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예술에 관심을 기울여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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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화·예술에 관심을 기울여봐요"
  • 이혜정
  • 승인 2011.02.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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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인천문화재단 최우수 서포터즈 '옹골진 인(人)천'


2010 인천문화재단 최우수 서포터즈 '옹골진 인(人).
왼쪽부터 민수진(23)·신은경(23)씨.

취재 : 이혜정 기자

일상적으로 하루가 바쁜 시민들에게 문화생활은 '별 거'아니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인천시민들은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 대학로와 충무로 등 서울의 '유명 문화지역'을 찾아간다. 또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과정과 절차를 생각하다 보면, 지레 "그럴 여유가 없어"라며 '다음에'로 미뤄버리는 때도 허다하다.

인천문화재단이 인천시민들의 이용을 돕기 위해 마련한 '2010 인천문화예술 서포터즈'. 여기서 인천지역 문화·예술 홍보활동을 편 민수진(23)·신은경(23)씨의 '옹골진 인(人)천' 팀이 얼마 전 최우수상을 받았다.

인천문화재단이 지난해 처음으로 지역 문화·예술활동을 알리고 활성화하려고 선정한 19팀 34명의 서포터즈는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이들 서포터즈는 그동안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모니터링하고, 개인 블로그나 트위터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인천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알렸다. 1기 수상팀인 '옹골진 인(人)천'이 발로 뛴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천지역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어떻게 홍보할까' 고민하다가 나무피켓을 만들어 무작정 거리로 나섰어요. 지역에서 아주 번화하다는 구월동 일대 전철역과 횡단보도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홍보활동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거라서 창피하기도 했지요. 더운 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어요. 더운 여름 날씨 탓에 지쳐서 헉헉대고, 옷이 땀으로 범벅되면서 활동했던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민수진·신은경(23)씨는 현재 청운대 공연기획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들은 평소에도 서울 종로구 혜화동(대학로), 충무로 등을 돌아다니며 공연·전시 작가들을 찾아가 직접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다면 과연 '인천의 문화 현장'은 어떨까?


민수진씨

"우리 지역 문화·예술 홍보사가 됐다는 생각에 직접 나무피켓을 만들어 다녔지요. 첫날 거리에서 홍보를 하는데, 어찌나 창피하던지. '어떡해' 하며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더라고요. 대부분의 시민들이 '뭐하는 거지?'라는 표정으로 한 번 눈길을 주거나 그냥 무심하게 지나갔습니다.

"두세 번 하다 보니 민망함보다는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먼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피켓홍보를 했어요. 그런데도 시민들의 반응이 없어 더운 날씨에 더욱 지쳤습니다."

하지만 서포터즈들이 바라보는 인천 문화·예술의 현장은 '긍정적'인 편이다.

"큰 기획사들을 통해 공연을 개발하기보다는 문화재단을 통해 작은 극단을 후원하고, 예비·신입 예술단체들을 위해 쇼케이스를 열어주고 심사를 한다거나 도전적인 작품에 대한 시나리오 검토, 장소제공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인천 문화·예술의 우수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특히 인천만의 독특한 문화를 살려 차별성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타 지역과 차별적으로 인천의 개항장 역사를 살린 '한국문학, 근대를 그리다'라는 전시는 충분히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천시민들이 지역에서 어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열리고, 어떤 문화·예술 공간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점은 크게 아쉽다.


신은경씨

"소극장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알찬 공연들이 많은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건 홍보문제입니다.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하기 전 인천의 문화·예술프로그램 정보를 찾아보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막막했지요. 만약 서포터즈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역에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과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거에요."

"인천의 대표 문화·예술 공간인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만 봐도 그래요. 양 옆에 있는 상업지구와 먹자골목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예술회관 근처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검은 선탠 유리문이 늘 닫혀 있는 문화예술회관을 보면 누가 봐도 접근하기 어려워요. 좀더 개방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옹골진 인(人)천'팀은 "시민들이 지역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선 인천을 상징하는 것들과 문화·예술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령별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문화정보를 알리는 데 더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한다. 특히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 간에 문화·예술 네트워크망을 형성하고, 자잘한것부터 큰것까지 지속적으로 문화·예술 정보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이 서울과 가깝다 보니 전국 투어와 같은 공연이 인천에 들어온다고 해도 시민들은 서울에 가서 보게 되지요. 같은 작품이라도 서울에서 하는 작품이 훨씬 퀄리티가 높다는 게 시민들의 무의식 속에 내재돼 있습니다. 더군다나 서울의 경우 전철역 근처나 번화가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늘 전시·공연 팜플렛이 놓여 있어서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인천에서는 그런 프로그램 정보를 접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들은 "문화의 폭과 차별성을 알리기 위해선 지역 곳곳에 문화정보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켜야 한다"면서 "문화·예술 공간이 격식을 차리고 가야 하는 곳, 심리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곳이라는 인식이 깨지면 지역에서도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문화재단 최우스 서포터즈가 추천하는 '인천 문화·예술 즐기기'

▲ 영화 티렉터뷰 = 영화공간 주안(032-427-6777)에서 두 달에 한 번 열린다. 영화감독을 초청해 영화를 상영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수봉공원 문화회관 '미르' = 인천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미르' 극단(032-442-8017)은 정기적으로 1년에 4번 다양한 공연을 한다. 서울지역 극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하다.

▲ 무료전시프로그램 = 인천아트플랫폼이나 인천종합예술회관(032-427-8401), 수봉공원(032-864-3296) 등 지역 곳곳에서 연중 무료 전시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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