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같은 두번째, 성소수자 인권을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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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같은 두번째, 성소수자 인권을 알리다"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9.09.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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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충돌없이 치뤄

@부평역 북광장 쉼터광장부터 부평대로를 거처 부평시장역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퍼레이드는 백마장입구를 왕복해 돌아오며 춤추고 노래하는 퍼레이드가 진행됐다._사진 강

 

제2회 퀴어문화축제가  31일 부평역 북측 일대에서 별다른 충돌없이 원만히 진행됐다.

이번 축제 조직위원회에는 민중당 인천시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천지부, 인천 녹색당,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천여성민우회, 정의당 인천시당 성소수자위원회 등 25개 단체가 참여해 연대를 과시했다. 또 축제에는 경찰병력 4천여명, 축제 참여자 5천여명과 반대 집회자 3천여명(이상 경찰 측과 퀴어축제측 잠정집계)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조직위 소속 인천민변의 김광민 변호사는 이 자리서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한다는 것은 존재에 대한 인정이 아닌 그동안의 부당함에 대해 알리기 위함이고, 이렇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로 200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해마다 시도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을 대적하는 찬양행진으로 진행된 퍼레이드는 참여단체의 깃발뒤로  'DJ JINHO with 류아'가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DJ JINHO Drum and Bass Remix) 예수 사랑 하심은(DJ JINHO Drum)를 함께 불렀다. ._사진 강


지난 8월19일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축제) 행사 소식이 각종 언론과 sns를 통해 전해진 후 맞이한 지난 한 주는 반대자들에 의해 무산된 첫번째 축제였던 동인천 사태를 떠올렸다. 올해도 축제를 앞두고, 기독교단체의 반대집회가 예고되고, 매일 출퇴근시간 부평역 앞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한다는 각종 전단지가 나눠졌으며, 혐오적인 단어가 담긴 현수막이 곳곳에 걸리기도 해 긴장감이 고조됐다. 경찰은 극심한 교통정체를 예상하고 부평역 일대를 통제하겠다고 하루 전 예고하기도 했다.

축제 당일인 31일 아침에는 광장 바로 옆 평소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간에 대형 무대 트레일러가 설치되고 있었다. 그리고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경찰들이 그 주변에 배치됐다.  반대집회를 이렇게 가까운 곳에 허락하면 너무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경찰은 집회 신고가 되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축제 현장에는 30일 저녁부터 경찰차가 가득했는데, 당일은 경찰과 경찰차가 성처럼 축제 현장을 감싸고 있었다.

 

@8월31일 부평역 북광장 ._사진 강


축제 현장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워서 좀 불편했지만,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축제 참여자는  "우리들의 축제를 위해 애쓰신 모든 경찰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전하고 싶다"며 축제 진행팀에게 경찰들에게 전해달라며 편지를 전해오기도 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행사장인 부평역 쉼터광장과 행진이 진행되는 도로 일부 구간에 안전펜스 350개를 설치했다"며 "경찰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축제와 반대 집회가 모두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copyright 인천퀴어문화축제  페이스북페이지
@사진출처 _ copyright 에니멀액트

축제는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지난해 같은 물리적 방해없이 진행됐다.

축제 당일 오전 9시부터 무대 부스가 설치됐고, 10시부터 입장이 시작됐다.  시작은 토크쇼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의미나 작년에 대한 힘든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졌고, 2회를 열게 된 생각과 감흥을 나눴다. 이후 다양한 분장과 패션으로 춤추고 구호를 외치고 즐기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댄스공연과 노래공연이 이어졌고, 1시간 가량 쉬면서 부스 행사를 둘러보도록 했다. 

오후 3시30분경 <인천퀴어 축복식>이 '혐오세력 회심 기원 심령 대부흥 성회'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 함께 가자(아가서 2:10)'를 인용하며 '평화로운 축제와 당당한 우리의 삶을 위해' 김돈회 신부(성공회 인천눔의집),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 이동환 목사(감리교퀴어함께)의 집례로 축복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copyright 인천퀴어문화축제  페이스북 페이지
 
@축제에는 50여개의 체험용 부스가 운영됐다. 호주,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 10개국 주한대사관도 참여했다. 또 지난해 무산된 것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인권침해감시단, 법률지원단, 의료지원단(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 성소수자 위원회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등이 활동했다. 다양한 집회방해, 폭력행사 상황에 대처하고 있었다 _사진출처 copyright 애니멀엑트. 준비모임
 
@축제무대와 부스가 설치된 부평역 쉼터광장_사진출처 copyright 애니멀액트 준비모임


인천 애니멀액트 부스 운영자인 임종숙씨가 부스를 운영하며 느낀 느낌과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 1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즐기는 축제였다
- 인상에 남는 건 교사분이 오셔서 학생들에게 직접 참여도록 권했고, 본인도 교사로써 이런 행사가 열리는것에 관심이 많으며 차분하고 안전해서 좋다고 했다.  다음엔 가족과 함께 올거라고도 했다. 
- 엄마와 딸이 딸의 요청으로 강원도에서 아침 일찍 고속버스 타고 왔는데 다양한 체험 경험을 하고 재미있고 즐거웠다며, 아이가 좋아하니 본인도 좋았다며 즐거워했다.
-성소수자 커플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손 꼭잡고 웃으며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자리에 와서 서로 표현하는 행위가 남녀 연애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50대 성소수자 커플이 왔는데, 서로 손잡고 잡은 손으로 같은 방향을 가르키면서 부스를 돌아 다녔다. 그러다가 우리 부스(애니멀엑트)에 와서 동물권 존중되야 한다면서 서명을 했는데 동물은 안키운다고 해서 함께 웃었다. 
-다양한 커플들이 다양한 연령대로 참여하고 자기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할 때 아름답구나 생각이 들었다. 




@퍼레이드를 마친 광장에서는 참여자들이 다시 음악을 듣고 추모하는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_강

축제 참가자들은 행진 후 다시 부평역으로 돌아와서 마무리 집회를 통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마무리 했다. 이날 만큼은 경찰은 축제를 든든히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은 경찰없이 서로 어울리며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날을 기대했다.  



@사진_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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