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문도시 인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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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도시 인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04.0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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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정부에 거듭 지원 요청
총선 후보들도 공약으로 제시
“충분한 검토 필요” 신중론도
인천의료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천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에 감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4.15 총선을 앞두고 일부 후보들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 인천 감염병 대응 사실상 인천의료원 전담 체계

국내에는 '중앙감염병병원' 등 감염병 전문병원이 없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이 임시로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인천은 4곳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가 인천적십자병원이 지정 보류돼 인천의료원과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3곳만 지정한 상태다.

이마저도 길병원과 인하대병원의 경우 일반환자 진료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사실상 인천의료원이 전담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현재 병원 내 모든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옮긴 뒤, 음압병실로 전환한 일반병실까지 총 68개의 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의료원은 의료 인프라와 의료진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 4일에는 병원 직원(물리치료사)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의료원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 인천시. 정부 지원 거듭 촉구, 총선 후보도 공약 제시

정부는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호남·중부·영남 3개 권역에서 병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과 제주는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등 해외 주요 공항도시는 감염병 유입을 대비하기 위해 응급의료 체계를 갖춘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는 감염병 전문병원 기능을 포함한 종합병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최근 인천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영종도 감염병 전문 종합병원 건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감염병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최근 해외입국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환자치료와 신속한 검사와 지역사회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병 전문 종합병원이 방역체계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번 추경 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해 병원 설립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영종도 하늘도시 내 약 10만5000㎡ 규모의 후보지도 마련한 상태다.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박찬대 후보와 정의당 이정미 후보 등은 인천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 '충분한 검토 필요' 신중론도 대두

다만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위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는 최근 성명을 통해 “공항에 가깝다는 지리적 환경만을 적용해 영종에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을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인천공항에는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유입·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하는 국립검역소가 있고, 질병 관리를 위한 최첨단 시설과 읍압병실, 별도 격리시설도 운북동 공항지원단지에 갖춰져 있다”며 “기존 시설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후보는 “그동안 영종 주민들은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을 요구했다”며 “충분한 검토 없이 감염병 전문시설을 병행한 종합병원을 언급하기 전에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 건립을 우선 추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감염병 전문병원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 대비하는 시설로 종합병원과 결이 다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염병 사태에는 의심환자의 빠른 격리와 진단으로 감염병 전파를 선제적으로 막아내는 역할을 하지만, 평상시에는 소수 인력이 감염병 연구와 결핵, 에이즈 등 격리가 필요한 환자의 진료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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