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태연 인천자전거도시만들기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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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태연 인천자전거도시만들기운동본부 대표
  • 김도연
  • 승인 2010.02.03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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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편의와 생활을 반영한 설계가 우선돼야"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에 이용객의 편의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인천자전거도시만들기운동본부 인태연 상임대표

"인천시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다는 데에는 환영합니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설치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 설계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지요. 그렇지 않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단순히 도로의 모양대로 그림을 그린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인천자전거도시만들기운동본부 인태연 상임대표는 인천시의 자전거 전용도로 정책에 대해선 환영의 입장이지만 ,이용객의 편의와 도시 생활을 충분히 반영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시가 저탄소 녹색 도시를 만들기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려는 의지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지난해 급조해 설치한 전용도로를 다시 변경하는 등의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그 도로를 이용할 자전거 이용객들만 머릿속으로 생각해서 나타난 문제입니다. 도심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도로를 달리며 보행자와 차량운전자들 모두를 바라보고 그들과 함께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전거를 이용하지만 동시에 차량운전자가 될 수 있고, 보행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자전거 이용자들도 차량을 이용하고, 인도를 이용해 걷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 실생활에서 자전거를 타더라도 그러한 모든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말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오로지 자전거 이용객들만을 위해 설치하는 게 아니라 시민 전체의 도심 생활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도시계획에 따라 조성된 곳은 차량 소통이 중심인 지역일 것이고, 어떤 데에는 고개와 굴곡 등이 많아 자전거 전용 도로를 놓기에 부적합한 도로이기도 할 겁니다. 그러므로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도 그 지역의 주민 생활 패턴에 따라 실정을 최대한 고려해서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인 대표는 "설계하는 사람에게 의뢰해서 모양을 그리는 식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 본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계한다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다 보니 이용객들이 많지 않아 일정부분 차량 소통을 고려해 양보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도로를 억지로 만들려고 한다면 당연히 반발에 부딪히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전거 이용객들이 많아지면 차량 이용객들도 줄어들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원활한 차량 소통은 분명히 자전거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양보로 이어질 것입니다."
 
자전거 도시를 만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교통 약자'를 위한 배려이다. 점차 '교통 강자'인 차량 이용객들이 상대적 '교통 약자'인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도로를 양보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래야 서로 존중과 이해를 하며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앞으로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인프라 구축과 인식 개선도 뒤따라야 하겠지요. 그러한 부분은 너무 급조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시간을 갖고 천천히 만들어 나가다 보면, 성숙될 겁니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만들어야지요"
 
인 대표는 인천시의 자전거 정책이 '먼저 짓고 나중에 유도하자는' 식이 아닌, 지역의 자전거 문화를 확산하는 부분과 시민들의 의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자전거 도시는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어야 만들어집니다. 자전거를 이용해 이 지역에서 저 지역으로 옮겨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갈 때에는 대중교통을 통하고 자기 생활권 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자전거 전용도로도 인천시 전체의 연계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시민들의 생활권을 고려해 설계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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