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학생들, 아쉬움 남기는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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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학생들, 아쉬움 남기는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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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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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명 유치원·초·중·고교생 "후배들은 연평 학교서 졸업하길"

북한의 포격으로 인천으로 피란을 나온 연평 초·중·고교가 오는 15일 임시수업을 해온 영종도 운남초교에서 간소하게 졸업식을 연다.

10일 학교측에 따르면 15일 오전10시 운남초교 강당에서 전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치원 수료식 겸 초·중·고교 졸업식을 갖는다. 학교측은 운남초교를 임시로 빌려쓰는 만큼 졸업식을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다.

졸업식은 학사보고에 이어 졸업장·상장 수여, 교장 회고사, 내빈 축사, 송사·답사, 교가·졸업가 제창 등의 순으로 짜였다. 학생·교사 음악 공연과 가운 착용, 세족식 등의 이색 이벤트를 선보이는 다른 학교 졸업식과 비교할 때 아주 간소한 행사다.

이 때문에 연평 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그 어느해보다 아쉬움과 아픔을 더해주는 졸업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측은 상당수 학생과 주민들이 연평도 집을 떠나 김포 아파트에서 임시 생활을 하는 마당에 졸업식을 거창하게 여는 데 부담을 느껴 이처럼 필요한 일정만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유치원생 12명이 수료하고 초교생 12명, 중학생 10명, 고교생 7명이 상급 학교로 진학한다. 졸업하는 대부분의 유치원생과 초·중학생은 연평 초·중·고교에 입학한다.

7명의 고3 졸업생 가운데 2명은 4년제 대학에, 4명이 전문대학, 1명은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하기로 돼 있다.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에 합격한 김민지 양은 "우리 학교에서 졸업해야 사진 배경이 돼 오래 남는데 그렇지 못해 무척 아쉽다"면서 "우리 후배들에게는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안수 연구부장 교사는 "연평 학교에서보다 간소하게 졸업식을 치르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남의 학교에서 행사를 해서 그런지 더욱 허전한 느낌이 들고 학생과 학부모들께 죄송한 생각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연평학교는 연평도가 포격을 당한 지난해 11월23일 휴업에 들어갔다가 인천 영어마을에서 잠시 영어체험교육을 한뒤 12월6일부터 운남초교에서 임시수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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