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문화활동을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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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 문화활동을 함께 나눠요"
  • 이혜정
  • 승인 2010.12.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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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지역공동체 창작공방 '다행_多行하다'를 찾다


취재 : 이혜정 기자

자신과 이웃, 지역사회와 함께 '삶의 문화 공간'을 만들어가는 동네가 있다. 인천시 동구 창영동 지역공동체 창작공방 '다행_多行하다'가 그런 곳이다.

'다행_多行하다'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구체적 삶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삶의 처지를 나누며 함께 살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모였다.

애초에 '다행_多行하다'는 오랜 시간 지역사회를 탐구하고 지역성이 강한 작품을 꿈꾸는 '퍼포먼스 반지하' 활동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2001년 설립된 '퍼포먼스 반지하'는 한국사회의 문제와 갈등에 대한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2002년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지역공동체의 문화적 이해'라는 화두로 본격적인 활동을 했다.

'퍼포먼스 반지하'의 첫 문화활동 지역은 동구 송림동이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마을 청소년과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지역사회 공간에 무대를 만들어 지역마을 축제를 벌였다. 이후 송림6동이 철거되고, 2005년 청소년중심 문화활동을 위해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아벨전시장을 빌려 지역청소년 문화교육장인 '언덕을 오르는 바닷길'을 운영했다. 그리고 이듬해 중구 도원동에 '퍼포먼스 반지하' 활동 공간을 마련한 뒤 2007년부터 지역문화운동 강화 목적으로 창영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창영동 동네주민과 사진관 다행 강씨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

주민이 참여하는 창작공방

'반지하' 활동가들은 한 지역의 공간에 한시적으로 머물러 이뤄지는 공공미술작품이 아닌, 지역공동체 미술이라는 관점에서 지역민들의 공동작품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걸 중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작품제작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간을 세우려고 지역공동체 창작공방 '다행_多行하다'를 꾸린 것이다.

이 공간은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주민참여형 공동체‧미술‧모임 활동 등을 기획해 지역민들의 물적 기반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창작공방이다. 금속공예가 우민, 목공방의 청사, 마을사진관 다행 강, 소품꼬방 다_多살림의 꽃길로즈영  등 5명의 공방 문화예술 활동가가 '다행_多行하다'를 이끌었다.

이들은 자기분야에서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주민이 그리는 마을벽화, 마을사진, 마을목공, 재활용 생활소품 창작, 마을 미디어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함께 나눈다.


재활용 생활소품 창작 '다_多살림'은 만든 작품.

'다행_多行하다'의 공동체마을 만들기

2007년 반지하에서부터 시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이어 2009년에는 지역민들과 함께 '마을벽화그리기'활동을 했다. 창영동 일대에서 훼손되거나 쓰레기를 방치한 벽면에 나무, 꽃, 학생 등 다양한 표정이 담긴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목재와 돌 등 자연재료를 이용한 휴식공간을 지역주민들이 만들었다.

'마을사진관 다행'은 개개인이 사진을 찍고, 배우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을 때 지역민 스스로 함께 지역과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활동이다. 사진을 통해 자기 환경과 주위를 돌아보며 지역사회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마을 속 미디어'인 셈이다.

'마을목공 창작공방'은 목공을 하고 싶어 하는 지역민들이 자유롭게 목공 작업실과 도구를 공유하고, 버려진 목재들을 모아 마을을 스스로 꾸며가는 공동체다.

재활용 생활소품 창작 '다_多살림'에선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새로 고쳐쓴다'는 목적으로 버려지는 재료들을 이용해 이웃과 소통하며 소소한 생활물건을 만든다. 특히 마을에서 사용하다가 버린 옷, 장난감, 생필품 등을 다시 '마을자원'으로 활용하는 공동체적이고 비소비적인 삶을 지향하는 활동이다.  

이처럼 '다행_多行하다' 는 직업과 남녀노소에 상관 없이 함께 내 지역 이야기를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참여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를 통해 동네 주민들 간에 '정'을 쌓아가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마을을 꾀한다.

현재 '다행_多行하다' 공간에는 '마을사진관 다행'과 '소품꼬방 다_多살림'만 남아 있다.

'다행 사진관'을 이끌고 있는 강영희씨는 "'다행_多行하다'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걸 서로 알고,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하면서 즐기는 공동체로 옛날 마을회관과 같은 곳"이라며 "창작활동을 통해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예술가와 주민들이 함께 이끌어 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누구나 함께하고 나눌 수 있는 지역공동체 의식만 있다면 언제든지 열려 있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다행_多行하다'는 지역민들과 나누는 문화활동과 더불어 지역 내 다양한 문화예술가들이 서로 문화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활동가조합'을 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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