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아나운서 '안영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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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아나운서 '안영민'을 만나다
  • 김지혜
  • 승인 2011.04.0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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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인터뷰

2011년 K리그 인천유나이티드 첫 원정 경기가 있었던 날, 상주에서 ‘인천 장내 아나운서’를 만났다. 엠씨를 보러 왔냐고? 아니, 그는 '응원하러' 왔단다. 아나운서 안영민씨는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미추홀 보이즈 속에서 서포팅을 하고 있었다. 이미 응원가는 다 알고 있었고, 마이크는 잡지 않았어도 그의 목소리는 컸다.

 
 ⓒ 2011.3.5 상주. 인천 장내 아나운서 안영민씨는 사진이 찍히는 줄도 모르고 미추홀보이즈와 함께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 장내 아나운서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09년, (정확히 말하자면 음향실 안에 있는 여성 아나운서는 창단해부터, 운동장에 내려와 흥을 돋우는 남성 장내 아나운서는 2009년이다.)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하는 이유는, 그 남성 아나운서가 ‘멋있어서’가 아닌, 목소리가 ‘너무 컸었기 때문.’

“문학경기장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던 날, 기억나요. 그 날 경기 끝나고 홈페이지에 제 이야기가 올라왔거든요. ‘남자 아나운서 때문에 귀가 따가웠다.’ ‘경기 보는데 집중이 안된다.’ ‘장내 아나운서가 꼭 필요하냐.’등, 별로 좋지 않은 내용들이었죠. 하하”

그가 변명(?)식으로 해준 이야기는, 자신의 목소리 모니터가 잘 들리지 않아 더욱 크게 내질렀다는 것. 아무래도 경기장에서 첫 엠씨를 본 날이었기 때문에, 남모르는 애로사항이 많았으리라.

“그런 이야기들은 아무것도 아니죠. 사실 MC 준비하는 과정이 좀 혹독했어요. 따로 배운게 아니라 몸으로 아르바이트 하면서 선배들 어깨너머로 배웠죠. 욕도 많이 먹고, 핀잔도 많이 받고. 힘든 일 참 많았었는데, 도와주는 사람들이 항상 옆에 있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즐겁게 일했습니다.”

안영민은 ‘모두윈 엔터테인먼트 대표’다. 말이 대표지, 세금계산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든 거라고. 인천유나이티드 장내 아나운서를 보게 된 것도, 일일이 K리그 구단에 전화를 해서 ‘장내아나운서 필요하지 않느냐’ 문의를 했다고 한다. 그중 인천 유나이티드가 관심을 보여서, 인연이 되었다고.

홀로 마이크와 엠프를 챙겨 차에 싣고 다니는 개인 사업자. 발로, 말로 열심히 뛰는 '안영민'은, 인천 장내 아나운서 뿐만이 아닌, 국민일보 쿠키TV 전문 리포터, 케이블 소비자TV 메인MC, 남산 N서울타워 전속 MC, 각종 기업행사 MC등... 여러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원래 말하는걸. 좋아해요. 남 웃기는 것도 좋아하고요. 어릴 때부터 그 쪽에 재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일 하려면 사람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하거든요. 어릴 적 반장이나 회장선거에 출마 했던 것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엠씨, 아나운서등 말로 일하는 사람들은 타고 나는 재능 반, 노력하는 거 반 인 것 같아요.”

그는 이 일을 천직으로 삼고 있었다. 일하는 것을 즐기고, 그리고 그 일에 푹 빠지는게 중요하다고. 그래서 인천유나이티드 장내아나운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인천이라는 팀에 빠졌다고 한다.

“멘트를 하고 있는데, 상대편 감독이 경기 중 목소리가 너무 큰거예요. 안그래도 우리팀이 지고 있는데... 그래서 뒤에서 살짝 불만을 표시 했는데, 글쎄 저와 눈이 딱~~!!!! 딱 마주친거죠. 상대편 감독님 가까이에 있다가는, 한 대 맞을 것 같았어요. 자리를 얼른 피했죠.”

그는, 정보전달 역할 뿐만이 아닌, 분위기의 흥들 돋울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역할을 하는 ‘장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모두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인천'을 외칠 때 최고의 전율을 느낀다고.

“경기장에 축구를 즐기러 오잖아요. 경기 승패에 상관 없이 축구장에 와서 ‘즐거웠다’라는 마음을 갖고 돌아간다면.  그 것이 장내 아나운서를 보면서 느끼는 '최고의 보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2011.3.20일 대구전 문학경기장. 인천구단 점퍼를 입고 마이크를 잡은 안영민.

팬의 마음으로, 팬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오늘도 팬과 함께 서포팅을 하는 장내 아나운서 안영민. 그가 외치는 '인천!' 속에는 '진심'과, '팬(pan)심'이 담겨있다.  ‘그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 -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행복을 나누는 MC가 되고 싶다.’ 라고 말하는 그. 말은 단순히 입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것,  'MC 안영민'과 함께, 우리도 진심을 담아 경기장에서'인천'을 외쳐보자.

글-사진 김지혜 UTD기자 (hide5-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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