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인천, 최고의 항해 교육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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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인천, 최고의 항해 교육을 꿈꾸며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2.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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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김상환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교장

 

'개방’이라는 시대적 과제이자 흐름을 맞아, 학교가 '학교'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경계와 울타리를 스스로 허물고 지역사회에 개방한다.

 

올해 9월3일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김성환 선생님
올해 9월1일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김상환 선생님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정의된다. 구체적으로 특화된 산업수요에 연계된 맞춤형 전문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를 말한다.

어원을 풀어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독일어 마이스터(Meister)의 본래 뜻인 ‘장인’, 바로 이 ‘장인’ 혹은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취업교육터가 바로 마이스터고등학교다.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무언가 특별한 면모를 보인다. 그들이 여타 고등학생들과 비교해 눈에 띌 만한 성장과 성숙을 이룩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또래들과 비교해 조금 더 명확한 ‘꿈’이 있고 그것을 위해 조금 더 빨리 나아가고자 어떤 ‘선택’을 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인천in은 미래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바다’를 선택한 사람을 만났다. 

26년째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해사고)서 수천명의 인천 해양 마이스터를 키워 온 김상환(56) 선생님. 그는 올해 9월 인천해사고 교장으로 취임했다.

한 학년에 120명씩, 총 360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피워내고자 정진하고 있는 이곳에서 그 역시도 자신이 품어온 해양 교육과 지역공동체의 꿈을 펼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9월 취임식에서 그는 “우리 학교는 친구와의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같이, 함께 세계 최고의 해기사를 양성하는 곳”이라 강조했다. 이것이 그가 지닌 ‘우리 학교, 인천해사고’의 ‘정체성’이자 그 자신의 ‘꿈’, 교장이 되고 나서도 분주히 뛰어다니는 이유라 하겠다.

최고의 해기사, 즉 학생들을 최고의 항해사와 기관사로 키워내기 위해 그는 학교 안팎 양면에 걸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해사고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해사고등학교 교정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의 모토이자 슬로건 '바다는 우리의 미래다'

 

해사고는 중구 월미로 338, 우리에게는 월미테마파크(놀이공원) 한쪽 끝, 인천내항 도크부두로 더 익숙한 월미도의 해변에 위치해있다. 인천토박이라면 잘 알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다. 언뜻 지나쳐버리기 쉬운, 도심과 떨어져 불편함이 더 커 보이는 이 곳의 어떤 점이 그리 자랑스러운 걸까?

해기사를 양성하는 학교인만큼 해사고의 교육은 항만과 해양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시 중 하나인 인천의 산업특성, 정체성과 가장 밀접한 산업교육을 제공하는 학교인 것이다.

해기사를 양성하는 학교는 전국에 4곳, 고등학교는 부산해사고를 제외하면 이곳이 유일하다. 이곳은 또 인천에 소재한 두 곳의 마이스터고 중 한 곳이며, 인천 유일의 ‘국립’ 고등학교이기도 하다.

지난 1981년 개교한 이곳은 1993년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로 개편, 2012년부터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전환됐다. 시교육청이 아닌 해양수산부가 직접 인사권과 예산권 등을 관할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 몇 없는 국립마이스터고등학교. 그 희소성에 더해 기숙사비와 교복비, 식비 등 거의 모든 비용을 국가가 지원한다. 김 교장의 자부심이 괜한 것이 아니다.

그는 “우리는 일반고등학교와는 다르게 운영되야 합니다”고 말한다. 해사고의 학생들이 가진 꿈이 해기사, 상선(商船) 직원, 해군, 공기업의 선원, 선박 공무원 등이고, 그들이 장차 만날 고객들은 육지가 아닌 ‘바다’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학교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는 곳. 그렇기에 해사고의 교육은 바다와 관련된 항해과와 선박기관과 두 과로 나누어 진행하며 이 밖에도 토익 교육 등을 제공한다. 이들은 책상에서만 공부하지 않는다. 실습차 직접 항해를 나가기도, VR 등을 활용한 모의실습을 하는 등 ‘체험형’ 교육이 주를 이룬다.

 

실습을 마친 해사고 학생들 (사진제공=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실습을 마친 해사고 학생들 (사진제공=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이처럼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교육과 각종 국가 지원과 장학금, 해양 분야에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선생님들, 졸업과 함께 획득하는 자격증, 인천 관내서 가장 높은 취업률(약 95%)과 고연봉... 아이들의 꿈을 실현하기 가장 적합한 이곳이지만, 김 교장은 꼭 이뤄내야할 일련의 '과업'이 있다.

그것은 교장이 된 이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다. 꽤나 오랜 기간동안 그가 지녀온, 교장으로 부임한 지금이라면 어쩌면 해결할 수도 있을지 모를까 생각하는 ‘숙원’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과업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바다가 정체성인 도시임에도 인천 학생의 지원 비중은 낮을까?”, “왜 우리학교가 해양과 항만교육의 중점으로 거론되지 않을까?”, “왜 인천은 바다라는 엄청난 자원을 부산에 뺏기고, 넘겨주는가?”, “학교는 왜 학교로만 남아야 하는가” 등이다.

해사고의 학생 지원률은 그리 높지 않다. 2017년 기준 경쟁률은 2.38:1. 이 중에서도 인천 학생의 비율은 30%에 그쳤다.

그는 이러한 물음의 답은 ‘모름’이라 말한다. 답을 모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해사고에 대해, 인천 바다에 대해, 그것이 지닌 가치와 역사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그가 지닌 모든 걱정의 근원이라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그는 “알려야한다”고 강조한다. 항구도시임에도 항만교육 시스템이 없는 인천. 항만이라는 큰 자원이 있음에도 해기사 양성의 주 도시는 부산으로 생각하는 시민들. 부산에만 존재하는 해양 클러스터...

그는 “유관기관들이 항만교육기관, 박물관 등 벨트구축에 앞장서고 이를 통해 시민접근과 호응, 관심을 제고해야합니다”라며 “이 비전에 해사고가 앞장설 것입니다”이라 밝혔다. 인천 유일, 전국 단위로도 몇 없는 국립학교가 교육 인프라 구축의 중심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해사고를 시작으로 '조금 더 해양도시 다운 해양도시 인천'을 만들고자 한다. 그가 교장으로서 처음 추진하는 대형 기획인 본관과 별관 신설은 이 계획의 첫 걸음이다.

“해수부에서 13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내년 초 디자인 공모에 들어갑니다. 신설될 건물은 우리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자, 시민들의 쉼터, 인천 바다의 역사와 컨텐츠들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내년 설계공모를 거쳐 2021년 착공예정인 해사고의 신 건물. 그는 학교와 사회가 분리될 수 없다는 신념 아래 해사고의 존재 이유는 ‘바다’에 관심있는 학생·시민 모두가 해사고를 통해 무언가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는 또 2020년 착공 예정인 월미도 해양박물관과 연계한 체험형 컨텐츠 제작(해사고 배를 체험케하는 일 등)으로 교육과 일반시민들의 인식개선을 동시에 잡고자 계획중이다. 교정 일부도 개방해 시민들과의 접촉도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학생들의 접근도를 높이기 위한 선박안전체험공간교실 증축(VR, 선박조정 시뮬레이터, 배 운용, 화재대처)과 해수부 산하 22개기관-시교육청의 네트워크 설립, 정부정책(선박직 공무원 확대,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자부심 있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후진학 과정 시스템) 건의 등이 그의 비전이다.

이러한 그의 바람이 통한 걸까?

시 차원의 ‘해양수산연구단지’가 내항 1·8부두 3500여 평에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2021년부터 내항 1부두 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지사 건립공사 착수,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유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29일 밝혔다.

선박모의조종 시뮬레이터 등 최신장비를 활용해 실제 바다에서 훈련할 수 있는 해양교육시설이 들어서는 것으로, 해사고 학생들과 인천시민 인식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경로를 통한 대외홍보 외에 김 교장은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사업도 빠뜨리지 않았다. 산책로를 조성하고 텃밭에 꽃과 작물을 키우는 등...

위험하고 고독한 작업을 수행해야할 해기사로 나아가는 학생들을 위해, 그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작지만 섬세한 것’을 연구하는 것도 김 교장의 일과 중 하나다.

“한국 해운산업은 앞으로도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다만 우리 학생들이 주로 타는 케미칼선은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그들을 전문인력으로 키워 인천 바다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노령화된 외국인 해기사들을 대체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그렇기에 해사고에 대한 지원이 곧 학생 그리고 인천과 한국, 나아가 바다를 살리는 것이 아닐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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