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은하레일 운행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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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은하레일 운행하기 어렵다"
  • 김주희
  • 승인 2011.04.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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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검증위, 1차 검증결과 발표 - 계약위반·부실시공 등 확인

취재: 김주희 기자


3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월미은하레일 시민검증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1차 검증활동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혈세 낭비 지적을 받고 있는 월미은하레일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미은하레일 시민검증위원회는 3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차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검증위는 이날 토목시설·교통·전기신호통신 등 시스템·기계 및 차량시스템 분야에서 검증활동을 벌인 결과, 시공사인 한신공영이 계약조건을 위반했고 관계법규와 제반 기준 준수사항도 미비했다고 밝혔다.

박창화(인천대 교수) 시민검증위원장은 "월미은하레일에 대한 1차 검증 결과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현 상태로는 운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검증위는 오는 6월까지 최종 검증 결과를 인천교통공사에 제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월미은하레일을 철거할지 보수해 운행할지는 교통공사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공법?

월미은하레일에 적용된 기술은 미국 어반아웃(Urbanaut)사 특허다. 이 특허로 한신공영이 조달청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았다.

월미은하레일에 적용된 특허는 궤도와 레일, 차량 부분으로 이 기술이 사용된 세계 최초의 사례다.

시민검증위는 이 특허의 경우 우리나라 설계 및 건설 기준, 그리고 각종 시험과 품질 관리에 대한 관련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신기술 지정을 받지 않았고, 외국 도입 건설 기술 관리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유지관리 관련 등록도 안돼 있었다고 시민검증위는 지적했다.

시민검증위는 한신공영이 사용한 특허는 관련법에 따라 월미은하레일 건설 공사 설계와 시공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계약 조건 위반 등

시민검증위는 계약 당시 레일은 Y형 철재 레일이었으나, 이를 알루미늄으로 설계 변경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명시된 Y형 철재 레일이 현재 시공된 알루미늄 레일보다 항복강도 37%, 인장강도 88% 정도 강한 것으로 타났다고 시민검증위는 설명했다.

시민검증위는 "감리검토의견서에서 자재를 교체할 사유로 '시공성', '경제성', '안전성' 등을 들고 있다"면서 "철재 레일에서 알루미늄 레일로 교체할 근거가 없는데다, 항복강도와 인장강도 등 기준이 낮은 재질을 사용한 건 계약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알루미늄 레일에 대한 설계 기준과 근거도 명확하지 않았고,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신기술 인증 제품으로 지정·고시돼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시민검증위는 알루미늄 레일이 각종 시험기준에 적합하지 않고, 레일 상태를 점검하는 기준이 될 제조회사와 시점도 제품에 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실시공 등

시민검증위는 관련법에 따라 월미은하레일의 경우 2.9m 이상 낙하방지시설을 했어야 하지만 교량 폭이 1.11m로 시공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렵법에 의한 추가시설이 설치되기 전까지 월미은하레일의 차량 운행은 정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검증위는 "1.11m인 교량 상판 폭을 낙하방지시설을 포함해 2.9m 이상 확장할 경우 현 교량상판에 대한 구조해석을 별도로 검토해 재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17일 시운전시 부러진 안내륜도 충분한 강도와 성능을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고, 세계 최초로 제작돼 신뢰성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각과 교량 상판을 지지·연결하는 볼트의 수량도 설계도면과 다른데다, 90% 이상이 1개 이상 누락 시공된 것을 확인했다고 시민검증위는 말했다.

총 141개 교각 중 설계(24개)와 달리 10개를 덜 쓴 곳이 30개나 됐다. 설계와 같이 시공된 교각은 8개에 불과했다.

이밖에도 시민검증위는 월미은하레일 궤도에 배수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일본에서 도입한 신호시스템도 적합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검증위는 "가급적 약간의 보완을 통한 월미은하레일 개통과 운행 가능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면서 "하지만 현 시스템으로는 월미은하레일 운행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시민검증위는 앞으로 검증 결과를 2~3차례 더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교통공사가 시민검증위원회 활동으로 안전성 문제가 확인된 월미은하레일 사업을 포기해
 투자한 853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혈세 낭비'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월미은하레일

인천교통공사가 853억원을 투자해 건설했다.

인천역~월미도 문화의 거리~월미공원~인천역을 순환하는 6.1㎞구간에 6~17m 높이로 세운 궤도를 따라 무인자동운전차량이 운행하는 모노레일이다.

본디 2009년 7월 개통할 계획이었지만 설계와 다른 시공이 문제로 제기돼 개통이 1년간 미뤄졌다. 이후 시험운행 중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2월10일 월미은하레일 문제점을 검증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 17명으로 시민검증위원회가 구성됐다. 시민검증위는 공공성 소위원회와 안전성 소위원회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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