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명문고 사업' 철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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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명문고 사업' 철회해야 마땅하다
  • 김주희
  • 승인 2010.12.07 17: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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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학력향상 선도학교' 관련 첫 공청회 마련
취재: 김주희 기자


인천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일명 '10대 명문고'를 뽑는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이 사업과 관련해 처음 열린 의견 수렴 과정이었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하려는 ‘학력향상 선도학교’(옛 10대 명문고) 사업은 고교 평준화 사업을 그만두자는 선언과 같다는 지적이다.


6일 인천시의회 중앙홀에서 열린 ‘학력향상 선도학교 시행에 관한 진단 및 바람직한 방향’ 공청회에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이 같은 의견을 내고 사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업을 찬성하는 토론자들도 사업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학교 선정 기준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해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공청회는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와 기획행정위원회가 2011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마련한 것으로,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과 관련한 첫 의견수렴 장이었다. 


인천시교육청 이재훈 교육정책국장에 이어 인천시 정태옥 기획관리실장이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내용, 선정 방법 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많은 토론자들이 이 사업이 고교 평준화 정책을 해치는 일이고, 학력 양극화 현상을 초래할 것이며, 소수자를 위한 정책이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을 추진하더라도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동수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해 학교정원의 10%를 1지망에서 선배정해 뽑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는 인천의 전체 고등학생 8만8천 명 중 800 명만을 위한 정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장 정책실장은 “결국 고교 평준화 정책을 그만두겠다는 선언과 같다”면서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사업 검증 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김은종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도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이 교육 평준화 정책을 해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돈을 들여 학력을 높일 수 있다면 시민들이 세금을 더 내 돈을 들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시에서 예산도 없다고 하면서 실효성 없는 일을 졸속으로 처리하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영태 시의원은 “학력향상 선도학교는 전국 최하위 수준의 인천 학력을 높이자는 취지인데, 명쾌한 해답이 없었고 오히려 불신만 키웠다”면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지역을 이끌 학교를 만들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학력향상 선도학교에 포함되지 못한 학교들이 겪을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이고, (학교현장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면서 “특히 신설학교에 불리하게 적용된 선정 기준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청회를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이 시와 시교육청이 낸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 계획서를 살펴보고 있다.


노관민 인천교총 교육정책위원은 “정책은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4년간 16억원을 지원하면 5년차 때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노 위원은 “계획서만으로 학교를 선발하는 것도 문제이고, 심사를 공정하게 하려면 심사위원을 인천에 연고를 두지 않은 교육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면서 “이왕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면 계획서를 낸 학교가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기 시의원은 “교육위원회 총론은 인천의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력향상 선도학교가 필요하다는데 찬성이다”라면서도 시와 시교육청이 학교 선정을 위해 밟은 절차상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민심이 이 사업에 그다지 좋지 않은 만큼, 시와 시교육청은 충분히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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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무방 2010-12-07 09:52:06
이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대체로 충실히 반영한 공청회였군요.
초등학생도 방학 보총수업 받아야 하는 후진국형 학력경쟁보다도 정상적이고 창의적인 학교교육의 회복이 시급한 시점이지요.
학력 경쟁 분위기가 확산된 수년동안 얼마나 많은 창의성과 인성이 압살되어 왔는지 반성부터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주희 기자님,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이종규 2010-12-13 09:59:37
믿었던 인천시장의 정책이 고작 평준화 해체, 고교 서열화라니......도대체 언제나 제대로 된 정책이 펼쳐지려는지.... 이 정책은 폐기되어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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