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하나하나 '에너지' 충전시키는 경찰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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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하나하나 '에너지' 충전시키는 경찰서장님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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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퇴임 앞둔 서연식 인천 서부경찰서장
”엠파크 등 불법행위 단속 성과 보람”
서연식 인천 서부경찰서장

”인천 서구는 관할 구역이 넓고 민원이 많은 특별치안 수요 지역입니다. 직원들이 피로할 수 밖에 없죠. 제 역할은 이들에게 행복한 일터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내부만족이 주민들에게 이어지는 경찰지원관 역할을 하는 것이죠“

퇴임을 앞둔 서연식 인천 서부경찰서장은 8일 인천in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로 있는 동안 내부 만족이 곧 국민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신념 아래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1984년 경찰대학에 입학한 서 서장은 1988년 경위로 경찰에 입문한 뒤 인천청 기획예산계장, 감찰계장, 계양서 정보과장, 서부서 수사과장, 경찰청 미래발전과장, 서울 관악서장, 충남 홍성서장 등 여러 직책을 두루 역임했다.

지난해 1월 인천 서부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서 서장은 행정업무 등으로 쌓은 섬세함과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은 물론 온화한 성품으로 조직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쌓아와 조직 안팎의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일선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이른바 '에너지충전 인사법'으로 인사를 나눈다. 제의자가 큰 소리로 ‘에너지’를 외치면 응대자가 ‘충전’이라고 화답하는 방식이다. 경찰이란 특성상 내재한 경직된 조직 문화와 소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전문가를 섭외해 개발했다.

그는 또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700여 명이 넘는 서부서 소속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거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친필로 축하카드를 보낸다. 범인 검거나 거친 업무 중 다친 직원들을 위해선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방문해 격려하고 위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중고차 시장인 엠파크 등 중고차 매매단지를 대상으로 인터넷 허위 매물, 중고차 강매 등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중고차매매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162건, 226명을 검거했다. 올해에는 강매·사기행위, 할부대행업체·딜러팀·매매상가 등 2개의 전담수사팀을 따로 구성해 특별단속을 벌였고 총 18건, 82명을 검거했다.

또 인력부족으로 애로사항이 많았던 ‘주차뺑소니’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주차뺑소니 전담반’을 신설하는 등 조직구조를 혁신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현장진출률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2018년 9위에 불과했던 교통조사분야 치안고객만족도가 올해 2위로 올라섰다.

제복을 입은 이후 ‘부지런한 경찰, 스마트한 경찰, 깨끗한 경찰’을 모토로 좋은 경찰이 되고자 노력했다는 서 서장이 36년의 경찰 생활에서 벗어나 민간인으로 돌아가기 전 심경을 차분히 풀어놨다.

서연식 서장이 8일 인천 서부경찰서 서장실에서 인천in과 인터뷰하고 있다.

-퇴직을 앞둔 소감은?

1984년 경찰대학에 입학한 후 지금까지 36년이라는 세월을 경찰인으로 살아왔다. 많은 고뇌와 좌절의 순간도 있었지만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정말 많이 바뀌었고 실제로 ‘치안한류’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찰의 능력도 향상됐다. 특히 최근 수사권 조정 관련 개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등 경찰제도가 비로소 글로벌 스탠다드에 이르는 것 같아 정말 감회가 새롭다.

-서부경찰서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취임 초기부터 ‘부지런한 경찰, 스마트한 경찰, 깨끗한 경찰’을 모토로 화합을 통해 직원들의 에너지를 결집하는데 주력했다. 내부만족이 곧 국민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신념아래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직무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서장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라고 여겼고,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첫 번째는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다. 경찰서장같은 현장지휘관에게는 직원 개개인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만큼 큰 강점도 없다고 생각한다. 직원이 700명을 넘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사무실별로 함께 찍은 사진을 가지고 각자의 특기, 취미 등등 곁들여가며 열심히 외웠다.

두 번째는 '넛지 콜'을 생활화한 것이다. 범인검거, 인명구호 등 성과를 낸 직원과 공무수행 중 공격당하거나 다친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현장과 소통하려고 애썼다. 세 번째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친필로 축하카드를 보내 직원 사기진작에 힘쓴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고된 일이지만, 서장의 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했다.

-서부경찰서만의 독특한 인사법이 있다던데?

이른바 '에너지충전 인사법'이다. 조직 내 소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히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개발했다. 손바닥을 서로 마주쳐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에너지'(제의자), '충전'(응대자)을 함께 외치면 된다. 기존에 경직된 자세로 예의를 갖춰야만 했던 인사에서 경쾌한 스킨십과 함께 큰 소리로 '에너지, 충전'을 외치는 순간 웃음이 터지고 상하간 거리를 날려버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조직분위기가 많이 환해지고 화목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업무추진에도 긍정적 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위에 머물던 직무만족도가 6위로 올라섰으며, 경찰 접촉 고객을 상대로 조사하는 치안고객만족도는 지난해 9위에서 1위로, 비접촉 고객을 상대로 조사하는 체감안전도는 8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서연식 서장이 ‘에너지 충전 인사법'을 통해 직원과 소통하고 있다.
서연식 서장이 ‘에너지 충전 인사법'을 통해 직원과 소통하고 있다.

-서부경찰서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이나 성과가 있다면? 

서구는 관할이 넓고 사건이 많은 지역이다. 특히 국내 최대규모의 중고차 매매단지인 엠파크가 있어 중고차 사기행위 등 특별치안 수요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서구청, 엠파크와 합동 간담회를 2차례 개최했고, 특별단속을 벌여 불법행위 162건, 226명을 검거했다. 

올해부터는 인터넷 사이트 이용 강매·사기행위 전담 수사팀과 할부대행업체·딜러팀·매매상가 전담 수사팀을 따로 2개팀으로 구성해 특별단속한을 벌였고, 불법행위 18건, 8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인천 북항에는 10만5천㎡ 규모의 중고차 매매단지 ‘인천오토렉스’가 2022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 엠파크로 경험한 다양한 수사기법을 매뉴얼화하고 중고차 관련 사기 피해 등 각종 범죄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이 있다면?

서부경찰서는 교통사고조사와 수사·조사민원 분야의 고객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이 문제점이었다. 교통사고조사의 경우 관할은 넓고 사고는 많다 보니 처리하는데 많은 애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주차뺑소니 전담반’을 신설하는 등 조직구조를 혁신했고, 현장진출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그 결과 2018년 9위에 불과했던 교통조사분야 치안고객만족도가 2위로 올라섰다. 

수사·조사의 경우에도 숙련된 유경험자가 부족했다. 고민 끝에 유능한 직원을 ‘강사’로 위촉하고 OJT방식의 직무교육을 거의 매일 실시하는 등 교육훈련을 대폭 강화했다. 그 결과 1년만에 수사민원만족도가 꼴지에서 1위로 올라섰다.

-서부서에 남겨진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서구는 관할 구역이 넓고 한창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라서 일이 많고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서부서가 인천 전체 절반 수준의 집회와 시위를 담당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직원들이 피로할 수 밖에 없다. 경찰관들이 근심과 걱정없이 행복하게 일해야 최상의 치안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직원과의 소통과 격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앞으로 2022년 검단경찰서가 개설하면 지금보단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퇴임 이후 계획이 있다면?

제복을 입고 36년간 앞만보고 뛰다보니 따로 준비를 한 건 없다. 공로연수 기간 동안 생각을 좀 해야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경찰을 그만두더라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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