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이 품고 있는 안양 '수리산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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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이 품고 있는 안양 '수리산 성지'
  • 이창희 시민기자
  • 승인 2019.12.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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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성인 유해 모신 천주교 성지
수리산 성지 풍경
수리산 성지 풍경

안양시 만안구 병목골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수리산성지는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피난와 살았던 교우촌이자 최경환 성인의 유해를 모신 천주교 성지다. 김대건 신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신부가 된 최양업 신부의 아버지이기도 한 최경환 성인은 아내 이성례와 함께 수리산 아래 담배촌에 정착해 교우촌을 이루며 천주신앙을 전파했다.

신자들이 이곳에서 담배농사를 짓고 옹기를 구워 생활했기 때문에 담배촌이라고 불렸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났을 때 최경환은 천주교 신자들이 무수히 죽임을 당하자 한양을 오가며 순교자들의 유해를 거두어 안장하고, 불안해하는 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돌보던 중 서울에서 내려 온 포졸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배교하라는 고문과 회유 속에서도 최경환은 신앙을 고수하며 모진 형벌을 받다가 35세의 나이로 장렬히 순교하였고, 부인 이성례 역시 당고개에서 참수되고 만다. 1984,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을 위해 방한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최경환은 성인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순례자성당 앞에는 최경환성인의 반신상이 서 있으며, 기념관에는 최경환 성인의 생애와 담배골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맞은편 이성례 마리아집은 현재 식당과 피정의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최경환 생가는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초가가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다. 벽면은 황토벽으로 꾸며져 토속적이며 아늑하다.

생가 안 성당에서는 한꺼번에 300명의 신자가 미사를 드릴 수 있는데, 2층 다락방에 앉으면 제단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제단 한 가운데는 최경환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벽면은 토굴처럼 바위가 돌출되어 있으며 촉감 좋은 마루에 앉아 조용히 기도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최경환성인 묘역 가는 길은 돌계단이 놓여 있어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가장 위쪽에는 최경환 성인의 묘소와 기념비가 서 있다. 솔숲으로 둘러싸인 야외 미사터는 조용히 사색하기에 좋다. 골짜기의 생김새가 병목처럼 잘록하게 좁아서 병목골이라고 불리었는데 병목안 삼거리에서 수리산 계곡을 따라 성지까지 가는 길이 호젓하며, 가까이에 있는 수리산삼림욕장에 들러 머리를 식혀도 좋다.

돌석도예전시관 풍경
돌석도예전시관 풍경

 

수리산은 경기도 안양시와 시흥시, 군포시와 화성군과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500m도 안되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X’자 형태로 뻗은 능선을 따라 다양한 산행코스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서쪽 능선의 수암봉에 올라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수리산 산림욕장-병목탑-태을봉-수리산 성지까지 대략 2시간이 소요된다.

한때 옹기촌이었던 수리산 성지에서 시내 쪽으로 내려오면 돌석 김석환 선생의 50년 도예작품을 전시한 돌석도예전시관이 나온다. 여성도예가의 손길이 닿아서 그런지 작품이 아기자기하고 소탈한 것이 특징이다.

1층은 비교적 큼직한 옹기작품 90여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가죽신, 버선, 소줏고리 등 아기자기한 소품 도자기가 가득하다. 옹기작품 80편이 전시된 2층은 근사한 카페로 꾸며졌다. 테라스 쪽 창가에 앉아 전통차를 음미하며 도예작품을 감상하도록 꾸며졌다. 따사로운 볕을 쬐면서 독서 할 수 있는 북카페이다.

3층은 작은 도자기가 많은데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수리산 자락과 도자기의 어울림이 좋다. 야외에는 대형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어 작품사이를 거니는 맛이 쏠쏠하다. 도자기 장승, 도자기 초가집 등 토속적인 작품도 눈에 들어온다.

지하 도예체험관에서는 석고틀을 이용해 콜라병, 주스병 등 생활에 필요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으며, 초벌기물에 그림 그리기체험을 할 수 있다. 4인 가족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수리산 등반 및 자전거라이딩 회원들...
수리산 등반 및 자전거라이딩 회원들...


시민기자 이창희 lee902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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