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벽을 오르는 담쟁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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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벽을 오르는 담쟁이 같은
  • 허회숙
  • 승인 2019.08.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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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임미향 박사의 정년을 축하드리며 - 허회숙 전 민주평통 인천부의장/ 인천시의원


 


 
제가 임미향 박사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인일여고 교사로 근무하고 있을 때 였습니다. 임미향 박사는 그 이름과 같이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찬 숲’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하여 순수하고 맑은 영혼에 어두운 구석 없이 밝고 명석한 임 박사는 어려서부터 속을 터 놓는 친한 친구들과 '사과 빛 뺨'의 싱그러움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따뜻한 눈길 속에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할 무렵부터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고 병환으로 눕게 되시자 임 박사는 잘 나가는 두 오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의 역할을 도맡아야 했고, 하나 뿐인 여동생을 중국 유학까지 보내는 등 집안의 큰 기둥 역할을 했습니다.

몇 년 후 저의 딸과 아들이 동명국민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그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 박사를 딸과 아들, 그리고 (후일의)며느리의 담임교사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교사가 된 임 박사는 여전히 소녀시절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진실과 정직함을 몸으로 실천하면서 학생들을 감동시키는 참으로 고귀한 품성의 선생님이셨습니다. 우리 집 세 아이들은 지금도 학창 시절에 가장 좋아하고 존경했던 선생님으로 임미향 선생님을 꼽고 있습니다.
 
제가 2004년 북부교육청 교육장으로 부임하면서 북부교육청 관내 공립학교로 자리를 옮긴 임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에 입학할 때 공교롭게 임 선생님도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사제동행으로 함께 강의 듣고, 국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면서 15년 세월을 살아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난 8월2일 한성렬 교수님께서 우리 박사팀 단톡방에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보내 주셨지요.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이 시를 읽으며 저는 임미향 박사를 생각했습니다.
임 박사는 ‘아름다운 향기’만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담쟁이’의 싱그러운 강인함을 지니고 ‘절망의 벽’을 타 넘은 분이시라구요.
 
그 날 ‘담쟁이’ 를 읽은 후의 많은 감상 중에서 김세용 회장님의 글이 제 가슴을 울려 주었습니다.
‘절망의 벽은 포기하라고 있는 벽이 아니다. 그 벽은 디디고 올라가라고 있는 벽이다. 막막한 미래 앞에 주저앉지 말기! 성실이란 작은 발걸음으로 뚜벅 뚜벅 걷다보니 어느 새 10년.. 20년.. 40년 세월이 훌쩍! 삶을 두렵게 했던 그 절망의 벽과 넘을 수 없다고 느꼈던 그 벽들을 이미 넘어버린 나! 삶이란 수많은 벽을 넘는 것!’ 이란 글은 김세용 회장님의 인생사 이신 동시에 임미향 박사의 삶, 그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교사로 40여년 봉직하신 보람으로 임 박사는 교사로서 2015년 최고의 영예인 신일스승상을 수상하심으로써 조그마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처녀 시절부터 엄마같은 언니로 보살펴 오던 여동생은 현재 미국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절망의 벽을 타 넘은 임 박사는 지금 아내를 위해 정성껏 된장찌개를 끓이는 젊고, 활기찬 교사 남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행복을 음미하며 살고 있습니다.
 
신실한 신앙인으로서 교회 성가대와 인천시향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미향 박사, 새벽이면 남편과 수영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기타 합주와 하모니카 독주를 할 정도의 실력으로 맑은 영혼을 가꾸어 온 임미향 박사.
 
이제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면서 누구보다도 활기차고 보람된 날들을 보내시리라 믿어집니다.
 
‘백년을 살아 보니’에서 김형석 교수는 ‘자신의 전성기는 65세부터 75세 까지 였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니 저 역시 정년 후 10년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근심 걱정 없고, 몸 아픈데 없고, 해 보고 싶었던 온갖 일을 다 해본 전성기였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임미향 박사!
 
인생 2막이 시작되는 이제부터는 그동안 직장생활에 묶여 시도해 보지 못했던 자신의 숨은 재능을 꽃 피우실 일들에 과감히 도전하시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상담자로서의 자질을 발휘하여 어두운 마음들에 빛을 밝혀 주시고, 임 박사의 모습 자체가 닮고 싶은 신앙인의 모델이 되어 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신앙인이 되시기 빕니다.
매 순간을 충만하게, 오늘 이 순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누구보다도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영성을 지니신 임미향 박사이기에 앞으로의 날들이 은총과 평화스러움으로 가득하실 것이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2019년 8월 16일
임미향 박사의 정년을 축하드리며!
허회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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