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재아' 교육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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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재아' 교육 때문이라고?
  • 이혜정
  • 승인 2011.03.31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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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립월디지역아동센터' 아이들 길거리로 … 무상임대 재계약 '불가'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인 '월디지역아동센터' 내부 모습.

취재 : 이혜정 기자

인천지역 '예술영재아' 교육 때문에 중구 내 저소득층과 맞벌이가정 등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립으로 운영하는 '월디지역아동센터'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과 맺은 2년간 무상임대 기간이 오는 4월 30일로 끝나는 상황에서 중구청은 지난 3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 무상임대 재연장계약 신청을 요청했다.

그러나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은 '영재교육원 시설 부족'이라는 이유로 재연장 계약을 할 수 없다고 지난 21일 중구청으로 통보한 상태라고 한다.

이 때문에 월디지역아동센터는 당장 이사 갈 곳을 마련해야 하지만, 한 달여 동안 센터 공간과 예산 확보가 어려운 형편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건 뻔하다. 

노형숙 월디지역아동센터장은 "이곳에 오는 49명의 아이들은 대부분 저소득 취약계층으로 조부모, 한부모 등 '위기가정' 자녀"라며 "개인 가정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정서적 안정, 학습지도, 급식 등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달여 기간 안에 시설을 비워달라고 통보한 건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돌보아야 할 아이들을 내치는 일과 같다"라며 "당장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월디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9년 4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과 2년 기간의 무상임대계약을 맺고,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중구 인현동 5번지) 1층(연면적 156.5㎡ )에 7천200만원의 국·시비 예산을 들여 시설을 마련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금까지 센터 인근에 살고 있는 '방임아동'들을 대상으로 보호와 급식을 비롯해 기초학습지원, 예체능 교육, 또래 집단과 학습, 인성교육 등을 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한 달여 동안 현 센터 인근에 시설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센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또 다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 3일 재연장 신청을 했을 때만 해도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지난 21일 '예술영재교육원' 시설부족으로 연장계약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갑작스럽게 받았다"면서 "사전에 어떠한 이야기도 없이 대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고 갑자기 통보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상황에서 3월 말까지 재계약이 안 될 경우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또 다시 복지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면서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재계약에 대한 부분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관측은 인천지역 음악·미술분야 재능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학부모의 예술영재교육 수요증가로 지난해 '예술영재예술원'을 개관하면서 시설사용공간이 부족해 재계약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중구청이 올 예산 편성 시 4월 30일 계약만료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김호섭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총무부장은 "예술분야에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영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욕구가 많다 보니 지난해 '예술영재예술원'을 개관했다"면서 "애초에 회관 이용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각도로 검토를 해봤지만 공간부족으로 재계약이 어려워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술영재교육원 설립취지에 맞게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다 보니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구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계약만료를 미리 생각하고 올 예산을 반영하기 전에 대책을 세웠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술영재교육원은 회관 내 이용할 시설공간이 없어 3층 음악조정실 안에 사무실을 마련해 놓았고, 아이들은 전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운영공간이 필요하다는 게 회관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경희 중구의회 의원은 "구립월디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접근하기 좋은 공간에 위치해 신흥·도원·율목·북성·송월동 등 지역의 많은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다"면서 "공유재산 재연장 신청이 이전을 위한 공간과 재원을 확보할 시간 없이 일방적으로 재연장 불가를 통보한 건 공교육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아동센터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지역 아이들의 보금자리"라며 "지자체 또는 구립형태의 지역아동센터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학생문화회관의 답변은 인천시 교육복지행정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아동의 복리를 위해 힘쓰는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정상화를 위해 학생교육문화회관 내 지역아동센터를 영구무상임대하는 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구청은 지난 23일 월디지역아동센터의 무상임대 재연장과 관련해 다시 검토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3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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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춘 2011-03-29 13:50:19
현재 인천의 예술 영재 교육은 인천예고에서 매년 실시하고있는 것으로 아는데, 학생문화회관에서 까지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 그 수요가 그렇게 많다면 먼저 인천예술중학교 설립을 추진하는게 더 우선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참에 국악과도 함께 개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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