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방심으로 흔들리는 '코리아 방역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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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방심으로 흔들리는 '코리아 방역 신화'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5.15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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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클럽 방문해 아버지, 외할머니 감염시킨 30대
자가격리 지키지 않고 일터·마트 등 돌아다닌 아버지
거짓말로 집단감염 초래한 학원 강사는 초등생까지 감염시켜
거짓말 일러스트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계속되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말한 거짓과 이제는 괜찮겠지 하는 방심이 그동안 쌓아올린 '코로나 방역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다.

15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 사는 남성 A씨(63)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후 지난 10일 용산구보건소에서 확진 판정된 B씨(30대 남성)의 아버지로 지난 7일 B씨와 서울 모 호텔에서 함께 가졌던 식사자리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씨는 아버지인 A씨 뿐 아니라 외할머니인 C씨(84, 서울 구로구 거주)도 감염시켰다. C씨는 외손주 A씨, 사위 B씨와 지난 7일 있었던 식사자리에 동석했으며, 지난 11일 부평구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B씨는 외할머니에 이어 아버지까지 한 가정 내 2세대를 감염시켰고,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A씨에게 비난의 눈총를 보내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점은 이태원 클럽 방문 첫 확진환자인 용인 66번 확진자(남·29)의 이동 동선이 공개된 지난 7일 오전이었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B씨가 자신이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쳐 하지 못한채 7일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했을 것이라고 동정론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감염 위험이 상존해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실시되는 기간 중에 감염 위험이 큰 클럽을 방문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버지인 A씨도 확진 판정 이후 방역당국에 거짓말을 하고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A씨는 아들 B씨가 확진 판정된 후 B씨의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0일 부평구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확진자의 접촉자였기 때문에 2주 간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다.

서을 이태원 킹클럽
서을 이태원 킹클럽

하지만 A씨는 검사 당일인 11일 구로구 온수동 소재 친척 집을 방문했으며, 다음날인 11일 서울 소재 건설공사현장에서 4시간 가량 일을 했고 부평구 의원과 약국도 방문했다.

12일에는 일터와 부평구 마트, 13일에도 부평구 마트와 문구점 등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도 A씨는 자가격리 이행여부를 묻는 방역당국 관계자에게 “집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따라 부평구는 A씨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A씨를 대상으로 이동 동선 및 접촉자 파악을 위한 심층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15일 오전 연수구 송도동에서는 거짓 진술로 미추홀구 세움학원 집단감염을 초래한 이태원킹클럽 방문 확진 강사 D씨(남·24)와 관련된 또 한명의 3차감염자가 발생했다.

송도동 확진자는 10세 초등학생 E양으로, D씨로 부터 과외수업을 받고 감염된 쌍둥이 여중생과 같은 학원에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다.

초등학생인 E양의 감염으로 D씨와 관련된 인천 초중고생 감염자가 10명으로 늘고 미추홀구 학원가에 이어 연수구 학원가도 비상상황을 맞았다. 학교는 가지도 못하고 학원에만 다니는 초중고생 누가 또 확진 판정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부 확진자들의 거짓과 방심으로 온 국민의 희생 속에서 쌓아올려진 '코리아 방역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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