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학생 이름·번호 쓰도록 한 '옛날 식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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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학생 이름·번호 쓰도록 한 '옛날 식 설문조사'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5.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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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교육위원들, '무상교복 만족도 조사' 질타

교복은행 판매행사 자료 사진.


인천시교육청이 올해 처음 중·고교 신입생들에게 무상교복을 제공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조사 결과가 인천시의회에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조사가 응답자를 기재하는 기명식으로 이루어진 데다, 만족도가 높은 데도 세부 조사항목 별로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회의실에서 ‘2019학년도 중·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납품관련 소위원회’(무상교복소위)를 열고 시교육청이 실시한 무상교복 만족도 조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인천지역 전체 256개 중·고교를 대상으로 무상교복 재공 전반에 관한 만족도 조사를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무상교복제도 첫해의 시행 결과를 알아보기 위한 전수조사였다. 올해 중·고교에 입학한 신입생 96.3%, 학부모 93.6%가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이번 신학기에 입은 동복을 기준으로 지원단가(10점)에 8.3점, 품목별가격(10점)에 7.7점, 품질및정보표기(40점)에 32.4점, 납품(30점)에 24.6점, 서비스(10점)에 8.0점 등 총점 100점을 기준으로 전체 만족도로 82.1점을 주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80.0점으로 학생들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높은 만족도에도 응답자들의 불만은 쏟아져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3월 조사 때보다 7배 가량 많은 95개 학교에서 재고품이 납품된 것으로 나타났다.

35개 학교에서는 교복이 납품 기한을 넘어 납품됐다. 이 가운데 18개 학교는 납품기한 미준수에 따라 지연배상금을 업체에 요구했다.

세부 조사항목 별 불만은 더 컸다. 학생들은 ‘옷감 감촉 이상, 샘플과 섬유혼용률 상이’(117개교), ‘사이즈 교환 불가’(54개교), ‘명찰 및 부속품 학부모 비용 부담’(28개교), ‘라벨표기 정보부족과 없음’(47개교), ‘바느질 마감 불량’(129개교), ‘업체의 AS 태도 불만’(112개교) 등 모두 487건의 불만을 쏟아냈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조선희(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은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는데 시교육청은 만족도 80%를 강조한다”며 “이 같은 조사결과를 누가 납득할 수 있는가”고 반문했다.

김진규(서구 제1선거구) 의원은 시교육청이 기명 만족도 조사를 해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반과 이름, 번호를 기명으로 적어 설문조사에 응하도록 했다”며 “제대로 진행된 만족도 조사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수 조사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살리고, 모든 학생의 의견을 담기 위해 기명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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