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뮤지컬로 보는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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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뮤지컬로 보는 '어린왕자'
  • 김경수
  • 승인 2011.02.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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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극단, 2011년 첫 정기공연으로 초대

취재 : 김경수 기자

“10여년 전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시절 ‘어린왕자’를 뮤지컬로 올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임연출가에게 연출을 맡겼지요. 그후 줄곧 다시 한번 무대에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드디어 인천에서 풀게 된 셈입니다.”

이종훈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은 가족뮤지컬 ‘어린왕자’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천시립극단 2011년 정기공연 첫 차림표로 ‘어린왕자’를 골랐다. 이번엔 직접 연출을 맡았다.

지난 12월 정기공연을 끝낸 지 2개월도 채 안 됐지만 단원들과 호흡이 어느 때보다 잘 맞았다. 관객을 초대하는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설 연휴를 넘기고 2월11일부터 27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 풀어놓는다.


      이종훈 인천기립극단 예술감독

“아주 잘 알고 있듯이 ‘어린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지요. 어른과 아이들 모두를 위한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어린이를 위한 쪽에 무게중심을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진리를 아이들에게 미리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하는 이 감독이다.

그렇다고 아동극은 아니다. 자칫 가벼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명작을 보여주고 싶었다.

“원작의 심오한 철학을 순수 연극으로 풀다 보면 관객에게 부담감을 줄 수밖에 없지요. 해법은 역시 뮤지컬입니다. 단원들의 기량을 믿었습니다. 정통뮤지컬과 악극을 거쳐오면서 노래와 춤, 악기 연주에 이르기까지 모두 멀티 플레이어가 됐지요.”

원작을 따라가기에는 장면이 많았다. 내용을 압축시키고 극의 흐름에 속도를 가했다. 때론 영상을 더해 재미와 변화를 시도했다.

음악에도 비중을 두었다. 이 감독의 오랜 뮤지컬 파트너 최종혁 작곡가와 이번에도 호흡을 맞췄다. 국민 가요 ‘열애’를 만든 그다.

어린왕자 캐스팅이 눈에 띈다. 초등학교 3학년생 이예찬 군이 주인공을 맡았다.

“어른 배우로 가면 훨씬 쉽죠. 하지만 어린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싶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습니다. 대사 암기력에서부터 연기력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어른 배우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시립극단과 작품 인연은 세 번 째인 예찬이다. 물론 앞선 두 작품에서는 대사가 두, 세 마디에 불과한 단역이었다. 이번엔 아니다. 장면마다 등장해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이다. 언제 이런 끼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단연 돋보이는 배우라고 칭찬을 더하는 감독이다.

“작품 부제를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의 여정’이라고 정했습니다. 어린 관객에게는 감동과 배움을, 어른 관객에게는 잊혀진 순수를 드리고 싶은 바람에서지요. 명작답고 싶습니다.”

2주 공연 기간 중 전반에는 예매가 줄을 이어 벌써 매진됐다고 즐거움을 전한다.

“이번이 명작 가족 뮤지컬로는 세 번째입니다. ‘크리스마스와 스쿠르지’ ‘헨젤과 그레텔’을 건너오면서 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인천시립극단이 이번 정기공연에서 선보이는 '어린왕자'는 가족뮤지컬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사진은 지난해 올렸던 '헨델과 그레텔'.

인터뷰 마무리는 세익스피어 4대 비극 이야기로 맺는다.

“큰 목표가 있습니다. 지난해 ‘맥베드’를 올리며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단원들에게서 세익스피어를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올해는 ‘햄릿’, 내년 ‘오델로’에 이어 2013년 ‘리어왕’을 올리려 합니다. 그 시점에서 동시 4작품을 한 달동안 연작으로 다시 선보일 계획입니다. 단원들에게는 큰 숙제이기도 합니다만, 한 번 해보자고 이미 결의했습니다.”

인천시립의 모습을 계속 지켜봐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 이 감독이다.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토‧일요일 오후 2시 5시(월요일 공연없음). 일반 1만5천원, 어린이 청소년 1만2천원. (032)438-7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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