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시간씩 마스크 만들어 나누는 공단시장 '마스크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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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시간씩 마스크 만들어 나누는 공단시장 '마스크 천사'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03.1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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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5동 공단시장 '왕이네 수선' 최인자씨
마스크 구입 행렬 안타까워 지난달부터 수제 마스크 제작
매일 2시간 씩 800여장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눠줘
"남을 돕는 기쁨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몰라"
주안5동 공단시장 가게에서 직접 만든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최인자(65)씨. 하루 꼬박 2시간 씩 힘든 일이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남을 돕는다는 기쁨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몰라.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나눔을 실천하고 싶지”

인천 미추홀구 주안5동 공단시장에서 35년 째 수선집 ‘왕이네 수선’을 운영하는 최인자(65)씨는 12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이웃에게 나눠줄 마스크를 만들고 있었다.

최씨의 손은 연신 실과 바늘이 오가며 쉴 새가 없었다. 그를 만난 지 5분 남짓. 어느새 알록달록한 수제 마스크 하나가 완성됐다.

“이 기술로 35년 먹고 살았는데, 마스크 만드는 거야 어렵지 않지. 라디오 들으면서 만들다 보면 시간 금방 지나가”

흥이 난듯한 최씨는 마스크를 만드는 재료가 가득 담겨있는 바구니를 보여줬다. 흰색부터 검은색, 분홍색, 파란색까지 다양한 천 조각이 담겨있었다. 이 중에는 고가의 소재로 꼽히는 고어텍스 천도 눈에 띄었다.

“고어텍스는 1마에 1만원 정도 하는데, 솔직히 돈 따지면 못 만들지. 근데 내가 그동안 먹고살 수 있게 도와준 손님들에게 보답한다고 생각하면 그 행복이 돈보다 훨씬 더 커”

최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지속 되자 지난달부터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최인자씨가 만든 마스크

 

최씨의 손에서 마스크로 만들어질 재료들이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다.
최씨의 손에서 마스크로 만들어질 재료들이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다.

그는 매일 아침 2시간 씩 꼬박 미싱기를 돌려 수제 마스크 수십 장을 만들고, 가게를 방문한 손님들 손에 쥐어준다. 이렇게 나눠준 마스크만 벌써 800여 장이 넘는다.

“뉴스에서 사람들이 마스크 구하려고 줄 서 있는 걸 보고 있으니까 너무 안타깝더라고. 가지고 있는 천으로 마스크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

그를 만난 1시간 남짓한 시간. 꽤 많은 손님이 가게를 방문했다. 그 사이에 ‘마스크 값을 주겠다’는 손님과 ‘돈을 주면 안 만들어준다’는 최씨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돈 준다고하면 절대 마스크 안 줘. 할매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내가 만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만 봐도 기분이 너무 좋아"

그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인 2015년에도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이웃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최근 마스크를 제작하는 시간이 늘어난 탓에 수선과 옷제작 등 주업무가 뒤로 밀렸지만, 보람은 훨씬 크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아들 하나 있는데 잘 키워서 좋은 직장에 가고 잘 살고 있어. 수십년 동안 가게를 찾아준 손님들 덕분이지. 그분들에게 마스크를 만들어 나눠드리는 게 너무 행복해.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할 생각이야"

공단시장 왕이네 수선 가게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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