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 장기화 조짐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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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돗물’ 사태 장기화 조짐 ‘답답’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6.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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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만에 강화도로 확산…해결의 실마리는 안 보여
 
서구 A초등학교가 급식조리를 위해 생수를 구입해 쌓아두고 있다.


인천 서구에서 지난 5월 30일 처음 신고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여파가 중구 영종도에 이어 보름만에 강화도까지 확산되고 있다. 피해지역이 확산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붉은 수돗물’ 피해를 입은 학교는 전날보다 11곳이 늘어난 149곳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별다른 수돗물 피해가 없었던 강화군 내 학교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의심 신고가 13일 강화교육지원청에 접수됐다.

피해를 신고한 학교는 유치원 1곳(마니산유치원)과 초등학교 8곳(강화·합일·갑룡·대월·선원·불은·삼성·조산초), 중학교 1곳(강화중), 고등학교 2곳(강화·덕신고) 등 모두 12곳이다. 전체 강화군 내 학교 42곳 가운데 28.6%를 차지한다.

이들 학교는 급식실 수도에 마스크나 거즈를 통해 물을 흘려보내면 이물질이 발견되거나 색깔이 붉게 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강화고의 경우 13일 검사에서는 이물질이 발견됐지만, 14일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화교육지원청은 밝혔다.

강화교육지원청은 정수기를 포함해 이들 학교 수도시설 사용을 금지했다. 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강화초등학교 등 4곳은 생수로 정상급식을 했고, 덕신고 등 나머지 학교 7곳은 빵과 우유로 대체급식을 하도록 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 5월 30일 오후 검암초에서 서부교육지원청으로 처음 신고된 이후 알려졌다. 이후 31일에는 당하초와 검암중학교에서도 신고가 접수됐다. 이달 3일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서구 49개교와 영종 20개교 등 모두 69개 초·중·고교 수돗물이 수질오염 현상을 보였다.

시교육청은 4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7일까지 급식을 중단하도록 일선 학교를 지도했다.

현재 서구·영종·강화 지역의 ‘붉은 수돗물’ 피해 학교 149곳 가운데 생수를 구입해 급식하고 있는 학교는 84곳(56.3%)이다.

빵이나 우유 등으로 대체급식을 하는 학교는 39곳, 5곳은 외부 위탁급식을 한다. 영종도에 있는 인천과학고와 인천국제고 등 2곳은 지하수를 이용해 급식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피해 지역의 범위가 확산되면서 장기화될 조짐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와 상수도사업본부에 사태 추이를 물어봐도 ‘모르겠다’는 말만 돌아오고 있다”며 “교육청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앞에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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