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보전·보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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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보전·보호의 의미
  • 김대환
  • 승인 2010.02.04 0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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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대환의 새 이야기

  자연을 지키자는 용어 중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말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용어가 세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보존(preservation), 보전(conservation), 보호(protection)라는 용어입니다. 이들 세 가지 용어는 의미적으로 상당히 비슷해 보이지만 접근 방식이나 기본적인 마인드에서 아주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연을 주제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이 세 가지 용어를 혼동하여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끔 보입니다.

  우선 용어 설명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존(preservation)이란 원상태의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용은 물론 최대한 인위적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국립공원의 일부 지역과 같이 자연 상태가 매우 양호한 생태계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보전(conservation)은 다소 원상이 변형된 생태계나 변형될 위험에 있는 생태를 관리함으로써 제한적인 이용과 최소한의 인위적 관리를 도모하는 것을 말합니다. 침식방지를 위한 시설이나 식생복원 등은 이러한 관리 방침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호(protection)는 이미 상당 부분 자연이 변형되어 훼손된 생태계에 대한 관리 개념으로, 제한적인 이용과 강도 높은 인위적 관리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석축 설치, 등산로 정비, 철책 설치 등이 이러한 관리를 적용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용어를 적절하게 사용한 예를 들어봅시다.

  문학산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등산로를 설치하는 것은 자연보호라고 할 수 있고, 일본의 동경만 야조공원 같이 새들을 위해 특정지역을 보전하는 것은 자연보전, 국립공원이나 생태계 보존지구의 관리 방침은 자연보존 등의 용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혹은 사람들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한 같은 지역 안에서도 앞서 말한 세 가지 용어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문학산의 경우 예전부터 이미 개발되지 않은 숲이 존재하고 그 숲이 현재까지 잘 지켜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는 보존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상당부분 조림 사업을 통해 많은 나무가 심어졌고 이제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라고 주장하는 분도 계십니다. 일부 구간에서 사람의 출입을 통제해 산림을 지키고 있다면 이는 보전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이런 논쟁은 모두 맞을 수도, 혹은 별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존이다, 보전이다, 보호다, 라는 것은 결국 이렇게 한 것이 그것이다라기보다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결과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목표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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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선 2010-07-19 13:57:41
지금까지 세 가지 용어를 혼동해서 썼었는데, 이제부터는 가려 쓸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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