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과 지금, '사랑'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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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과 지금, '사랑'의 모습
  • 이권형
  • 승인 2019.11.1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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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이권형 / 음악가

드라마 <멜로가 체질>


- 멜로와 로맨틱코미디


지난 여름 종영한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이제야 봤다. 평소에 TV를 보지 않기 때문에 스트리밍 플랫폼 업로드 후에나 보게 것이다. 제목은 ‘멜로가 체질’인데 사실 이 드라마는 멜로드라마 보단 코맨틱코미디라 부르는 게 적합할 것 같다. 그렇다면,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른 두 장르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의 대사. 영화는 몰라도 이 대사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나는 이 한 줄이 ‘멜로’를 설명하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멜로란 무엇인가. 네이버 국어사전은 “사건의 변화가 심하고 통속적인 흥미와 선정성이 있는 대중극”이라고 정의한다. 그 말인즉, 선정적이며 대중성을 갖춘 ‘통속적인 사랑’을 다루는 장르라는 말이다. 통속적인 것, 일반적으로 그렇게 여겨져 왔던 것. 그래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느냐고.
 
로맨틱코미디 역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멜로와 같다. 멜로가 사랑의 통속성을 다루는 데에 반해, 좋은 로맨틱 코미디의 미덕은 시류를 반영한다는 지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류를 반영한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면 모험이 필요하다. 무겁고 낯선 주제를 가볍게 만드는 게 바로 ‘코미디’의 미덕이기도 하지 않은가. 통속적인 사랑을 다루는 멜로, 세태를 반영한 사랑 이야기를 하는 로맨틱코미디.
 
요즘 연애 얘기는 왠지 뻔하다. 풋풋한 과거의 추억 얘기는 고전적이다. 나 역시 여전히 90, 00년대 멜로 클래식들을 보면 감명받지만, 앞으로 등장할 멜로 드라마가 그때와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세상이 변하는 만큼 사랑의 형태 또한 변한다. 자연스레 새롭고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가 오는 것이다.

 
- <멜로가 체질>과 <올드미스 다이어리>
 
2004년에는 결혼하지 않은 30대 전문직 여성을 칭하는 ‘골드미스’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그해 방영한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주인공은 여의도 방송계에 성우로 종사하는 30대 여성이다. 주인공의 직장의 담당PD는 연하의 남성이며, 주인공은 노동이 끝나면 두 명의 절친과 연애 얘기를 자주 한다. 드라마 속 담당 PD는 모두 남성이다. <멜로가 체질>보다 15년 전 드라마이고, 두 로맨틱코미디 사이에는 설정상 비슷한 점이 많다.
 
<멜로가 체질>의 주인공, 방송작가로 종사하는 30세 여성 주인공은 두 명의 절친과 함께 산다. 한 명은 방송계 마케팅부원이고, 한 명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일이 끝나고 모여 대화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른 게 있다면 그 그림에는 다큐 감독의 남동생도 함께 있다.
 
두 작품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주인공 ‘미자’는 주변에 괜찮은 남자가 없는지에 대해 고민하다 “더 이상 '괜찮은' 남자는 없다”는 ‘문제’를 의식한다. <멜로가 체질>의 ‘진주’는 사랑에 대해 고민하다가 별일 없는 일상에서의 자신의 행복을 생각한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 주인공의 세친구들은 주로 남성과 연애에 관해 얘기한다. <멜로가 체질> 주인공의 세 친구와 가족들은 주로 자신의 일과 사랑에 관해 얘기한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는 매형과 처남의 ‘브로맨스’가 그려지고, <멜로가 체질>에는 게이 남동생의 고충과 고민이 그려진다.
 
설정상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작품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드라마는 대중매체이고, <멜로가 체질>을 보며 15년 전 드마라와 비교해보며 그 시기의 통속적인 사랑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들여다보고 싶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평균 시청률은 15% 내외였다고 하며, <멜로가 체질>의 평균 시청률은 1.8%였다고 한다. 15년 동안 사랑은 얼마나 변했을까. 세상은 얼마나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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