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플랫폼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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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와 플랫폼 택시
  • 정세국
  • 승인 2019.06.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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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국 / 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몇 년 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지인과 저녁식사와 장시간 동안 정담을 나누고 호텔까지 돌아가기 위해 그곳의 택시를 이용하였다. 다음날 아침에 확인한 사실은 걸어서 5분이면 되는 거리를 그날 밤에는 무려 30분이나 걸려 도착하면서 요금은 우리 돈으로 3만여 원이나 계산하였다. 지인이 운전자에게 부탁까지 하였으나 그 운전자는 지리를 모르는 한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운 꼴이었다. 들은 바로는 실정이 어두운 관광객은 어디론가 끌려가서 주머니를 털리던가 길거리로 내버려 두어 도저히 찾을 수 없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던데 , 지인이 택시번호를 적어놓았고 이를 본 운전자가 그 정도로 그쳐서 다행이라고 했다.

비지니스로 일본 시모노세끼를 여행하면서 싼 가격의 유스호스텔을 이용하기 위해 택시를 이용하였다. 서툰 일본어를 알아차렸는지 종이를 내미는 운전자의 친절함에 유스호스텔에서의 숙박 비용보다 택시요금이 훨씬 비쌌어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일본 택시 운전사의 친절함 이면에는 비싼 요금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우친 시간이었다.

택시는 요금을 받고 손님을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는 영업용 승용차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영업용 승용차는 당국으로부터 영업허가를 받아 노란색 번호판을 달고 정해진 노선 없이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정해지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이 택시업계에 전통의 택시와 대치되는 모바일 플랫폼 택시가 등장하게 되었다. 호출이 어렵고 불필요한 대화 요구나 과속 끼어들기, 승차거부 등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새로운 시스템 택시 도입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이는 지디넷코리아와 모바일 설문 플랫폼 오픈서베이에서 지난 6월 11일 조사한 결과와도 일치된다.

작년 11월에 조사한 트랜스모니터의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3.3%가 택시호출 서비스가 다양하게 나왔으면 한다고 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 카풀문화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도 65.6%나 되었다. 더불어 카풀서비스는 편리할 것 같으나 도입되면 택시 기사의 생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47%나 나왔다.

생명을 포기하면서 까지 거부하는 택시기사의 파업 진행으로 카풀서비스에 대한 전면 개방은 일단 잠잠해졌으나 ‘타다 서비스’에 대한 개인택시 기사들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초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노사 4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카풀 서비스 반대 집회를 열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카풀 서비스 업체와 택시업계 간의 입장 차를 조율하기 위해 나섰으나, 타협점은 쉽사리 찾지 못하였다. 양측의 주장만을 되풀이 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중재가 의미가 없어진 탓이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나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게 택시 기사들과 택시 플랫폼 제공자들 모두의 입장이다. 어떤 경우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공감을 전제로 하나하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촛불로 세워진 정부가 이 문제 하나 해결할 수 없다면 햇불을 들었던 분들의 가슴에 새로운 멍을 만드는 것이다.

다만 이 문제의 해소에 드는 비용은 택시기사나 플랫폼 당사자 만에게 치부할 일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부담을 시민들도 질 수 있는 선에서 상호합의가 도출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한다. 무조건 당사자에게만 부담 짓도록 한다면 이 문제는 해소는 커녕 우리 사회의 IT기반은 물론이거니와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하는 것을 버겁게 만들 것이다.

몽골의 택시 상황을 우리는 90년대 이전까지 경험했었고 가끔 관광객을 상대로 이런 행위가 보도되고 있다. 일본의 MK택시의 서비스 제공 택시기사에 대해서는 안전하고 다양함을 알고 국내로 도입하고 있듯이 우리의 택시시장도 시대의 발전에 함께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는 것은 당사자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택시 플랫폼 서비스, 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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