끄럽고, 밤에는 소쩍새가 울기 시작한다.
여기 장봉도에서는 봄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들린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 같다. 온갖 새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봄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심지어 겨우내 보이지 않던 갈매기들도 어디서 왔는지 한가득 뱃머리를 가득 채우며 관광객이 주는 새우깡 사냥에 시끄럽다.
벌들도 붕붕거리며 열심히 꽃가루를 모아가고,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소리도 더 많아졌다.
집 앞 하수도랑에서는 개구리가 한 달 전부터 울기 시작했다. 개구리가 이렇게 일찍부터 울며 짝짓기를 하는지 장봉에 와서 처음 알았다.
그리고, 병아리 장수도 섬을 한 바퀴 돌고 갔으니 정말 봄이다.



 

남편은 장봉에서 제일 좋은 계절은 봄, 그 다음은 가을, 여름, 겨울 순이라 한다.
첫째 지인이는 여름이 제일 좋다고 한다. 매미와 사슴벌레가 가득해서 재밌다고 한다.
둘째 지유는 알록달록 나뭇잎이 예뻐져서 가을이 좋다고 한다.

나는 어느 계절이 제일 좋은가?
겨울을 선택해야 겠다. 겨울을 예뻐해 주지 않으면 장봉도의 겨울이 섭섭할 것 같다.
겨울이 되면 난로를 지펴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도 구워먹을 수 있고 말린 망둥이를 구워먹는 재미도 솔솔하다.
장봉의 사계절은 다 나름 멋이 있고 재미가 있다.
 
이제 벚꽃도 다 지고 낮에는 약간 덥게 느껴지기도 한다. 곧 여름이 올 터이다. 추웠다 더웠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보내는 것은 아닌가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아직 5월이 남았으니 예쁘고 따뜻한 봄을 맘껏 누려보리라. 자연의 소리와 함께 빛나는 5월을 함께 걸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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