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학교의 '민낯'... 그래도 '희망'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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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학교의 '민낯'... 그래도 '희망'을 말하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2.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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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 윤영실, '그래도 학교가 희망이다' 출간

 

 

 

 

'아버지의 학습 압박에 하루아침에 문제아가 되어가는 모범생, 부모의 권위적 훈육에 학교 밖으로 폭주하는 아이들, 몸은 고등학생인데, 정신은 유치원생보다 못해 하나하나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섞여 하루 8시간을 생활하고 있다. 학교는 어느 순간 교육보다 돌봄의 기능이 강화되었고... 게다가 학생부 종합전형과 격화된 경쟁은 몇몇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었다. 교무실까지 쫓아다니며 악착같이 자신의 논리를 관철하는 괴물은 당황해하는 교사에게 경멸의 웃음을 흘린다. 온갖 대회의 스팩을 쌓기위해 격렬하게 항의하고 선생을 논쟁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더러 수행평가 하나로 온 학교가 전쟁터가 되고 시험 문제 하나에 목숨을 건다...'

 

인천에서 현직 교사로 활동중인 윤영실 교사의 저서 <그래도 학교가 희망이다(세상의아침)>가 출간됐다.

저서에는 윤 선생이 지난 1989년부터 30년간 교사로 활동하며 가슴에 담아온 온 수많은 이야기들과 사색, 고뇌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는 ‘학교에 희망이 있을까?’라고 묻는다. 교실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학생들의 군상들을 보건데 학교가 학교로서, ‘배움의 터’로서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정색하고 묻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인 우리 학교의 현실에서.

 

격화된 경쟁, 소외, 교사를 옭아매는 규정들, 권위적 훈육과 대학에만 관심 있는 부모... 그는 이런 것들이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더러는 ‘괴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는 세상의 거울이자 축소판이다. 그 변화는 놀랍고 새삼스러운 것이 아닌, 세상이 변한 만큼 학교도 변한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학교가 아무리 삭막하기로 이미 지옥이자 거친 정글로 변한 학교 밖 세상에 댈까."

 

윤 선생은 그래서 '아이들이 아무리 거칠어졌다 해도 어른보다 건강하고 순수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이 책은 학교 안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부딪히며 만든 가지가지 사연과 일상들을 촘촘한 그물로 건져올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입체적으로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점에서 단지 교육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침통한 질문을 던진다. "이대로 괜찮은가."

 

저서는 학교 현실에 대한 고발과 비판만이 담겨있진 않다. 그는 그간 자신이 경험해 온 것들(수업과 실험 등)을 통해, 동료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가르침의 오랜 기간 속에 자신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아이들에서도 배운다. 소녀 가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두 동생을 지키는 어린 학생의 집을 다녀온 뒤 '공부'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P의 집을 다녀온 후 나는 아이들 앞에서 습관처럼 하던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워졌다"고 고백한다.

그렇기에 저서는 성실한 기록으로 학교의 민낯을 드러낸 정직한 보고서이자 비판서이며 저자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나아가 우리학교가 나아가야 할 지침서이기도 하다. 그는 '교사에게 버릴 경험은 없다'며 삶 전체로 아이들을 만난다. 학생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으로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하고 있다. '그래도 학교가 희망'이라며.

 

윤영실 선생(53)은 지난 1989년부터 인천에서 교사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교원대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 생물공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무엇보다 학교 선생으로 ‘교실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이 교사’라는 신념을 실천하려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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