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는 메르스와 감기 중간 정도의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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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는 메르스와 감기 중간 정도의 전염병"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02.12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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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1번 확진자 완치 이끈 인천의료원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
미열 만 있다가 1주일 후 호홉 곤란으로 인공호홉기까지 준비
HIV 치료 성분 투여한 후 7일 만에 열 내리며 증세 호전
18일 간 치료 전담하며 설날 귀향도 못하고 당직실서 쪽잠도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1번 확진자를 치료한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중국 우한 거주 교민을 위해 마련된 3차 전세기가 지난 11일 오후 8시39분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이 전세기에는 국내에서 첫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가 완치된 중국인 여성 (1번 확진자)도 타고 있었다.

인천의료원 퇴원에 앞서 고향 우한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대로 중국대사관을 통해 외교부의 협조를 얻어 마침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1번 확진자는 18일간 인천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면서 의료진에게 직접 영어로 쓴 손편지를 남겼다. 

“당신 모두는 내게 영웅이고 이 경험을 절대 잊지 않겠다", "우리가 이 질병을 극복하는 날이 오면 의료진을 내 고향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12일 인천의료원 감염관리실에서 이 환자를 치료해온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을 만났다. 문 너머로는 1번 확진자가 18일간 치료를 받던 음압치료병동이 눈앞에 보였다.

“저희는 음압병동을 2009년부터 짓고 운영을 해왔어요. 자체 발생 케이스는 없었지만 에볼라와 메르스 사태에서도 의심환자를 최초로 대응하기도 했어요. 이미 감염병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 상태였고, 철저하게 대비했죠”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던 1번 확진자는 지난달 19일 우한공항에서 인천을 거쳐 일본으로 가려던 중 인천공항 검역 과정에서 발열 증상이 확인됐다. 이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검사를 거쳐 지난달 20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가 입원한 첫째 날이랑 둘째 날에는 상당히 무서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둘째 날 가족을 돌려보내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감염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음압병동을 이동하고 있다.
12일 인천의료원 음압병동에서 감염방지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입원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이 미열만 있었다. 하지만 1주일 뒤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코를 통해 산소를 보충하게 됐다. 만약을 대비해 인공호흡기까지 준비됐다. 

의료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음압병동의사와 간호사들은 이 환자의 치료에만 전념했다. 치료를 총괄한 김 과장은 설 연휴에도 고향을 내려가지 못한 채 진료에 매진했다. 집에도 가지 못한 채 당직실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죠. 간호 인력도 평소에 갈고닦은 실력으로 일했어요. 사실 저희라고 감염이 두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그런 것을 무릅쓰고 헌신적으로 일을 해준 의료진에게 가장 고마워요”

의료진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 성분을 지난달 21일부터 투여했다. 지난달 28일부터 고열이 가라앉기 시작해 31일부터는 산소 요구량이 줄어드는 등 상태가 호전됐다. 이후 지난 6일 격리 해제되고 퇴원했다. 

김 과장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고 있지 않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이후 제2·3의 신종 감염병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다.

"현재 확진자가 28명으로 단정은 못하지만 신종 코로나는 단순 감기와 메르스의 중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확산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렇기에 다음 감염병을 감지할 수 있는 감시망과 이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 시급합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왼쪽)과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이 지난 6일 기자들에게 1번 확진자의 완치판정 사실을 밝히면서 1번 확진자가 전달한 감사 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실 감염내과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에야 겨우 주목받는다. 전국에서 전체 의사 10만여 명 중 감염내과 전문의는 고작 250여 명에 불과하다. 반면 내과 전문의는 1만 여명에 달한다.

"일단 감염내과가 힘들고 각광받지도 못해요. 인지도도 많이 떨어지죠. 대놓고 말하면 병원에서 돈벌이가 안 되죠. 우리나라에선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에 대해 돈으로 환산하지 않아요. 우리도 소방관처럼 재난 사태시 목숨 걸고 일하지만 별도의 보상이 없어요. 만약 이 의료진들이 못버티고 이탈하면 의료체계 자체가 무너지는 거에요"

최전선에서 신종 전염병과 싸운 의료진은 주변 이웃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하고 있다.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한 걱정에서다. 의사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한 그가 부담감을 무릅쓰고 인터뷰에 나선 이유였다. 그들에게 필요한건 합당한 처우와 함께 이웃들의 따뜻한 시선이었다.

"감염병이 터졌을때만 관심을 갖지 말고 평소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여기있는 의사와 간호사, 청소부 아주머니 모두 인천시민이고 누구의 가족입니다. 우리도 아플 수 있고, 환자의 경과가 안 좋을 수 있는데, 누구를 탓하지 말고 항상 응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의 노고를 높게 사주고 지원도 많이 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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