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도서관협회'는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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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도서관협회'는 "뜨거운 감자"
  • 이병기
  • 승인 2011.01.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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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설립 따른 설명회 '통과의례'인가? … 시민의견 수렴 후 재논의


도서관협회 설립에 따른 설명회가 24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렸다.
이날 인천시에서 참석을 요청한 지역 도서관 관계자와 공무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취재: 이병기 기자

"인천시 도서관협회 설립 문제는 '뜨거운 감자' 입니다. 작은 도서관 관계자들은 협회 설립을 요구하고, 공공·거점도서관 관계자들은 반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쪽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 합니다. 토론회나 공청회를 다시 마련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많은 인원이 참석했지만, 도서관 관장 등(학계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나오지 않았기에 여기서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2차 자리를 마련해 실질적인 얘기를 다시 해야 합니다." - 이용범 시의원

인천시 문화예술과가 주최한 '인천광역시 도서관협회 설립에 따른 설명회'가 24일 인천시의회 의원 총회의실에서 열렸다. 당초 인천시는 이달 시의회 회기 중 도서관협회 설립 조례안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시의원들의 신중한 입장으로 다시 주민의견 수렴을 거친 후 오는 3월 회기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12월 인천시의회는 도서관협회 설립 조례안을 의원발의하려 했지만, 시민사회 반발로 보류한 이후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거쳐 주민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각계 전문가들이 섭외를 거절했고, 올 3월 인천문화재단의 공공도서관(수봉·영종·율목) 위탁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인천시가 직접 나서 '설명회' 형식으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설명회에는 인천시가 참석을 요청한 시립도서관(수봉·영종·미추홀도서관)을 비롯해 주안·북구·계양도서관 관계자들과 남구·동구·서구·부평구 공무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명이 함께했다.

이날 인천시는 시립도서관 운영을 위해선 도서관 협회 설립밖에 대안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으며, 일부 위탁 도서관 사서도 그 뜻에 동의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지역 외 도서관 관계자는 협회 설립을 반대하거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역의 공공도서관 세 곳을 인천시 직영으로 운영하려면 47명의 정원이 필요한데, 공무원총액인건비제도 등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공공도서관을 위탁한다고 해서 반드시 서비스 저하로 이어지는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서관협회는 형태상 직영은 아니지만, 운영상으로는 직영과 다를 바 없으며 직원들의 신분 불안정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안이다"면서 "결국 '직영'과 '위탁'밖에 방법이 없는데, 시간만 끌다가는 정책적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며 조속한 협회 설립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은 "시의회에서 공청회나 토론회 등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는데, 시민과의 약속은 무시하고 갑자기 인천시가 나서 설명회를 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동암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 국장은 "시의회에서 공청회를 준비했지만,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을 꺼려했다"면서 "내 생각으로는 사서와 공직자들과의 관계 때문에 그들이 직접 와서 말하기 곤란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강병수 시의원은 "공청회나 토론회는 엄격한 법적 절차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이나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설명회밖에 하지 못한다"면서 "아직 시민의견 수렴을 포기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지숙 파주 교하도서관 관장은 "최근 한 지자체 도서관 담당 국장을 만났는데, 그가 말하길 '사서들 인건비를 많이 줄 생각이었다면 왜 위탁을 줬겠냐'라고 말해 충격이었다"면서 "도서관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사서들의 고용안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몇년마다 위탁운영 주체를 다시 선정할 경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장 관장은 "인천시에서 도서관 정책팀을 만든다면 구성원 내에 사서직 공무원이 꼭 필요하다"면서 "전문적 서비스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 도서관 정책을 계획하고 반영하는 일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조동암 국장은 이와 관련해 "도서관협회가 운영해도 인천시나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곳과 동일한 수준으로 사서직 처우를 책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위탁 시립도서관에서 근무중인 한 사서는 공무원 신분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다만, 운영주체 성격에 따라 도서관의 성격이 흐려지기 때문에 운영주체만 확실하다면 도서관협회 설립도 대안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올 2월 시 조직개편 시 도서관 정책팀을 신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으며, 시의원들과 논의 후 시립도서관 운영 방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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