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묵힌 장맛처럼 깊은 '코나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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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묵힌 장맛처럼 깊은 '코나인' 사람들
  • 문경숙
  • 승인 2011.04.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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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평균연령 15년 - '사랑의 손길'을 즐긴다

▲'코나인' 동호회 회원들이 '근대문화유산'을 답사하고 촬영한 기념사진.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대수가 1천800만대를 넘어섰다. 이러다 보니 계속해서 도로건설을 해도 여전히 부족한 도로와 주택가는 '주차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해 보유하고 있는 기간도 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두가 새것을 추구하고 '바꿔 바꿔'를 외치는 요즘, 오래 묵은 깊은 장맛 같은 이들이 있다. 바로 '코나인' 동호회 사람들이다.

'코나인' 동호회는 코란도 차종을 타는 사람들이 모여서 2003년 4월에 결성을 하고, 다음 카페에도 '코나인'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나인'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종현(남동구 장수동)씨는 "새것이나 좋은것만 추구하는 세상에서 올드카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추억, 그리고 새로운 자동차문화를 정착시키는 걸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인터넷을 통한 카페활동과 월 1회 정기적인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활동과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실례로 2008년 강원도 진부에서 물난리가 났을 때엔 자원봉사로 차량구호 봉사활동을 벌였다.

처음에는 자동차 동호회 성격의 남성중심 모임이었다. 하지만 1박2일 오프라인 활동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캠프를 진행했다고 한다.

모임 내용도 차 이야기에서부터 가족 이야기, 자녀교육 이야기 등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런 동호회 활동을 통해 자동차 제작회사 정비공장에서조차 찬밥신세인 자동차를 유지하지요. 기본적인 차량정비를 익힐 수 있고 회원 간에 보유하고 있는 부품을 서로 나누면서 새로운 형태의 두레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종현씨의 얘기다.

일상생활 속에서 이렇다 할 레저를 즐기지 못하는 가족에게는 오프라인 정기 모임활동으로 자연과 문화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건강한 가족만들기'에도 보탬을 주고 있다.

각자 직업이나 사회적인 계층과 상관 없이 동등하고 편안한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카페아이디로 호칭하고 나이와 관계 없이 경어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공무원, 경찰, 군인, 태권도 사범, 예술가, 자영업자, 회사원, 중고차 딜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코나인' 동호회에서 가장 젊은 차량은 15년이며 대부분 20년을 훌쩍 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전국 산하를 누비는 데 거침 없는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오래 묵은 장맛이 그 깊이를 더해주는 것처럼 오랜 손때가 묻은 차량이 마치 자신들의 분신과 같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회원들의 바람이 있다면 "이런 동호회 활동이 활성화해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문화유산과 오래된 차량의 특별한 만남. 그들은 서로 닮아 있다.


▲김종현씨가 20년지기 코란도와 아들 희준군과 함께 전국일주 중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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