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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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이야!
  • 은옥주
  • 승인 2020.02.26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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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 가족의 세상살이]
(97) 코로나 19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은옥주 / 공감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목이 간질간질 했다. 어쩌지? 어쩌지? 안간힘을 쓰며 참다가 마침내 터져나온 두 번의 재채기에 사방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난 아니에요. 그냥 재채기야. 나는 코로나19 환자가 아니에요"

누가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속으로 수 없이 변명을 늘어놓는다. 조용히 내 곁을 피하는 사람도 있다. 눈치가 보인다. TV는 채널마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송으로 가득 차 있다.

불안해지니 뉴스를 보지 않으려 해도 자꾸 보게 되는 것 같다. 쫓기듯 TV 앞에 앉는다. 우리나라 전역이 순식간에 바이러스 공격을 받고 세계 이곳저곳에서도 발병 소식이 전해온다. 다른 나라 이야기 였는데 어느새 내 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되었다.

내 머릿속에도 24시간 코로나 19가 맴돈다. 불안과 긴장은 머릿속을 잠식해서 즐거움과 생기를 하나하나 빼앗아 가고 있다. 전혀 다른 세상에 와있는 것 같다. 마스크를 쓴 뒤, 안경과 장갑까지 장착하여 완전무장을 한 뒤 외출한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듯 피하고 싶다. 사람을 만나기도,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두렵다. 접촉에 대한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손을 씻고 소독제를 열심히 뿌려도 마음이 찝찝하다. 어쩐지 목이 간질간질 한 것 같기도 하고, 가슴에 통증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생기기도 한다. 이제는 내가 나를 못 믿겠다. 지금 내가 감염되어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엄습한다.

내가 나도 모르게 수퍼 전파자가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 피해를 주면 어떻게 하나! 나는 무사한 것일까! 내가 나를 믿을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참 무서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불안과 공포는 일반적으로 개인이 자신의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우리는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노출되면 최대한 피하려고 하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두려워한다.

불안을 일으키는 사건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무기력 해지고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불안을 매개로 하는 신경회로에 이상이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염려 된다.

불안을 해소할 몇 가지 방법을 찾아 보고 있다.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을 피하고 최대한 지침을 지키며 공원 산책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중무장을 해서라도 바람을 쐬고 싶다. 물론, 건강상태를 잘 확인하며 말이다.

내 마음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들이 좋아하는 밑반찬을 정성스럽게 만들기 시작했다. 외식을 자제하는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즐거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예쁜 색종이를 꺼내에 상징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예쁜 상징물이 부착된 마스크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하나하나 만드는 동안 마음 속에 가득하던 불안이 안개가 걷히듯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불안과 공포를 직면하며 슬기롭게 이 시간을 견디는 지혜가 모든 사람에게 이어지기를 기도해 본다. 

(사진 : 코로나 19에 대처하기 위한 상징 마스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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