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활력에서 우러나는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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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활력에서 우러나는 웃음꽃
  • 정민나
  • 승인 2020.02.20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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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나의 시 마을]
나의 춤 사랑 - 허 회 숙

 

나의 춤 사랑

                   - 허 회 숙

 

솜털 보시시한 사춘기 소녀들을

포크댄스(folk dance)란 요술 빗자루에 태워

지구별 먼 나라로 데려다 주시던 무용선생님

 

강당도 없어 먼지 풀풀 날리던 운동장에서

어깨엔 아코디언, 탭 댄스 현란했던 남자 무용선생님

삐쩍 마른 소녀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끄신 분

 

중등학생 모두 모여도 넉넉했던 인천공설운동장

매년 열리던 마스게임 대회라는 축제

불꽃같은 열정으로 소녀들은 매 년

행사 때마다 초대되어 공연을 했지.

 

흰 셔츠, 흰 바지, 흰 머리 띠

새까매진 얼굴에서 두 눈만 반짝 반짝

흰 운동화 신고 가볍게 날던 우리 마음

지금도 그 시절 그리워 총 동문회 단골 메뉴가

기별 댄스 경연 대회

 

2 영어회화 시간, 한국계 미국수녀님 추천으로

학교 예술제 영어 무용극에

운 좋게 발탁되었다

 

무용선생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빈 교실을 빙글 빙글 돌았지 신데렐라 꿈속 같이

몸 따라 내 마음도 두둥실 떠올랐지

 

건전한 춤 문화가 발 딛고 설 자리 없던

가난하고 팍팍했던 세월

기쁨의 원천이었던 춤

 

소녀 시절 빛바랜 앨범 속에

곱게 접힌 추억 한 장

바라보다

 

황혼에 다시 찾은 나의 춤 사랑

라인, 방송, 밸리, 스포츠, 웰빙 댄스는

요즈음 지역 문화센터에서 가장 높은 인기종목

내 인생의 가을 녘

있는 그대로의 즐김이 소중하다는,

 

혹자는 내 소망 듣고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웃어 버릴지라도

인생의 혹독한 겨울이 오기 전 나의 곳간

춤 사랑으로 채워 보리라.

 

 

각박한 현대 생활에서 심신의 피로는 자주 찾아온다. 사회생활을 접고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도 밋밋한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을 토로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언제 행복감을 느낄까? 육체가 행복함을 느낄 때인가? 마음이 그러할 때인가? 필자는 하는 일에 몰입할 때 행복한 느낌을 주는 호로몬이 분비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 때 심신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흔히들 심신이 안정되고 즐거워야 행복하다고 한다. 문화회관이나 복지관에서는 분기마다 심신 단련 프로그램이 개설된다. 사람들은 활기찬 모습으로 이 곳을 출입한다. 밸리 댄스, 라인 댄스, 같은 스포츠 댄스나 기타, 드럼, 바이올린, 섹스폰 같은 음악 활동, 스케치, 수채화, 유화 같은 그림 그리기, 독서나 글쓰기 등 인문학을 공부하기도 한다. 이곳은 일종의 쉼터가 되어 이들에게 심신의 안정을 안겨 준다. 활력에서 우러나는 만족감은 자신을 넘어 타인에 대한 긍정적 배려심으로 나아간다. 그러하기에 이 곳은 그 흔한 노인 문제와는 거리가 먼 곳이 된다.

 

위 시의 시적 화자 역시 이런 자신감의 증가로 행복한 대인 관계를 맺어왔으리라. 일찍이 학교 예술제 무용극에 발탁되어 춤으로 행복한 감정을 겪어본 사람이었기에 황혼의 시기에 다시 춤을 찾게 된 것이리라.

옛날부터 유교적 전통을 지켜왔던 우리나라는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것을 퇴폐적인 문화로 여겨왔다. 하지만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행위는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이제 춤은 향락적이 댄스문화에서 벗어나 건전한 여가 활동을 인정받아 원만한 지역 사회를 이루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춤을 추는 사람은 틈만 나면 새로운 동작을 익히느라 그 흔한 치매 걱정도 없고 참여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 활발한 대인관계도 이어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한 채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웃음꽃을 피우니 그런 춤 사랑꾼은 생각만 해도 주위에 사랑을 발산하는 참 사랑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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