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의견을 먼저 묻는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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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의견을 먼저 묻는 국회의원
  • 박병상
  • 승인 2020.03.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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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칼럼] 박병상 / 인천도시생태ㆍ환경연구소 소장

21대 총선이 눈앞이다. 하지만 후보의 변명을 보니 기운이 빠진다. 4년 뒤를 다시 기다려야 하나. 참담해야 했던 기억이 이번 선거에 반복되려나?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출마자의 인식을 미리 파악할 수단이 여전히 없다. 초선을 기대하는 후보는 물론이고 재선 이상을 바라는 후보 역시 대의제 민주주의 본령을 제대로 이해할까? 이해한다면 당선 이후 본분을 다할 수 있을까? 21대 총선 유권자는 여전히 미덥지 않다.

험지? 평소 지역에 뿌리내리려 노력하지 않던 후보가 타의든 자의든, 연고 없는 선거구를 도전하려 할 때 내뱉는 말이다. 정치권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면 연고 없는 지역의 유권자들도 자신을 환영할 거라 믿는 걸까? 연고 없는 지역에 출마하고자 하는 정치 초년생도 어처구니없기는 마찬가지다. 대의제 의원의 포부를 밝히기보다 자신의 화려한 이력을 앞세우지 않던가. 서울의 유명한 대학 출신에 해외 유수 대학의 박사학위가 지역을 대의할 자격이라도 된다는 건가? 유권자를 우습게 여기는 게 분명하다.

국가 차원의 입법을 위해 의원이라면 반드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고 논의하며 수렴해야 하건만, 통 그런 노력으로 분주한 모습을 지난 임기 내에 보기 어려웠다. 당론 때문이라고? 당론을 정하려 논의할 때 지역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려 노력해왔던가? 지역보다 계파 이익에 몸을 바치지 않았던가? 정치 초년생은 출발부터 계파에 소속되려는 행태를 보인다. 그래야 공천이 되나? 구태가 아닐 수 없다. 구태를 대의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지역 주민의 의견은 있으나 마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의회를 왜 다시 구성해야 하나. 폭력배의 조직 키우기 같은 모습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인천시는 다른 지역과 분명히 다르다. 문화와 지리와 역사, 그리고 사회적 성향은 인천의 선거구마다 또 다를 텐데, 후보들은 무슨 각오로 자신이 출마하려는 지역구를 선택하는가? 초선이든 재선 이상이든, 출마 전부터 유권자 그리고 장차 유권자가 될 청소년들과 지역에 맞는 주제를 놓고 평소 진정성 있는 토론 자리를 가져본 적 있는가? 단체장 선거가 아니므로 개발이나 행정을 주무르는 공약은 의원 후보의 최우선 덕목일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공허하기 짝이 없다. 신기루를 현혹하려는 선동에 가깝다.

지역 후보는 물론이고, 계층이나 직능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비례대표 후보들은 대의제의 본령을 각인하고 출마를 고민하는가? 국가와 민족의 내일을 염두에 두고 나섰는가? 이번 21대처럼 비례대표 후보를 종잡기 어렵게 내세운 총선은 일찍이 없었다. 4년에 고작 한 차례 주어지는 주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는 어떤 마음으로 투표장을 향해야 하나. 자신과 가족의 오늘과 내일의 행복을 위해 대의원 후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유권자는 오늘도 무력하다. 21대 후보들과 정당들, 유권자에게 무례하다고 느끼지 않나?

지난 총선 투표장처럼 이번에도 무력하질 테니 답답하다. 차라리 투표용지에 칸이 추가되길 바란다. “지지할 후보 없음”과 “지지할 정당이 없음” 칸이 더 있다면 그곳에 기표 도장을 정확하게 찍고 싶다. ‘지지할 후보 없음’과 ‘지지할 정당 없음’이 가장 많은 표를 받는다면 재투표를 해야 하는 제도가 있다면 좋겠다. 그렇다면 정당은 정당과 계파 이기주의로 후보를 공천하지 못할 게 아닌가. 대의제 본령에 가까운 후보를 찾지 않을까?

지역의 경선 과정에서 유권자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그렇게 주장하고 싶겠지만, 당원이 아닌 대부분 유권자는 시큰둥하다. 관심이 없다기보다 경선 후보들이 지역에서 주권자들과 의미 있는 활동을 한 기억이 없는 탓이리라. 느닷없이 나타나 의원 후보를 자처하니, 후보의 됨됨이를 살피려는 유권자들을 시들하게 만들지 않았나? 기득권 정당은 유권자의 주권의식을 혐오하는 게 아닐까?

22대 총선은 나아질까? 고개를 끄떡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경선이나 4월 15일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는 실패한 게 아니리라. 계파에 귀를 쫑긋하며 민의 파악에 거리를 두는 의원과 다른 행동을 할 기회가 열리지 않겠는가? 진정성 있는 차기의 대의를 준비할 수 있지 여지가 있다. 지역에 뿌리내리는 행동에 진정성이 보인다면 기회는 열린다. 그런 후보에게 지역은 험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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