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 학기 보낸 대학가... 인천대는 내홍, 인하대는 명예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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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 학기 보낸 대학가... 인천대는 내홍, 인하대는 명예실추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7.01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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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인하대 갈등·악재 잇따라
인천대, 성희롱 교수 · 총장선출 갈등 등 구성원 갈등 부각
인하대, 박사방·학원강사·컨닝 등 '명예' 관련 사건 이어져

올 상반기 인천대학교는 집안 싸움, 인하대학교는 명예 실추 우려로 '최악'의 한 학기를 보냈다.

7월1일을 기점으로 2020년도의 하반기가 시작됐다. 인천지역 대학들은 상반기 학사 일정을 마무리하고 학생들의 성적 산출, 계절학기 수업 진행 등에 분주한 모습이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천지역에 소재한 20여개의 크고작은 대학 모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천을 대표하는 인천대학교와 인하대학교에서는 악재가 잇따라 터져나오며 '최악'의 상반기를 보내게 됐다.

지난달 6월3일 인천대 학생들이 대학본부 앞에서 폭언 폭력 성희롱 교수 복귀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대는 올해 1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말께 발생했던 굵직한 사건들이 깨끗이 해결되지 못한 탓이다.

먼저 지난해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어 해임 조치된 A교수와 학생들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일부 학생들 가운데 A교수가 교육부 소청위에 제소를 신청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긴장도 계속됐다.

예상대로 A교수는 지난 4월 소청위에 제소했고, 해임에서 3개월 정직으로 감면받았다. 이에 대책위는 A교수를 규탄하는 각종 성명과 대자보 등을 발표하며 대학본부 차원의 항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A교수는 자신의 연구실 문 앞에 붙어있는 규탄 대자보, 포스트잇 등을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이라 생각해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인천대는 또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베트남 연수생 중 161명의 행방이 묘연해져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불법 취업을 위한 위장 전입이 아니냐는 추론이 중론으로 모아지는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이미 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연수생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월에는 총장 선출과 관련해 구성원의 참여 비율을 놓고 인천대 총동문회와 직원, 조교 및 노조간의 갈등이 촉발됐다.

이 갈등은 정책평가단 인사 비중서 직원·조교·학생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총장 선출 본선 과정서 이사회의 최종 결정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로 내상이 심해지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달부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총장 후보였던 최계운 명예교수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최 교수는 지난달 9일 이사회 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 이사회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법원이 지난달 26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최 교수측은 곧바로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총장 후보였던 박인호 명예교수도 선거운동 기간 자신을 향해 나돌았던 음해성 루머(논문표절 및 에듀키움 회계·특허 관련)와 흑색선전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30일 법적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지난 29일에는 인천대 총학생회가 폐쇄된 교내 소극장에 무단으로 들어가 총학생회장의 생일 축하 파티를 벌였던(26일) 일이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올라와 비판이 쇄도했다.

총학측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코로나19 사태의 종식까지 불필요한 모임을 일절 금지하겠다”고 다짐해야 했다.

인하대 교내에 설치된 코로나19 예방수칙 중국어 현수막

인하대에서는 지난 2월 중국 유학생 격리시설과 관련해 학교측과 학생들 사이의 신경전이 벌어져 소란스러웠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당시 학생들은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치 않았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던 시기라, 격리시설 확보를 포기한 인하대에도 동일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인 유학생이 총 770여명에 달하니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이들을 격리시켜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었고, 시설확보가 여의치 않으며 중국인 유학생 대다수가 격리 수용에 부정적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학교측의 주장이었다.

지난 3월 n번방 사건이 조명되며 ‘박사방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됐을 무렵, 인하대 또한 구설수에 오르며 명예 실추 우려로 고심해야 했다.

조주빈은 인하공전 졸업생이지만, 그가 작성한 글이나 방송 인터뷰 등에서 인하대가 자주 언급됐고 학명도 비슷할뿐더러 대학 캠퍼스까지 인접해있어 다수 네티즌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명예 실추에 대한 우려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5월 거짓말로 수많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초래한 세움학원 강사였던 B씨가 인하대 재학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문과계열 대학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학생 C씨가 B씨에게 n차 감염된 것이 알려지며 대학측은 부랴부랴 문과계열 2개동을 임시폐쇄 조치 하기도 했다.

5월 초와 6월 초에는 각각 해양공학과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집단 컨닝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중 의과대학 컨닝 사태에는 1,2 학년 정원의 약 80% 학생이 부정행위에 가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컨닝사건 이면에 대학측의 무리한 학사일정과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태의 책임을 100% 학생들의 탓으로 돌리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하대는 결국 컨닝에 가담한 의대생 91명의 시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추가 징계는 하지 않는 것으로 대학측의 잘못도 일부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실추된 명예를 되찾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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