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적 대화'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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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적 대화'의 의미
  • 장현정
  • 승인 2011.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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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미술치료사·사회복지사


요즘 아이들에겐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대화가 절실하다.

최근 '공감의 시대'라는 책이 널리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사회성도 뛰어나고 자신감이 있다는 학계의 보고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공감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창의성 교육', '우뇌형 교육', '감성교육' 등 정서를 표현하고 나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술, 음악, 놀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감성과 공감능력을 키워주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요즘 청소들에게 "기분이 어떠니?"라고 물어보면 10명 중 8명은 "쩔어요"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쩐다"를 들어보셨나요?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너 입냄새 쩐다", "오늘 옷 쩔게 입었는데", "무한도전 쩐다"

위 예를 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쩐다"로 표현합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멋지다, 대단하다, 굉장하다, 놀랍다, 어이가 없다, 심하다, 강하다, 잘한다, 기가 막히다" 등의 뜻을 의미하는 단어인 듯합니다.

"쩐다"는 단어는 미분화한 아이들의 정서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예입니다. "쩐다"는 단어 하나로 모든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아이들은 풍부한 정서의 표현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감정적인 성숙이 더디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표현하는 감정단어는 "좋다"와 "싫다" 뿐입니다. 성장함에 따라서 좀 더 복잡하고 차원 높은 감정을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죄책감, 좌절감, 수치심, 억울함' 같은 감정들 말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감정의 분화라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감정이 분화하고 이 감정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 때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기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인해 자존감도 또한 함께 높아진다고 합니다.

"엄마가 성적이 떨어졌다고 때렸어요."
"기분이 어떠니?"
"짜증나요."

이 아이의 "짜증나다"는 표현 안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 엄마에 대한 서운함, 스스로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데 대한 좌절감, 매를 맞은 데 대한 분노와 억울함, 수치심 등의 감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읽어주고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읽어주는 대화법이 필요합니다.

"네가 노력한 것을 엄마가 몰라주어 속상하고 서운하겠구나."
"시험을 못 봐서 실망스럽고 좌절했겠다."
"엄마가 때려서 화도 나고 억울하겠어."

이 같이 감정을 찾고 읽어주는 게 공감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찾고 찾아낸 감정에 대해 존중받는 과정은 심리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행복감을 되찾게 됩니다.

자신감이 없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부적절하고 나쁜 것이라 생각하고 감정을 억압하고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나쁜 감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감정'이라는 건 자동적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우리가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통제와 조절이 필요한 것은 '행동'입니다.

"동생이 네 물건을 망가뜨려서 화가 많이 났구나. 엄마라도 속상하고 화가 났을거야. 하지만 때리는 것은 안돼."

위와 같이 아이들이 동생을 때리는 행동은 나쁜 행동이지만, 동생에게 느끼는 질투와 미움은 받아주고 이해해야 하는 감정입니다.

감정은 있는 그대로 받아주되 나쁜 행동은 제한하여 주세요.

다양한 감정단어를 알려주고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공감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쉽고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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