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봄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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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돌봄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 강영희
  • 승인 2020.04.07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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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3)
감염병이 무너뜨린 일상, 이제까지와 다른 일상의 가능성을 넘보며

<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는 강영희 사진작가가 배다리에서 마을사진관 다행을 운영하며 마주하는 인천의 생활문화 현장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지역공동체 활동, 공동체 문화예술활동을 인천in배다리 통신으로 담아왔던 필자가 배다리를 넘어 다양한 인천의 생활문화 현장과 그 속의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격주로 싣습니다.

- 아직은 현장을 찾아가는 것이 조심스러워 코로나 19의 일상에서 문화와 일상의 접점, 그리고 생활문화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모아보고 있습니다. 문화공간이나 문화활동을 소개하고 이야기 하고 싶은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_010-7389-0857)

 

거칠고 차가운 봄바람에도 벚꽃은 피었고, 햇살은 눈부시게 사람들을 유혹한다. 도시는 텅 빈 듯 하지만 자연이 가득한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단다. 수봉공원도 자유공원도 입장금지!!
거칠고 차가운 봄바람에도 벚꽃은 피었고, 햇살은 눈부시게 사람들을 유혹한다. 수봉공원도 자유공원도 입장금지!! 출근길 사람없는 한적한 이 길은 매일 꽃놀이 중~ @2020.04

아무래도 코로나19’는 선 듯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랜만에 보건당국과 의료진, 시민들의 치열한 노력을 통해 신천지와 대구경북의 고비를 넘었다. 초기의 폭발적인 두려움과 걱정은 70여일이 지난 지금 이성적으로 조절하고 배려하며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이나 한국의 상황을 강건너 불보기 하던 다른 국가들에서 폭발적인 전염이 일어나 312WHO는 팬데믹을 선언했고, 180여 개국의 입국제한 조처를 당한 우리나라는 오히려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보건당국이 여전히 폭발적인 감염을 우려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일상을 지혜롭게 버티는 와중에도 생각보다 검사도 치료도 여의치 않은 외국의 지원요청도 쇄도한다. 그 중 6.25 참전국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해달라는 국민들의 청원과 인터넷성범죄 관련 다양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는 시민들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홍매화@2020
홍매화@2020.04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연장되면서 혼자는 걸어도 함께 어울리기는 어려운 일상이다. 공공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러지고, 집에 핸드폰을 두고 나오면 그냥 출근하지만 마스크를 두고 나오면 되돌아가 찾아나간다. 환절기 감기 기운이 그 어떤 때보다 걱정이 되고, 담배연기에 기침이라도 나면 괜히 눈치가 보인다. 작은 사진관, 손님이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인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아픈 거야 상관없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까봐 조심스럽다.’는 어머니 말씀. 나 역시 나야 상관없지만 함께 사는 나이 많은 엄마가 걱정이라 열심히 마스크를 쓰고, 손을 닦는다. 나와 타인을 위한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간을 지내며 SNS나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고민, 활동의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인문학 책모임 '벽돌책 깨기'의 쉬어가는 책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포르투칼에, 리스본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와 감염증으로 더욱 공고해질 인종차별과 여행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인문학 책모임 '벽돌책 깨기'의 쉬어가는 책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포르투칼에, 리스본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와 감염증으로 더욱 공고해질 인종차별과 여행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다음책은 '21세기 자본'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계속 미뤄왔던 책모임을 했다. 조심스러웠지만 서로이 건강을 체크하고, 우려가 되시면 참여하지 않으셔도 되며, 부담없이 오시라 했다. 최소한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는데 다행히 다들 건강하시고, 긴 시간 답답한 상황에서 오랜만에 널찍이 둘러앉아 책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면 감염증이 일상인 시대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그런 상황에서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바뀔지, 아이들의 교육은 또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재택근무의 일상화, 노동은 또 어떨지, 대부분이 감염된 후 항체를 안고 살아가는 게 맞는건지 하는 일상의 이야기가 절반을 채웠다. 

제비꽃
제비꽃이 피면 봄이 오는지, 봄이 오면 제비꽃이 피는지 .. 그런 생각을 했다. 올해 그 벽에는 제비꽃이 피지 않았다. @2017.04

 

오늘 아침 창밖에 시끄러운 공사 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어보았더니 창문 바로 앞 옆집이 공사를 위해 철거를 할 것이고 철거를 하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느라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얼마나 공사를 하느냐 물으니 이제 시작이고, 자신들은 가림막 설치만 하는 거라 모른다고 한다.

집에서 머물고 있는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는 공사 소식에 화가 나서 구청 건설과에 전화를 해서 2달이 넘게 집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와중에 공사라니 너무한 거 아닌가 하는 항의전화를 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관련 법규가 없어서 제재할 방법은 없고 민원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거리두기의 피로감이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느꼈다. ‘어렵다는 말을 들으면 누군들..’ 하는 속말이 이어지니 무엇이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오늘은 자기 돌봄

 

문화오아시스 결과물 - 자화상 그리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두상 만들기
문화오아시스 결과물 - 자화상 그리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두상 만들기

 

TV와 인터넷으로 그럭저럭 버텨보지만 이런 생활의 피로감에 사람들의 일탈이 이어지고, 작은 잘못에도 날카롭게 반응하며, 그런 스스로에게 자책감이 드는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이다. 그러면서 오늘 제안된 버티기 방법은 자기 돌봄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기본부터 해보자는 제안이다. 알고 있지만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가능한 수준에서 오늘부터 해보면 어떨까?  

 

몸을 위해서 - 손 닦기 / 산책하기 / 물리적 거리 유지하기 / 목욕하며 긴장 풀기 / 집 안에서 운동하기/ 건강한 식단과 수분 섭취 / 푹 자기

마음을 위해서는 - 책 읽기 / 숨 깊게 내 쉬고 들이마시기 / SNS 쉬기 / (유튜브 등 이용해) 10분 명상하기 / 일상을 유지하기 / 새로운 것 배우기

정서를 위해서 -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하기 / 자신에 대해 쓰기 / 웃을 거리 찾기 재미난 영화보기/ 감사 목록 만들기 / 모든 느낌을 위한 공간 유지하기 모든 감정 받아들이기 / 좋아하는 음악 듣기 /

영혼을 위해서 -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기/ 기도 끈 만들기/ 향 피우기 / 우리 문화에 대해 배우기 / 어르신께 전화하기 / 자연에 머물기

 

서툰 자화상을 그리고, 시를 옮겨 쓰고, 색을 칠하고, 책을 읽으며 보내는 시간들이 익숙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일이 가능해 보인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상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 그 가능성은 어디로든 열려있다. 이제 선택이 남았다.  

  

페이스북 공개 포스팅_ JUST US
출처.<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자기 돌봄>페이스북 공개 포스팅 그룹 _ JUS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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